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품 보길 좋아합니다. 나무는 좋은 풍경도 선사하지만 생활용품, 미술품으로 우리에게 부드러운 친숙함을 느끼게 하며, 모양도 예쁘지만 불균일한 무늬의 목재는 묘한 매력을 줍니다. 타고난 똥손인 저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돌 잘 다루는 석공 모두 부럽지만 무엇보다 칼을 다루는 木手의 자질이 제일 부럽습니다. 타고난 미적 감각, 섬세함, 그리고 나무를 자르고, 깎고 조각하는 세밀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힘! 아! 물론 저도 십대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나무를 벗하며 끼고 살았습니다. 밥 먹을 때, 잘 때, 놀 때. 심지어는 화장실에서까지. 그 시절 그 특기 하나면 웬만한 "썸" 정도는 쉽게 탈 수 있다는 통기타리스트^^ 허구헌 날 목재 기타를 두드리며 노랠 했습니다. 학교 갈 때도 책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청바지에 통기타 걸쳐 메고서. 돌이켜 보면 라켓 말고도 목재는 제게 친숙한 소재였군요. <연애의 발견>에서 가구 디자이너로서 통통 튀는 김슬기와 싱그러운 워맨스(Womance)를 보여줬던 정유미. <윤식당>은 물론이지만 딱 10년 전 이 작품이 그녀의 리즈시절 인생작인 듯. 이제 그녀도 마흔 넘었으니, 시간은 더디가는데 세월 참 초고속입니다 ㅠㅠ
나무를 반으로 쪼개어 보면 가운데 진한 부분이 있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연해집니다. 가운데 부분을 심재라 하고 바깥쪽을 변재라 합니다. 심재는 변재보다 더 오랜 세월 살아오며 굳어진 것이라 변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단하고 무겁고 색이 진합니다. 또한 변재보다 변형이 적고 목질의 상태도 우수하지요. 그래서 라켓은 물론 가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나무의 대부분은 심재가 됩니다. 나뭇결을 따라 자르는 것을 '켠다'라고 하고, 나뭇결의 직각으로 자르는 것을 '자른다'라고 합니다. 톱날도 '켜는 톱날'과 '자르는 톱날'의 생김새가 다르고 날의 개수도 차이가 납니다. ①의 방향이 목재를 자르는 방향 ②가 켜는 방향입니다.
나이테. 결. 나무의 시간. 풍파 속 희노애락이 그 속에 담겨있고 펜홀더 매니아는 그 세월의 흔적에 매료되고 장비병에 도지곤 합니다. 그렇지만 위의 모든 설명에도 불구하고 '결'은 '결'일뿐 '결'대로 받을 때의 그 '결'은 아니며, 라켓 선택하실 때 '결'이 좋다고 '결'만 보고 '결'정하시면 '결'단코 후회하실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이야기. 하긴 이리 말하는 저도 기타 구입할 때 나뭇결이 고르지 않으면 아무리 소리가 좋고 가벼웠어도 잘 선택하지 않았었던 기억이^^ 사람 마음.. 참... 그렇습니다~
닛타쿠의 로린티스트와 TSP의 다이나미스트 중간 어디쯤에서 서성이는 제가 소장했던, 소장하고 있는 다이남스페셜의 옆결을 모아보았습니다. 먼저 이젠 제 곁에 없는 그리운 녀석들부터.
- 다이남스페셜 초기
소장 라켓 중 꽤나 아끼던 개체였습니다.
- 다이남스페셜 구형
로제나와 짝을 이뤄 136g. 타구감 단단하고 야무졌습니다.
디그닉스09C와의 환상적인 조합. 다이남은 실패가 없구나 했던...
- 다이남스페셜 特注
굳이 설명드릴 필요가! 테너지05로 인해 시너지 발생~
* 소장중인 4종입니다.
- 다이남스페셜 초기
- 다이남스페셜 구형
- 다이남스페셜 特注
어떠신가요? 불과 1cm×15cm의 면적에서도 서로 참 많이 다르지요?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첫댓글 글 잘 읽었습니다. 다이남스페셜을 초기형과 구형으로 나누어놓으셨는데 그 둘의 차이가 뭔가요?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요..
그립과 목판 사이에 빨간줄이 있는 게 초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