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별 희한한 놀이가 많았는데, 지금 꼬마들도 하려나. 지금 보면 좀 가학적인(?) 놀이들도 있어서 적당히 순화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못했던 놀이 중에 하나가 전기놀이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는데 손에 전기가 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표현을 한다. 약간 찌르르르...하는 느낌이랄까. 하여간 명확하게 표현하면 '중단된 혈류의 공급이 회복되면서 드는 느낌'이다.
전기놀이를 하는 방법은 아마 친구들마다 좀 다른 것 같긴 한데, 내가 배운 바로는 다음과 같았던 것 같다. (안 한지 너무 오래되어서... 정확하진 않음...) 먼저, 본인의 양 손을 번갈아서 상대방의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꾹꾹 쥐어주면서 내려온다. 그리고 상대방의 손을 한 3번쯤 쳐 준다음, 손을 본인의 나이만큼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게 한다. 그다음에 손가락을 상대방 손바닥 위에서 돌리면서 잡았던 손목을 서서히 풀어준다.
정형외과 수업을 하다가 알렌 테스트(Allen Test)를 배웠는데 딱 이 전기놀이의 응용 버전(?)이다. 전기놀이의 주된 원리는 앞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손으로 피가 못 가게 막은 뒤 풀어주면서 피를 통하게 하는 것이다.
알렌 테스트도 마찬가지로, 동맥을 손으로 꾹 누른 뒤 환자가 손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게 하여서 손에 있는 혈액을 전부 팔로 되돌려버린 후(정맥은 안 눌렀으니 피가 되돌아가는 것은 가능하다) 누른 동맥을 풀어줘서 피가 다시 통하나, 안 통하나를 보는 것이다. 피가 다시 통하면, 즉 색깔이 창백했다가 분홍색으로 돌아오면 그 동맥은 멀쩡한 것이다. 보통 우리 손으로 가는 동맥은 요골동맥(Radial artery)과 척골동맥(Ulnar artery)으로 2개이기 때문에 알렌 테스트를 2번 해서 둘 다 멀쩡한지, 아님 한쪽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