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부산 전셋값 2년새 3.3㎡당 124만원 껑충
9월 평균 450만원대 진입, 동·서부산권 격차도 줄어
경남 390만원·울산 407만원, 보증금 인상·월세 요구 늘어
- 세입자·예비 부부들 발 동동
부산 동래구 사직동의 전용면적 59㎡(24평)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김모(34) 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오는 11월 임대차 계약 갱신을 앞두고 집주인이 "1억 원인 보증금을 4000만 원 더 올리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외벌이인 김 씨가 2년간 저축한 돈은 1500만 원 남짓. 은행 대출을 받으려 해도 금리가 6%대에 근접해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 김 씨는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로 옮기려 해도 자녀 학교 때문에 쉽지 않다"고 했다.
부산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처음으로 3.3㎡당 평균 450만 원대에 진입했다. 2년 새 120만 원 넘게 오른 것이다. 동·서부산권 격차도 크게 줄었다.
29일 부동산포털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산지역 아파트 3.3㎡당 전셋값은 2009년 9월 326만 원에서 재계약 시점인 올해 9월 450만 원으로 124만 원(38%) 급등했다. 경남지역 역시 2년 전보다 36.8% 오른 390만 원을 기록했다.
부산과 울산의 전셋값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울산은 2005년부터 대형 아파트가 집중 공급된 탓에 지난해까지 전셋값이 동남권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부산보다 3.3㎡당 43만 원 낮은 407만 원이었다. 이는 울산 주택시장이 장기간 침체에 빠지면서 상승률이 2년간 18.7%에 그쳤기 때문이다.
부산 16개 구·군의 전셋값은 ▷금정구 504만 원 ▷해운대구 489만 원 ▷동래구 466만 원 ▷연제구 465만 원 순이었다. 서부산권인 북구(459만 원)와 사상구(429만 원)도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에 힘입어 동부산권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경남지사장은 "보증금 인상에다 월세를 요구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크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가 많이 올라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8·18 전·월세 안정화 대책'도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9월 19일 한 달간 부산 아파트 전셋값은 1.2% 상승했다. 전·월세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6월(1.3%)과 7월(0.9%)의 상승률과 비슷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