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개미1 / 유하
세면대에 오른 불개미 떼
佛개미2 / 유하
동생이 먹다 땅바닥에 흘린 초이스 비스켓 하나 구물구물 어디서 몰려왔는지 불개미떼로 새카맣다 그 커다란 달콤한 쾌락 덩어리를 어떻게 떠메고 갈 줄 몰라 땀 뻘뻘 흘리는 것 같은 불개미들 많고 많은 비스켓 중에서 우선적으로 선택하라고 이름도 초이스 나나 개미나 만사 제끼고 생의 달콤한 쪽으로 눈에 불을 쓰고 우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똑, 같구나 청소하시는 어머니가 그 비스켓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니, 워메 극락 속에 지옥이 있었어! 불개미들이 혼비백산 난리가 났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킥킥대다 웃지 말자 일원짜리도 안 되는 부처야 대체 나라는 놈은, 현생이라는 비스켓 어디메쯤 달라붙어 한참 단꿈을 꾸고 있는가 불개미나 나나, 한 치 앞을 선택할 수 없는 눈먼 장님이니
- 유하 시집 <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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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