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방영된 <천국의 계단>. SBS드라마 스페셜로 촬영지 및 배경은 무의도. 권상우, 최지우, 신현준, 김태희. 캐스팅은 역대급이었지만 내용은 뭐... 그럼에도 평균 시청률 40%를 유지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화제작이었습니다. 권상우가 부메랑을 던지며 외친 대사인 "사랑은 돌아오는거야!"는 참으로 유치 뽕짝이었지만 한때 초등학생들 사이에 부메랑 붐을 불러일으키기도. 최지우의 아역을 맡았던 13살의 박신혜. 정말 이뻤습니다♡
떠난 사랑이 돌아오듯 한때 200자루 넘는 소장 라켓 중 여전히 최애 원탑인 플래티늄'秘'가 돌아왔습니다.
많은 라켓을 사고팔고 스무 자루 갓 남고, 주 사용 라켓을 CRITERION特注 4종류(85g, 93g, 95g, 반전형)로 결정한지라 구매 욕구는 제로에 가까운데 뭔가 빠진듯한 목마름과 갈구는 어디에서 기인할 것일까? 생각 또 생각. 그리곤... 답을 찾았습니다. 보내지 말았어야 할 라켓을 보냈었다는. 지금도 심장 깊숙이 박혀있는 강렬한 기억. 감각 무딘 제가 단 몇 번의 시타 만에 극강의 강렬한 타구감에 놀라 어떤 개체인지 인터넷을 뒤지고, 여러 카페에 문의도 해서 조금은 알게 되었던 플래티늄'秘' 다시는 구하지 못할, 이루지 못해 늘 그리운 "첫사랑" 같은, 저에겐 빨간렌즈를 넘어서는 최고의 名器. 그때의 감동을 작년 8월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틀전, 라켓을 분양받으신 고수님이 무게가 조금 맞지 않아 장터에 내놓으셨고, 이전부터 이 녀석에게 눈독 들이던 후배의 부탁으로 다시 가져왔는데, 시타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게 넘기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녀석을 주저주저 건네주며 라켓 설명을 하는 제 눈빛을 빤히 쳐다보던 후배는 "형! 이거 그냥 형이 써라. 이 서글픈 분위기 어쩔! 내가 못 가져가겠다. 얘는 형 라켓이네."
라켓은 저마다의 주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녀석의 주인은 저인듯 싶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들어온다면? 그건 모르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은밀하고도 강렬한 제안이라면? 구매가 50만원의 몇 배를 지불하겠다고 하면? 그럴 일 전혀 없겠지만. 아니면...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수술로 10년 넘게 마약성 진통제로 버티고 있는 저의 관절과 죽은 신경을 말끔히 고쳐주겠다 하면? 아니면 좀 거국적으로 다음 대선에 제가 원하는 분을 백퍼 당선되게 해줄 수 있다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참으로 사람 사는 세상에 이를 수 있다면... 플래티늄"秘" 같은 나무쪼가리 하나가 문제겠습니까. 제 모든 라켓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무상 배포합니다. 그러니!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그 어떤 제안도 하지 마시길. 이 글은 그냥 자랑질에 불과할 뿐. 혹시라도 가격 문의하시면 "죄송합니다"라는 다섯 글자로만 답을 드릴 수밖에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그럼에도... 세상일 장담할 수 없듯 사랑이 돌아오듯 떠나기도 합니다. 저도 제 마음의 갈피를 가늠할 수 없지만 그 변절의 시기가 먼 내일, 혹은 가까운 미래이길 소망해봅니다. 렌즈에 선명히 박힌 LEGEND GOES ON처럼.
첫댓글 제가 그 소원 들어드릴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럼 제게 라켓 다 무상으로 주시는 건가요?
from. comebackjam
😜😜😜😜😜
기꺼이!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