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21대왕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는 조선의 신데렐라다.
무수리 신분에서 왕의 승은을 입어 왕자를 낳았고
그 왕자가 왕위에 올랐으니 그녀는 임금을 낳은 여자다.
장희빈과 인현왕후가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아들을 낳았으니
그 아들이 생명을 보전할지 죽임을 당할지
숙빈 최씨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천한 신분의 몸에서 태어난 아이는
귀신도 모르게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살벌한 궁중 암투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왕비와 빈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그녀들을 지지 기반으로 한 남인과 북인, 노론과 소론,
벽파와 시파의 피 튀기는 권력투쟁이 있었다.
숙빈 최씨는
24살 혈혈단신 청년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다.
아들을 보호해줄 친정도 없었고 세력도 없었다.
세상에 홀로 남은 연잉군(영조)은
고령령 너머 어머니 묘소에 초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했다.
세상과 담 쌓고 사는 것 같았지만
도성에서 벌어지는 질시와 시기의 눈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의 몸부림이었다.
모나면 정 맞는다.
2인자의 납작 엎드림이다.
이것이 아버지 숙종에게는 좋은 그림으로 보였다.
왕위에 오른 영조는
어머니 묘소를 소령원으로 격상하고
1년이면 12번 고령령 너머 참배 길에 나섰다.
생신과 기일, 정월 초하루와 한식날, 그리고 추석. 등등등
고령령 마루턱에서 다리쉼을 할 때
가마를 메고 온 노복들에게 손수 떡을 돌리며
영조는 이렇게 말했다.
“내 비록 아들(사도세자) 며느리(혜경궁홍씨) 보다
열살이나
나이 어린 부인을 맞이하여 어머님께 면목없지만
나를 어머니 곁에 데려다 준 너희들에게 어머니가 고마워 할 것이다.”
첫댓글 영조가 면목이 없단건.. 알고 있었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