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명절이 다가오면 마을사람들이 추렴을 해서 소를 잡아 먹는 일이 자주 있었는데,
그 시절 선지국은 맛도 모르고 어른들 따라 먹든 시절 이었다. 고3 때부터 배운 음주습관
이 사회생활에서는 두주불사, 폭주형으로 바뀌어 가면서, 全 統시절, 통금이 없어지면 서는
사흘이 멀다 하고 새벽녘까지 술집들을 섭렵하고 다녔으니 지금 내 오장육부가 온전치 못함은
당연한 자업자득의 귀결이라 하겠다. 解禁이후 유흥업이 흥청대기 시작하고, 술꾼들을 위한
해장국스타일의 선짓국집들이 포장마차까지 해서 창동(마산중심가)일원에 즐비 하게 되었는데,
내 마지막 코스가 선짓국으로, 나는 국수 말아 먹기를 좋아했다. 밀가루 음식을 좋아 하는 식성
탓도 있었지만 취중 기분에 밥알 고르기 보다는 국수 건지기가 쉬워서 였는지도 모른다.
온실아기가 식당을 하면서 오랜만(최근은 늦게까지 음주안함)에 접한 선지국수는 또 다른
맛으로 내 속을 풀어 주었는데, 상업성의 얇은 선지 와는 달리 뭉툭 뭉툭 썰 은 푸짐한 덩어리
들과 갓 삶아 얹힌 국수 맛은, 실재 일품이었었다. 가다 오다 들러 한끼씩 떼우고, 모임도 몇
차례 하면서 유독 나만은 맛있게 먹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송년회가 있기 이틀 전인가, 창원공단 거래처를 들러 나오는데 금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뜬금 없이 “토요일 밀양서 송년 벙게하자”는 내용 이었는데, “일은 안하고?” 했드니, “비가
올 예정이니 그날 하자”는 식이다. 아무리 이기주의자라도 그렇지, 내일 모레 모임, 그것도
년말행사를 자기 위주로 이틀 전에 통보를 해서 하잔 다면, 하기야 아리랑 마라톤 공지에 꼬리
글 보고도 이기주의자라고 낙인은 찍은 상태다. 비가 와야 논다고, 2월 찬비를 맞으며 10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달리기에서 감기 들기를 바라는 사람이 금천 아니었든가? 그리고 주인장이
동기동창인데, 년 말 업무가 바빠, 오줌 누고 내려다 볼 새도 없는 나에게 전화를 하느냐 말이다.
내가 뭐 홍어 0 인가? 참 더러 버서 운영자 해먹겠나.
그래도 믿고, 만만 하니까 이겠지 하고, 가게 도착 까지 짧은 시간에 잔머리로 대충 그림이
완성되어, 연가님께 먼저 전화를 하고 쥔장 과도 통화를 마쳤다. 지금까지 소모임을 하면서
남겨진 12만 여원을 이번 모임에 사용키로(사실은 최근 연가님의 카페활동이 너무 저조 하여
저 상태로 가다간 떼일 염려도, 또 말썽 많았든 노 무현 정권 하에서 모은 돈 털고 가자, 각
회원님들의 호주머니 경제도 돕자는 의미에서) 하고, 저녁식사는 온실네 에서 내가 마산서
구한 대구탕으로 이야기가 되었는데, 여기서 내가 또 실수를 하게 되었다. 온실과
행사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대구 두 마리를 내가 구입해 갈 것이란 얘기는 빠트린 것이다.
토요일 16시, 어시장에서 주문한 대구 다섯 마리(3마리는 지인 선물용)에다 회원 다섯이 짝이
되어 출발 하면서 온실에게 전화를 한다. “온실아~! 우리 출발 하는데, 대파,무우,콩나물등을
준비 해라이~” “아제 빨리 온나 대구탕 다~끼릿따~” (이기 먼~말고?) “온실아,니~ 머러 켄노?
대구탕을 다~끼리 다니?” “아~오늘 장에 가서 두 마리 사다 예빈이 하고 지금 다~끼릿다.”
(이런 젠장!) “니~내가 대구 사~간다는 말 몬 드럿나? ”???“17 시에 도착해 먼저 와 계시는
쥔장과 율님 님은 소 닭쳐다보듯 하고, 끓여놓은 대구탕 솥뚜껑부터 열었다. 그리고는 마산서
온 대구를 부엌바닥에 내려 놓으며 마누라에게 평소 솜씨 데로 요리 하기를 부탁했었다.
다행히 먼저 요리한 국은 별도 처분 할 곳이 있었고, 내 욕심은 모처럼의 행사에 진국대구로
오리지널리티한 대구탕으로 밥 한번 먹자는 생각이었다. 사실 대구탕 이란 것도, 선짓국과
마찬가지로 먹어보지 못한 세대에선 입에 맞지 않듯, 자주 접하지 않으면 생태탕 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도 올해는 남해안 연근해에서 대구 어획량이 늘어 작년의 절반 값 에다,
소비자 선택데로 알(암컷)과 곤이(수컷)등을 마음껏 고를 수가 있었다. 고향을 불신해서가
아니라 밀양의 대구는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양식과 동해안(포항쪽)의 대구는 가격에서 부터
현저한 차이가 날뿐더러 맛의 차이에서 대구로 쳐 주지도 않을 정도이다. 아무튼 우여곡절을
겪고 애당초 계획 되로 행사를 마쳤지만 온실한테는 엄청 미안 하게 되고 말았다.
예상인원이 15명 안팎이었는데, 우리 카페의 마스코트 주연이 를 포함해 22명 이었든걸 감안하면
큰 부담 없이 행사를 치루지 않았나 여겨진다. 항상 2차 3차에서 적자가 나듯 했는데, 뿌리님을
비롯해 여러 님들의 협조로, 내실 있고 알찬 모임으로 자리 했다고 자평 하는 바이다. 운영자로서
부탁의 말씀은 벙게 모임의 공지를 저한테 하는걸 삼가 주셨으면 하는점. 왜냐면, 예를 들어
햇살님이나 연가, 상아, 등의 여자 운영자가 공지하고 주도 하면 남자 회원들 한 가랑이에
두다리 끼고 달려들 오리라 믿고 있으니께. 그라고 지는 바쁨니다.
북치고, 장고 치고, 꽹과리 까지 치고 살아야 하는 팔자 옳습니다, 니~예~
* 아무튼 자리해 주신 많은 님들께 감사 드리구요, 운영자로서
년말인사에 가름 합니다. 닥아 오는 해에는 日就月將 萬事亨通하시길 기원 드리옵고
변함없고 한결 같은 사랑으로 카페 지켜 주시길 바람니다.
첫댓글어떤동네에 빈쌀독같이 ( 그쌀독은 어떤독지가가 어려운 사람을 돕기위해 큰독에다 쌀을 가득채워놓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퍼가라고 시작한 독인데 많은 사람들이 쌀을퍼가서 쌀이 줄고 없어져야 하는데 계속 가득 가득 쌀이 차있어서 알아보니 쌀이줄면 넉넉치 못한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채워놓고 관심을 가지더랍니다. 처음엔 퍼가기만 하던 어려운 사람들도 형편이 조금나아지자 자기들이 퍼간 양만큼 더힘든사람들을 위해서 채워놓고..) 그독같이 밀양사람 카페의 모임은 잘 유지될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음엔 대구가 아니라 고래를 잡아도 아마 어디서 나와도 고래값 충당 하고 남을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말씀도 참 재미있게 잘 하시더만은 아시는 것도 많으시네요...22일 송년 모임 그 날도 2차 노래방 다 끝났을 때 마지막으로 뭐라고 웃기는 말씀 하셨는데 제가 생전 처음 들어 본 소리라 귀담아 듣지를 못하고 놓쳤네요..그날 마지막에 무슨 말씀하셨습니꺼..? 여서 함만 더 해 주이소..부탁^^
글이 와이리 깁니꺼? ㅎㅎ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구수한 글 앍어내려가는 동안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도 하고.. 그 따신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밀양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삼촌님 햇살이 '사랑합니데이'이카면 또 뭐라 하실테지요?? 좋은날 성탄절 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일 가득 가득 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어떤동네에 빈쌀독같이 ( 그쌀독은 어떤독지가가 어려운 사람을 돕기위해 큰독에다 쌀을 가득채워놓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퍼가라고 시작한 독인데 많은 사람들이 쌀을퍼가서 쌀이 줄고 없어져야 하는데 계속 가득 가득 쌀이 차있어서 알아보니 쌀이줄면 넉넉치 못한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채워놓고 관심을 가지더랍니다. 처음엔 퍼가기만 하던 어려운 사람들도 형편이 조금나아지자 자기들이 퍼간 양만큼 더힘든사람들을 위해서 채워놓고..) 그독같이 밀양사람 카페의 모임은 잘 유지될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음엔 대구가 아니라 고래를 잡아도 아마 어디서 나와도 고래값 충당 하고 남을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말씀도 참 재미있게 잘 하시더만은 아시는 것도 많으시네요...22일 송년 모임 그 날도 2차 노래방 다 끝났을 때 마지막으로 뭐라고 웃기는 말씀 하셨는데 제가 생전 처음 들어 본 소리라 귀담아 듣지를 못하고 놓쳤네요..그날 마지막에 무슨 말씀하셨습니꺼..? 여서 함만 더 해 주이소..부탁^^
연보라님 그말씀은 우리 형님(뿌리선배님과 연배임) 이 우스개 소리로 하시는 말씀.,리바이벌은 절대 못함니다.
아..진짜..참 원래 제가 그런 거 잘 안 놓치는데...궁금한 것도 잘 못 참고...기억날 듯 말 듯 한 것이...-.-
보라야~! 니는 내글 꼬리에 한바탕꿈님 칭찬 을 해가 되겠나? 내 점방에 와서 남의 물건 팔아 주는꼴 같아서 말이다, 남 앞에서 삼촌이라 하면서 삼촌 물믹일라 카나~
수고 많이 하셨고 그날 제법 마시든데 괜찮았능교?
한잔 할려고 마누라(운전기사용)까지 대동 했는데, 술이 모자라서. 고성,삼천포에 계시는 님들 까지 오셨으니 모자라는건 당근, 아니였겠습니꺼~
북치고, 장구치고, 꽹가리까지 치신 흰머리 할배님 덕분에, 송년모임 진짜로 대성황이였구요. 어부인 동원도 모자라 짧은 흰머리 날리며 서빙까지 .....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푸른 배추잎까지 덤으로 채워주신 님들 참으로 감격 무지로소이다. 쌀가마니에 흥겨운 여흥에 남아도는 맥주 등등 ..... 못오신 분들 후회 되시죠?
예. 못가서 후회되고요~~ 요즘내가 북치고 장구치고 꽹가리 치면서 하모니커불고 껌씹고 있다아입니꺼.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저렇게 열정적인 까탈님의밀양사랑 따라주는 우리님들도 굿 모두들 정겹습니다
니는 와 안 왔십미꺼 스토리가 그게 아니쟎어.!
내가 잉~간 하마 오지마라 켓따 아이가~
난왜 극과 극의 사람만 존재하지
생각은 있어도 그 생각을 그 때마다 행동으로 바로 바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지금까지 뵌촌님은 항상 생각과 말씀. 행동.. 위일체가 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정말 존경합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ㅎㅎㅎ 참말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더...진짜로 대구탕 맛났습니다. 지금도 입에서 군침에~~ 꾸울~꺽~~
글이 와이리 깁니꺼? ㅎㅎ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구수한 글 앍어내려가는 동안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도 하고.. 그 따신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밀양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삼촌님 햇살이 '사랑합니데이'이카면 또 뭐라 하실테지요?? 좋은날 성탄절 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일 가득 가득 하시기 바랍니다^^
내도 시간 있으면 글을 길게 씨~기도 하고, 일키도 하느냐니라~
방송하면서 한번에 다 못 일고 두번 나누어서 읽었다 아입니꺼..., ㅎㅎㅎ
연보라님의 세월을 낚는듯한 긴 글 그리고 광순 운영자님의 사정없이 긴 글(사소한 감흥들 까지)...헉 두분이 올리신 글 다 읽고나니 2시가 넘어감니다.ㅎ (다큐멘트리 수준...)ㅎㅎㅎ
글 솜씨가 대단합니다...뚝배기 같은 글을 읽어니 현장보다 더 실감이 남니다...그날 수고하셨습니다...
참 재미있게 노셨네예
말씀 안하셔도 다 압니다요.........헐 ~~~~~~~~~~~~~~ ~~~~~~~~~~~~~~~
박광순님의 카페애정이 뚝배기장맛처럼 깊이 묻어나네요.... 존경스럽습니다... 그 열정은 분명 카페에 대한 무한한 사랑입니다...
단숨에 써내려간 본심은 역시 철인의 영향력이겠지요 ~~대구는 뭐니해도 곤이맛과 뽈따구가 최곤데~~쩝~~ㅎㅎㅎ
대구 뽈때기는 찜이 일품이지요, 할매가 마~이도 아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