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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전고후(瞻前顧後)
앞을 바라보고 뒤를 돌아본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앞뒤를 재면서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 또는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瞻 : 볼 첨(目/13)
前 : 앞 전(刂/7)
顧 : 돌아볼 고(頁/12)
後 : 뒤 후(彳/6)
출전 : 초사(楚辭) 第1 이소(離騷)
이 성어는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 문인이며 충신인 굴원(屈原)의 초사(楚辭) 제1 이소(離騷)에 나오는데, 내용이 방대해 그 일부만 옮긴다.
하(夏)나라 걸(桀)왕과 은(殷)나라 주(紂)왕이 황음무도하여 나라를 망친 일과 하나라 우(禹)왕과 상(商)나라 탕(湯)왕이 현자를 등용하여 나라를 번영시킨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라고 강조하는 가운데 이 말이 있다.
夏桀之常違兮, 乃遂焉而逢殃.
하나라 걸왕은 언제나 도리에 어긋나니, 그리하여 결국 재앙을 만났네.
后辛之葅醢兮, 殷宗用而不長.
주왕(紂王-이름辛)은 사람을 죽여 젓 담그니, 은나라 왕조가 오래가지 못했네.
湯禹嚴而祗敬兮, 周論道而莫差.
탕왕과 우왕은 존엄하고 공경스러웠고, 주나라는 도리를 논하여 어긋남이 없었네.
擧賢而授能兮, 脩繩墨而不陂.
현인을 천거하고 유능한 이에게 자리 주니, 법도 따라 치우침이 없었네.
皇天無私阿兮, 覽人德焉錯輔.
하늘은 공평무사(公平無私)하여, 백성의 덕을 보아 이에 재상을 내려 보내시네.
夫維聖哲以茂行兮, 苟得用此下土.
아 성현의 거룩한 행실을 생각하니, 진실로 이 때문에 천하를 얻을 수 있네.
瞻前而顧後兮, 相觀人之計極.
앞을 바라보고 뒤를 돌아보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을 헤아려 보았네.
夫孰非義而可用兮, 孰非善而可服.
그 누가 의롭지 아니한데 등용될 수 있으며, 그 누가 선하지 아니한데 따르게 할 수 있겠는가.
阽余身而危死兮, 覽余初其猶未悔.
내 몸 위태로워 죽을 지라도, 나의 처음 뜻 보고 지금까지 후회하지 않았네.
不量鑿而正枘兮, 固前脩以菹醢.
도끼 구멍도 헤아리지 않고 자루 맞추어, 정말로 옛 현인 소금에 절여졌다네.
曾歔欷余鬱邑兮, 哀朕時之不當.
거듭 흐느껴지고 가슴 메이니, 내가 때를 만나지 못함을 슬퍼하네.
若瞻前顧後, 便做不成.
앞을 바라보고 뒤를 돌아보면 일을 이룰 수 없다.
(朱子語類)
▶️ 瞻(볼 첨)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눈목(目=罒; 눈,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詹(첨)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瞻(첨)은 ①보다, 쳐다보다 ②바라보다 ③우러러 보다 ④비추어 보다 ⑤살피다, 관찰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절에서 병이 난 사람을 간호하는 일을 말은 소임을 첨병(瞻病), 우러러 보면서 돌이켜 생각함을 첨소(瞻泝), 우러러 바라봄을 첨주(瞻注), 보고 들음을 첨청(瞻聽), 멀리서 우러러 봄을 첨망(瞻望), 선조나 선현의 묘소나 사우를 우러러서 배례함을 첨배(瞻拜), 바라보면서 생각함을 첨상(瞻想), 눈을 휘둘러 봄을 첨시(瞻視), 우러러 사모함을 첨앙(瞻仰), 여러 사람의 보고 듣는 일을 첨령(瞻聆), 바라다 봄이나 휘둘러 봄을 시첨(視瞻), 두루 돌아봄을 고첨(顧瞻), 여러 사람이 봄을 관첨(觀瞻), 뭇사람이 모두 우러러 봄을 구첨(具瞻), 발돋움을 하고 봄을 용첨(聳瞻), 하늘에 있는 모든 성인을 흠모하고 찬미하는 축일을 제성첨례(諸聖瞻禮), 모든 사람이 쳐다보는 자리라는 뜻으로 재상 자리를 이르는 말을 구첨지지(具瞻之地), 곤란이 몹시 심하여 다른 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구사불첨(救死不瞻), 일에 부닥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앞뒤를 재며 머뭇거림을 전첨후고(前瞻後顧), 같은 장소를 배회하며 선후를 보는 모양을 배회첨조(徘徊瞻眺) 등에 쓰인다.
▶️▶️ 前(앞 전/자를 전)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歬(전)으로 이루어졌다. 歬(전)은 舟(주; 배, 탈것)와 止(지; 발의 모양, 나아가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❷회의문자로 前자는 '앞'이나 '먼저', '앞서 나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前자는 月(달 월)자와 刀(칼 도)자와 함께 상단에는 머리 모양이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前자의 금문을 보면 舟(배 주)자와 止(발 지)자가 결합한 歬(앞 전)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배가)앞으로 가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갑골문과 금문, 소전에서는 歬자가 '앞'이나 '앞서 나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舟자가 月자가 바뀌었고 止자는 ()로 변형되었다. 여기에 刀자까지 더해지면서 지금의 前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해서에서 刀자가 더해진 것은 '가위'를 뜻하기 위해서였다. 후에 '자르다'라는 뜻은 剪(자를 전)자로 따로 만들어지면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前(전)은 (1)이전(以前) (2)막연하게 과거를 이를 적에 쓰는 말. 그건 (3)어떤 직함이나 자격 등을 나타내는 명사(名詞) 앞에 붙여 전날의 경력을 나타내는 말 (4)일부 명사 앞에 붙어 전기(前期)의 뜻을 나타냄 (5)일부 명사 앞에 붙어 앞부분의 뜻을 나타냄 (6)연대(年代), 연호(年號) 앞에 붙어 기원전(紀元前)의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앞 ②먼저 ③미래(未來), 앞날 ④미리, 앞서서, 사전에 ⑤거무스름한 빛깔 ⑥가위 ⑦앞서다 ⑧나아가다 ⑨인도하다 ⑩뵙다, 찾아뵙다 ⑪소멸하다 ⑫자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먼저 선(先),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 후(後)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을 의논할 때 먼저 내세우는 기본이 되는 것을 전제(前提), 앞과 뒤와 먼저와 나중을 전후(前後), 전에 가졌던 직업 또는 벼슬을 전직(前職), 지난해나 작년을 전년(前年), 앞으로 나아감을 전진(前進), 이미 있었던 사례를 전례(前例), 앞쪽이나 일선을 전방(前方), 앞쪽에 친 진을 전진(前陣), 지나간 시대를 전대(前代), 앞서의 경력을 전력(前歷), 미리 나타나 보이는 조짐을 전조(前兆), 전번의 시기를 전기(前期), 직접 뛰어든 일정한 활동 분야를 전선(前線), 글이나 편지 전문을 생략함을 전략(前略), 전에 그 임무를 맡았던 사람을 전임(前任), 앞에서 이미 서술함을 전진(前陳), 앞의 부분을 전부(前部), 앞으로 갈 길을 전도(前途), 앞에 게재함 또는 지난해를 전재(前載),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자정으로부터 낮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오전(午前),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실행하기 전을 사전(事前), 이전이나 이제까지를 종전(從前), 바로 앞이나 일이 생기기 바로 전을 진전(直前), 식을 거행하기 전을 식전(式前),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앞 수레가 엎어진 바퀴 자국이란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주의하라는 교훈을 이르는 말을 전거복철(前車覆轍), 앞수레가 엎어진 것을 보고 뒷수레가 경계하여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말로 전인의 실패를 보고 후인은 이를 경계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의 말을 전거가감(前車可鑑), 지난 시대에는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놀랍거나 새로운 일을 이르는 말을 전대미문(前代未聞), 이전 세상에는 듣지 못하였다는 뜻으로 지금까지는 들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임의 비유하는 말을 전고미문(前古未聞), 이전 사람이 아직 밟지 않았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아무도 손을 대거나 발을 디딘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전인미답(前人未踏),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고 있으려니까 뒷문으로 이리가 들어온다는 뜻으로 재앙이 끊임 없이 닥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전호후랑(前虎後狼), 앞으로 갈 길이 아득히 멀다는 뜻으로 목적하는 바에 이르기에는 아직도 남은 일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요원(前途遙遠), 앞으로 잘 될 희망이 있음 또는 장래가 유망함을 이르는 말을 전도유망(前途有望), 일에 부닥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앞뒤를 재며 머뭇거림을 이르는 말을 전첨후고(前瞻後顧),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전무후무(前無後無), 처음에는 거만하다가 나중에는 공손하다는 뜻으로 상대의 입지에 따라 태도가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전거후공(前倨後恭), 앞길이나 앞날이 크게 열리어 희망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양양(前途洋洋), 앞길이나 앞날에 어려움이나 재난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다난(前途多難), 대문 앞이 저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저자를 이루다시피 함을 이르는 말을 문전성시(門前成市),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사물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매우 위급한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가리키는 말을 풍전등화(風前燈火),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등에 쓰인다.
▶️ 顧(돌아볼 고)는 ❶형성문자로 顾(고)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雇(고)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顧자는 '지난날을 돌아보다'나 '방문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顧자는 雇(품 팔 고)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雇자는 戶(지게 호)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것으로 '품을 팔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雇자는 문지방 위로 제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제비는 봄에 찾아오기 때문에 옛날에는 제비가 날아드는 것을 보고 농사일이 시작됐음을 알았다고 한다. 이렇게 제비가 다시 방문하는 것을 뜻하는 雇자에 頁자가 더해진 顧자는 제비가 다시 방문하듯이 사람이나 생각을 다시 되돌아본다는 뜻이다. 그래서 顧(고)는 ①돌아보다 ②지난날을 생각하다 ③돌보다 ④당기다 ⑤돌아가다 ⑥품을 사다(雇) ⑦다만 ⑧생각컨대 ⑨도리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곁눈질할 면(眄), 돌볼 권(眷)이다. 용례로는 물건을 항상 사러 오는 손님을 고객(顧客), 어떤 분야에 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자문에 응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직책 또는 그 사람을 고문(顧問), 임금이 신하에게 유언으로 뒷일을 부탁함을 고명(顧命), 부모가 자식들을 양육함을 고복(顧復), 생각하여 주고 도와 줌을 고조(顧助), 뒷일을 염려하고 꺼림을 고기(顧忌), 다시 돌이켜 헤아림을 고려(顧慮), 돌보아 보호함을 고호(顧護), 돌아다 봄이나 돌이켜 봄을 고면(顧眄), 두루 돌아 봄을 고첨(顧瞻), 돌이켜 뒤를 봄을 고견(顧見), 보살펴 줌이나 남의 허물을 덮음 또는 되돌아보아 생각함을 고념(顧念), 둘러보거나 되돌아 봄이나 이것저것 생각하고 망설임을 고망(顧望), 이미 지난 일을 못 잊어서 그 뒤를 돌아보거나 살핌을 고후(顧後), 마음에 맺히어 잊지 못함을 고련(顧戀), 명예를 돌아보고 의를 생각함을 일컫는 말을 고명사의(顧名思義), 고명을 받은 신하를 일컫는 말을 고명지신(顧命之臣), 편지의 회답도 자세히 살펴 써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고답심상(顧答審詳), 음악을 잘못 연주하면 주랑이 곧 알아 차리고 돌아본다는 뜻으로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고곡주랑(顧曲周郞) 등에 쓰인다.
▶️ 後(뒤 후/임금 후)는 ❶회의문자로 后(후)는 간자(簡字)이다. 발걸음(彳; 걷다, 자축거리다)을 조금씩(문자의 오른쪽 윗부분) 내딛으며 뒤처져(夂; 머뭇거림, 뒤져 옴) 오니 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後자는 ‘뒤’나 ‘뒤떨어지다’, ‘뒤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後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幺(작을 요)자, 夂(뒤져서 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後자는 족쇄를 찬 노예가 길을 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後자를 보면 족쇄에 묶인 발과 彳자가 그려져 있었다.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으니 걸음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後자는 ‘뒤떨어지다’나 ‘뒤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後(후)는 (1)무슨 뒤, 또는 그 다음. 나중 (2)추후(追後) 등의 뜻으로 ①뒤 ②곁 ③딸림 ④아랫사람 ⑤뒤떨어지다 ⑥능력 따위가 뒤떨어지다 ⑦뒤지다 ⑧뒤서다 ⑨늦다 ⑩뒤로 미루다 ⑪뒤로 돌리다 ⑫뒤로 하다 ⑬임금 ⑭왕후(王后), 후비(后妃) ⑮신령(神靈)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먼저 선(先), 앞 전(前), 맏 곤(昆)이다. 용례로는 뒤를 이어 계속 됨을 후속(後續), 이후에 태어나는 자손들을 후손(後孫), 뒤로 물러남을 후퇴(後退), 일이 지난 뒤에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을 후회(後悔), 같은 학교를 나중에 나온 사람을 후배(後輩), 반반씩 둘로 나눈 것의 뒷부분을 후반(後半), 핏줄을 이은 먼 후손을 후예(後裔), 뒷 세상이나 뒤의 자손을 후세(後世), 뒤에서 도와줌을 후원(後援), 뒤의 시기 또는 뒤의 기간을 후기(後期), 중심의 뒤쪽 또는 전선에서 뒤로 떨어져 있는 곳을 후방(後方), 뒤지거나 뒤떨어짐 또는 그런 사람을 후진(後進), 맨 마지막을 최후(最後), 일이 끝난 뒤를 사후(事後),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오후(午後), 바로 뒤나 그 후 곧 즉후를 직후(直後), 그 뒤에 곧 잇따라 오는 때나 자리를 향후(向後), 앞과 뒤나 먼저와 나중을 전후(前後), 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후생가외(後生可畏), 때 늦은 한탄이라는 후시지탄(後時之嘆), 뒤에 난 뿔이 우뚝하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뛰어날 때 이르는 말을 후생각고(後生角高), 내세에서의 안락을 가장 소중히 여겨 믿는 마음으로 선행을 쌓음을 이르는 말을 후생대사(後生大事),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을 후회막급(後悔莫及)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