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내가 모르는 노래가 너무 많다.
흔히 알려진 노래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알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알고 보니
아는 노래가 정말 별로 없다.
'맨날 술이야'라는 노래를 전혀 알지 못하다가 제목만 보면서 저런 노래도 있나 ...? 했었다.
곁에 있는 아들에게 '넌 저 노래 아니?' 하고 물어보니 꽤 유명한 노래이며
원곡을 부르는 가수는 대단한 가창력을 가진 가수이며 쉽게 부르기가 어려운 노래란다.
흥미롭다.
그래서 장혜진이 부르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나는 울고 말았다.
'이젠 남이야'.....
남이야.... 라는 그 한마디는 한순간 가슴을 쳤다.
우리는 남이라는 생각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내가 마음을 기울였던 모든 존재는 우선 남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떠나간 연인도 가슴에 남아있는 오래전의 귀한 인연, 가슴아픈 인연으로 남겨두는 법이다.
남이라는 생각은 차마 하기 어려운 생각이다.
나도 남이구나.... 하는 생각은 내가 너무 외로웠던 스무살 시절에 세상에 나 혼자 뿐이구나...싶던,
그 시절에 '남'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이 많았었던 것 같다.
가정을 갖기 시작하면서 심리적으로 공동체 개념에 훨씬 더 익슥해진 것 같다.
지난주, '나는 가수다'에서 등수가 가장 낮았던 장혜진은 고민 속에서 '진정성'에 매달리기로 했단다.
나는 그 진정성이라는 말이 참 좋았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감동을 주며, 마음에 단비를 내려주는 노래는 진정성이 묻어나는,
진정한 가슴으로 불려지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진정성은 빛나 보였다.
지난주에 7위를 한 사람답지 않게 차분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장혜진을 보면서
내가 몰랐던 사람이지만 깊이가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 는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이 났다.
술을 마시는 마음은 두 가지이리라.
마음이 정말 좋은 상태일 때와 위로가 필요하며 감정이 바닥일 때....
그 두가지 심리상태에서는 술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다행이 나는 내 기분이 조금이라도 다운이 될 때는 술이 넘어가질 않아서
늘 기분이 좋을 때만 마시거나, 적절히 피곤하지만 마음은 넉넉할 때 술을 마시는 편이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장혜진의 탁월한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위기란 그래서 소중한 기회이기도 한 것인가 보다.
말없이 겸혀하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완벽하게 대처한 그녀는 멋진 선택을 한 것 같다.
말이 많음은 곁에서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도 하지만
말이 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의연하게 가는 사람은 곁에서 보는 이에게 힘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사람에겐 마음으로 한 번 더 힘을 주고, 격려를 보내고 싶어지는 것 같다.
이젠 그녀가 '맨날 술이야'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쾌적한 휴식을 취하기를 소망한다.
첫댓글 저는 술과 남이라서 그래도 술과 친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두가지 경우도 그렇구요. 나의 진정한 마음이 전달 되지 않아 혼자인 것을 느낄때, 술 한잔이 생각납니다. 글 잘보았습니다.
해피트리님은 술을 안 드시니 약간 아쉽네요.ㅎㅎ
조금만 드시면 훨 잼나실 것 같은데요.
오늘도 많이 덥습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어제는 음식도 준비하고, 밀려 두었던 "나가수"도 2회연속 보았는데, 아직도1개가 더 남았네요. 장혜진의 "진정성"이라는 말에서 김범수와 심 적 깊이의 차이을 보았습니다. 맞다! 진정성...
"남" 때로는 그렇게 저를 애지중지하는 남편도 "남"으로 느껴질 때 있습니다. 그런때는 정말... 술이라도... 푸고 싶어요.
17년 결혼생활동안 크고 작은 위기를 넘기면서 그의 자리가 얼마나 큰지... 하나로 연합되어 떨어지면 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윤슬님,
남편은 당연히 남이 아닐까요?
ㅎㅎㅎ
남이라는 말의 정의가 '나' 아니면 '남'이라고 생각한다면요. ㅎㅎ 놀래셨겠다. ㅎㅎ
제 생각은 부부라는 인연도 둘이 연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 보다는
둘이 각각의 모습으로 서로의 본성실현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둘이 하나가 된다면 둘을 다 잃을것만 같고
둘이 더 크고 건강한 둘로 거듭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지 않을까....
결혼식 주례가 둘이 하나 되지 말라는 말씀이셔서 저는 독립하려고 많이 애쓴것 같네요.
그래서 더 큰 신뢰가 서로에게 생기고 깊어지는 것이 아닐까...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부부도 나아닌 "남"인데, 왜 그것을 자꾸 잊을까요!!
본성을 잃지 않을 때 사랑도 유지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 남편 품에 자주 아기처럼 폭 안깁니다.^^* 지난 전생에서 서로 아내와 남편이 바뀌었는데, 우리 남편은 저에게 전생에 자기 딸이 아내로 태어난 것 같다고 합니다.ㅎㅎㅎ
그러면서 서로에게 사랑의 에너지가 전달되고 채워지는 것 같아요.
저에게 술이란 조금은 오바할 수 있고 조금은 헛점을 보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론 라포가 형성된 사람들과의 상태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