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항상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지만 응원나온 동문들의 마음이 좋을리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모교를 방문했던 한 동문이 야구부 지원내용에 대해 들었고 열악한 환경 때문에 우수한 중학교 선수마저 다른 지역으로 스카웃되고 있는 현실을 전해 들었다. 이런 소식이 동문들 사이에 번지면서 자연스럽게 '후원회'결성에 의견이 모아졌고, 서울의 고교 동문들 사이에 모임결성,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전주고 야구부 후원회'(회장 김생기). 8월 정식발족에 이어 현재까지 모아진 성금은 1천7백만원에 이르고 있다. 1백10여명의 동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이다. 한때 야구 명문이기도 했던 전주고 야구부의 부활을 위한 동문들의 정성이 모아진 것이다.
또 단지 한 고교 야구부를 넘어 프로야구단이 없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전주지역의 야구를 다시 활성화시키자는 애향심이 바탕이 됐다. 프로구단이 사라지면서 고교 야구부, 다시 중학교와 초등학교까지 그 여파가 이어져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후원회는 모금운동과 함께 서울의 중학생 우수선수 2명을 스카웃해 전라중 야구부로 전학시키는 등 이미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현재 서울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후원회 활동을 전주에서도 시작해 지역 후원활동도 대대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후원회는 적절한 시기에 전주고 야구부의 일본 전지훈련을 지원하고, 전북권의 약한 선수층을 감안해 타지역 중학생들의 적극적인 스카웃에도 나설 계획이다. 중학교 초등학교 야구부의 장비지원 등도 챙길 계획이다.
후원회 김생기회장(37)은 "특정 고교 야구부의 후원이라는 의미보다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지역 야구를 다시 살려내자는 취지"라며 "서울이나 동문 중심에서 전주지역, 범시민 차원에서 후원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력점검]야구 - 지난해 1회전 탈락, 수모 씻는다 (10월 3일자 기사)
야구종목 전국체전에서 걸려 있는 금메달 수는 단 2개뿐.
고등부와 대학·일반부에서 나오는 메달이 전부다.
지난해 군산상고와 원광대는 1회전에서 탈락, 종합 점수 '0점'을 기록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종합 순위도 당연히 최하위.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전북대표로 출전하는 군산상고와 원광대는 동반 결승 진출이라는 야무진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들은 평소 연습경기과 훈련을 쌓고 있는 군산공설운동장 야구장(군산상고)과 전주 공설운동장 야구장(원광대)에서 전국체전을 뛴다는 자체가 큰 이점이 되고 있다. 올체전 야구종목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전북 야구의 올 체전종합 우승은 만만치 않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는 최근 선수들 사이에서 자심감이 넘쳐 흘러 김용남 감독을 흐믓하게 하고 있다.
올 들어 전국대회 성적은 1승3패. 초라한 성적이지만 전국대회 실제 대진을 놓고 보면 일면 이해가 간다. 서울의 신일고와 대구 대표 대구고교, 부산의 부산고교에서 2∼3점차로 눈물을 흘렸었다.
군산상고는 에이스 투수이자 타격에선 3번을 치고 있는 채형직(3년·183㎝)이 구속 143∼144㎞ 강속구와 장타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타격의 응집력도 좋은 편이다.
김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원광대는 의외로 탄탄한 팀 전력이 자랑이다. 지난 6월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대통령기에서 전국 28팀이 참가한 가운데 4강에 올랐다. 9월에는 대통령기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부산의 동아대, 서울 대표 고려대, 대구의 영남대가 경쟁 상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