태권도는 우리 문화이자 무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태권도를 배워본 적이 있지 않을까? 무주에 가면 절제 있는 동작과 우렁찬 기합으로 시작하는 태권도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설천면 백운산 자락에 들어선 태권도원이다.
여행자는 태권도의 모든 것을 전시한 태권도박물관, 체험관 Yap!, 세계 유일·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태권도 T1 경기장 등이 마련된 도전의 장(체험 공간)에서 전시와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태권도원의 태권도시범단 공연
도전의 장에서는 태권도박물관부터 만나보는 것이 좋다. 태권도의 역사와 태권도가 걸어온 길이 고스란히 담겼다. 태권도라는 명칭이 쓰인 건 60여 년밖에 안 되지만, 태권도의 전통과 역사는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즉 예부터 전승된 고유의 전통 무술을 계승·발전시켜 현대에 탄생한 것이 태권도다.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와 무용총의 수박도, 백제 금동대향로에 표현된 맨손 무예를 하는 사람, 경주 용강동 고분의 무인 토용 등을 자세히 보면 태권도 자세와 비슷한 동작이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묘사된 것을 알 수 있다.
태권도원의 태권도박물관 내부
박물관에는 태권도라는 명칭이 처음 쓰인 ≪태권도 교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기 태권도’ 휘호, 88서울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하태경의 금메달 등 태권도 관련 유물이 전시되었다. 2전시실에서는 영상과 모형을 통해 기본동작과 품새, 겨루기, 격파 시범 등 태권도의 기술을 볼 수 있다.
태권도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하태경선수의 금메달
T1 공연장에서는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태권도 총본산의 시범을 생생하게 관람할수 있는 상설공연이 진행된다. 상설시범공연이 끝나는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에는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전에는 태권손미트를 활용한 태권발차기를, 오후에는 간단한 율동을 접목한 태권체조를 배울 수 있다.
태권도 시범단 공연은 화려한 조명 아래 품새와 격파 시범이 펼쳐진다. 우렁찬 기합과 합판이 부서지는 소리가 장중한 음악과 함께 공연장의 긴장감을 고조한다.
T
1공연장에서의 태권도 시범공연
체험관 Yap!은 태권도를 연마하는 가상 체험 공간으로, 태권도에 대한 호감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기초체력체험실과 가상공간체험실, 전자겨루기체험실로, 영상실로 구성돼 있다.
태권도의 다함께 태권도 체험프로그램
기초 체력 체험실에서는 태권도에 필요한 민첩성, 순발력, 근지구력, 균형 감각 등을 단련하고, 가상공간 체험실에서는 가상으로 겨루기 시합을 하거나 영상 속 가상의 캐릭터의 태권체조 동작을 따라해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겨루기 체험실이다. 모션 인식 장치를 이용해 겨루기를 가상 체험해보는 공간으로, 태권도의 모든 기술을 응용해보는 체험장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게임 속 주인공이 된 듯 연신 태권도의 동작을 반복하고, 게임이 끝나면 승자가 정해진다.
태권도원 체험관 YAP의 기초체력체험
태권도원에는 도전의 장(체험 공간) 외에 태권도 수련에 필요한 도약의 장(수련 공간), 전통 정원 호연정부터 전망대에 이르는 도달의 장(상징 공간)도 마련되었다. 도전의 장 앞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도달의 장까지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전망대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이 운행하며, 등산로를 이용해도 10분이면 전망대에 닿는다. 3층 규모로 옥상은 태권도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다. 전망대 뒤로 백운산, 앞으로는 민주지산의 장쾌한 능선이 펼쳐진다.
무주 읍내에는 무주를 대표하는 조선 시대 화가 최북과 일제강점기 문학비평가 김환태의 삶과 업적을 만나보는 최북미술관, 김환태문학관이 있다. 두 전시관은 로비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한다.
태권도원 전망대의 전경
영∙정조 때 화가 최북은 기이한 행동과 작품 활동으로 ‘조선의 반 고흐’라 불린다. 금강산 구경 갔다가 술에 취해 물에 뛰어든 일이나, 벼슬아치가 강압적으로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에 스스로 눈을 찔러 애꾸가 된 이야기는 그의 기이한 삶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북미술관에는 대체로 영인본이 전시되었지만, ‘괴석도’와 ‘공한’은 진품이다. 특히 ‘공한’은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해 소장품 특별 경매에서 구입한 작품으로,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진품이다.
최북미술관
김환태문학관은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으로 인해 절필했고, 36세에 짧은 생을 마친 김환태의 삶이 전시된 공간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김기림, 이효석, 유치진, 정지용 등 순수문학을 표방한 구인회에 참여한 인물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결혼 선물로 받은 수저가 유품으로 전시되었다.
김환태문학관의 도산 안창호선생이 준 결혼선물
산골영화관은 무주예체문화관 2층에 있다. 도심의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아니지만, 2개 관 100여 석 규모로 예매 시스템, 3D 영화 시설도 갖췄다. 최신 영화 4~5편을 번갈아가며 상영한다. 관람료나 팝콘, 음료수 값도 착하다.
산골영화관
1박 2일 이상 무주 여행을 한다면 저녁 시간을 활용해 색다른 문화생활을 즐겨보자.
산골영화관 내부
무주에 와서 덕유산에 오르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다. 덕유산리조트 내 관광곤돌라를 이용하면 향적봉까지 20분이면 충분하다. 겨울철 눈, 비 소식이 있다면 다음 날 아침 꼭 덕유산에 올라볼 일이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하얗게 눈꽃이 피고, 설국의 향연을 맘껏 누릴 수 있다.
향적봉에서 본 설경과 지리산 천왕봉
무주는 청정한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음식을 내는 집이 많다. 무주 IC 나오자마자 만남의 광장에 있는 천마루는 향토음식맛자랑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머루탕수육으로 유명한 집이다. 산머루를 넣어 만든 상큼한 소스와 탕수육이 잘 어울린다. 해물과 갈비가 푸짐한 해물갈비짬뽕도 인기다. 해물갈비짬뽕은 한정 판매되어 맛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천마루 머루탕수육
무주 읍내에서 적상산으로 가는 길에 산채비빔밥을 잘하는 천지가든, 덕유대오토캠핑장 가는 길에 직접 담근 나물과 장아찌로 밥상을 내는 별미가든도 무주의 맛으로 손색없다.
별미식당 산채정식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무주 덕유산리조트 관광곤돌라(향적봉 오르기)→태권도박물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무주머루와인동굴→적상산사고지, 안국사, 적상산전망대→김환태문학관&최북미술관→무주 산골영화관(영화 감상) 둘째 날 / 무주 덕유산리조트 관광곤돌라(향적봉 오르기)→태권도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