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無冠)의 제왕' 이창호와 '부동의 1위' 이세돌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olleh배 결승 5번기 제2국은 이세돌 9단이 가져갔다. 제1국은 이창호 9단의 대역전승했고 2국은 이세돌 9단이 완승을 거뒀다.
12월7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1 olleh배 결승5번기 제2국에서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을 상대로 137수 끝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한수 한수 손에 땀을 쥐게하는 진행이었다. 초반은 복잡한 전투없이 서로 실리와 두터움을 모두 겸비한 장기전의 모양이었지만 중반이후는 서로 손을 빼는 난해한 국면으로 한치앞을 보기힘든 흐름이 이어졌다.
이세돌 9단은 중반 우하귀쪽 백의 응수타진을 받지 않고 상중앙을 크게 경영하며 팽팽한 균형을 깼다. 그리고 흑이 주도권을 잡은 후는 이창호 9단에게 기회가 없었다.
이세돌 9단은 국후 인터뷰에서 "정확한 형세판단을 하기 힘들었지만 중반이후는 약간이나마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이창호 9단은 언제나 배우는 마음으로 대국할 수 있는 최고의 선배다. 지금까지 많이 졌고 어제대국처럼 이길 수 있는 찬스가 있었는데 기회를 놓친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또 남은 3국 전망에 대해서는 "내가 2연승을 더해 4국에서 끝내기는 힘들 것이다. 이창호 9단이 한 판을 양보해 준다면 5국에서 승부가 날 것이다."고 말해 최종국까지의 승부를 예상했다.
한국바둑의 '전설'과 '신화'가 결승에서 격돌한 2011 olleh배 결승 5번기는 각각 1승씩을 가져가며 이제 전반전을 마쳤다.
그 누구보다도 만나고 싶었던 상대였기에 서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승부에 대한 조급함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1국과 2국 모두 내용도 결과도 모두 흥미만점의 진행이었다. 두 천재기사의 명국퍼레이드는 12월 셋째 주부터 다시 이어진다.
결승3국은 19일(월요일) 오후 1시에부터 시작된다. 결승4국,5국도 같은 주 22일,23일에 열릴 예정이다.
총규모 7억원, 우승상금 1억원의 2011 olleh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은 제한시간 각 1시간, 초읽기 40초 3회다. 2010년 첫 대회 결승에서는 이세돌 9단이 강동윤 9단을 3-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결승2국은 돌가리기없이 이세돌 9단의 흑번이었다.
▲이창호 9단의 초반 착점장면
▲이세돌 9단은 1국패배로 조금 긴장된 모습이었다.
▲종반 불리한 흐름에도 표정변화는 없었지만 얼굴은 약간 홍조를 띈 상기된 모습이었다.
▲결승 2국에서 완승을 거둔 이세돌 9단
▲승부의 분수령 제3국은 19일 오후 1시부터 이어진다.
[olleh kt배] 이세돌, 대마잡고 2국 끝내!
제2국, 이창호-이세돌, 1-1 원점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07 13:56
○●..'전설'의 대결, 이창호-이세돌 2국, 오후 1시 50분
'어제 이창호 9단이 세 점을 너무 자신감 있게 따내는 바람에 제가 나쁜 걸로 봤어요. 하하하'
12월 7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 대국시작전보다 20여분 먼저 도착한 이세돌 9단은 6일 열렸던 결승1국을 이야기하며 쾌활하게 웃었다. 이세돌 9단 특유의 '비관'은 여전했지만, 집에서 홀로 복기를 했던 모양이다.
이창호 9단도 5분 전 쯤 바둑TV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은 대국 시작전 어제 1국의 내용을 편한 얼굴로 이야기한다. 1국에선 이창호 9단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1-0으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맞이한 2국이다.
정각 1시가 조금 넘어서자 스튜디오의 대국 시작 사인이 떨어지고, 입회인 유병호 9단의 개시선언이 흘러나온다. 결승1국에서 백을 잡았던 이세돌 9단이 2국에선 반대인 흑을 잡고, 우상귀 화점에 첫 착수를 하며 국내 최대기전 '2011 olleh배 결승5번기 제2국'이 시작됐다.
오후 1시 50분 현재 초반 30수의 포석이 끝나 34수를 향하고 있다. 유불리를 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포석은 이세돌 9단이 뭔가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이다. 두 대국자 모두 1국보다 초반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 이세돌 9단의 착수 모습, 제1국에서 다잡았던 판을 놓쳤기에 2국의 부담이 있다.
○●..이세돌 스타일로? 오후 2시 30분
55수를 넘어 가고 있다. 초반 포석에서 제한시간인 1시간중 상당 부분을 소비하고 있다. 이창호 9단이 조금 더 많이 쓰는 양상이고 이세돌 9단도 1국때보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다.
바둑TV 방송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초반 흐름은 유불리를 떠나 이창호 스타일이어서 이세돌 9단이 내켜하지 않는 표정이 역력했다. 지금은 이세돌 9단의 돌 놓는 맵시가 훨씬 가볍다.'고 말한다. 하변과 좌변에서 돌들이 얽히고 있다. 유불리를 떠나 이세돌이 좋아하는 스타일.
이창호-이세돌의 통산전적은 12월 6일까지 이창호 기준 57전 32승 25패다.
▲ 이창호 9단의 착수 모습
○●..이세돌의 손빼기, 이창호의 선문답?/ 오후 3시 15분
이세돌 9단의 긴장된 얼굴이 방송을 타고 있고 이창호 9단은 얼굴이 붉어졌다. 이창호 9단은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려있다.
이세돌은 이창호의 응수타진에 손을 빼고 깊게 깊게 찔러 간다. 중앙을 두어 상변을 정리하더니 갑자기 손을 빼고 다시 우변으로 간다. 이창호도 선문답처럼 '엉뚱한 수'를 두었는데 송태곤의 해설이 곧 뒤따르다.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할 수 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이세돌 9단이 이 대국의 주도권을 잡은 것 같습니다.'
97수를 지나고 있다.
▲ A의 응수타진에 이세돌은 손을 뺐다. 백1까지 상변이 정리되자 손을 또 빼서 2로 들어간다. 이때 이창호의 백3! - 송태곤이 백3을 보고 소리친다. '도대체 저게 무슨 수죠? 초읽기 때문일까요? '
○●..이세돌 대마사냥으로 2국 끝내/ 오후 3시 40분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의 대마를 잡고 2국을 끝냈다. 이창호 9단이 손을 빼고 중앙과 상변에서 수를 내려 하자, 이세돌 9단도 과감히 손을 빼고 하변의 백대마를 잡아 버려 판을 끝냈다. 137수 이세돌 9단 흑불계승. 결승5번기는 1:1의 상황이 됐다.
[olleh kt배] 이세돌 무너뜨린 이창호의 '히든카드'
이창호, 결승1국 대역전승!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06 17:36
중앙 패를 간과하고 있었다. 단수 쳐서 호구로 만들지 말고 그냥 이어놓았으면 그만이었다. - 이세돌 9단의 국후감상
이겼다는 순간 찾아든 방심이었을까? 남은 초읽기 두 번을 다 쓰며 완벽한 마무리수순을 읽고 있던 이세돌 9단도 이창호의 '히든카드'를 읽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은 '40초의 함정'에 빠져 결승1국을 이창호 9단에게 내 주었다.
12월6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1 olleh배 결승5번기 제1국에서 이창호 9단이 이세돌 9단을 꺾었다. 177수 흑2.5집승.
흑번의 이창호. 초반 신형정석을 마무리하고 시작된 좌중앙 전투는 '거칠어진 남자' 이창호 9단이 좌변 백을 깔끔하게 제압했지만 이세돌 9단도 묘한 타협책을 제시하며 일단락되었다.
백이 유리한 상황에서 승부수가 여러차례 무산되며 백승으로 마무리 된다고 생각한 시점 이창호 9단은 패를 통한 대바꿔치기를 만들어 기적같은 역전을 일궈냈다. 끝내기 과정내내 이세돌 9단은 급격히 어두워진 표정으로 수순을 진행했고 후반의 이창호는 흔들림이 없었다.
▲복기 중인 이창호 9단
이창호 9단은 국후 인터뷰에서 '초반에 처음 보는 모양이 나와 시간을 많이 쓰게되었다. 중반도 어려웠는데 패를 낼 수 있어서 운좋게 이겼다.'면서 '이세돌 9단과 대국하면 좀 더 힘이 나고 열심히 둬야겠다는 마음도 생긴다. 또 강하기 때문에 더 편하게 둘 수 있다.'는 소감을 말했다.
또한 '아마도 5국까지 갈 것같다.'고 예상하면서도 '쉽진 않겠지만 3-0이나 3-1로 더 빨리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검토실의 목진석 9단은 '초반포석과 중반의 흐름은 백이 편했다. 백이 우세한 가운데 이창호 9단의 극적인 버팀수로 대바꿔치기가 일어났고 바로 역전이 되었다. 끝내기는 정확한 수순을 보여주며 1국 승리를 가져갔다. '무서운 추격자'라고 부르고 싶다.'며 총평을 마쳤다.
이세돌 9단은 22개월째 한국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세계기전에서 비씨카드배와 춘란배, 국내기전으로는 olleh배와 원익배를 거머쥐고 있는 현역 4관왕이다. 하지만 이번 결승대국은 현역 4관왕과 무관(無冠), 랭킹1위와 랭킹7위의 구도가 아닌 '이창호'와 '이세돌'의 대결이다.
총규모 7억원, 우승상금 1억원의 2011 olleh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은 제한시간 각 1시간, 초읽기 40초 3회다. 2010년 첫 대회 결승에서는 이세돌 9단이 강동윤 9단을 3-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창호 9단. 초반 신형정석때문에 시간을 많이 소모해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성룡 9단은 "믿어지지 않는 대역전승이다."며 감탄했다.
▲국후 복기는 거의 이세돌 9단이 주도했다.
▲결승 5번기 2국은 7일 오후 1시부터 생중계된다.
[olleh kt배] 이창호, 불가사의한 역전, 1-0 앞서
'이창호-이세돌' 8번째 정상대결 시작!!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06 13:40
○● 이세돌, 이창호를 신수(新手)의 시험대로! - 오후 1시 40분
이창호-이세돌의 '8번째 정상대결'이 시작되었다. 무대는 2011 olleh배 결승5번기다.
12월 6일 '2011 olleh배' 결승5번기 제1국이 서울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오후 1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두 대국자 모두 대국 시작 몇 분전부터 자리에 앉았다. 돌을 가린 결과 이창호 9단의 흑번.
최근 유행하는 정석이 평범하게 진행되나 했는데 이세돌 9단이 살짝 수를 비틀어 이창호 9단을 시험하고 있다. 목진석 9단은 '이세돌 9단이 한국바둑리그에서 최철한 9단과 대국할 당시 최철한 9단이 백으로 사용했던 신수다. 이 진행은 이세돌이 이미 한 번 가본 길이고, 이창호는 모르는 길이다.'라고 설명.
목진석 9단은 '이창호 9단의 경우 요즘 젊은 기사들의 공동연구나 신수는 거의 모른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세돌 9단도 공동연구는 하지 않고 혼자 공부하지만 개인적으로 도장도 나오고, 복기도 열심히해서 이를 보충한다'라고 말했다.
1시 36분 현재, 좌하귀의 신수에서 파생된 몸싸움이 진행중이다. 28수 진행중. 이세돌 9단은 이창호 9단의 응수타진 의도를 계속해서 거스르고 있다. 2011 olleh배는 우승상금 1억원의 국내최대기전이다.
▲ 이세돌 9단, 이창호 9단은 어떻게 반응할 지 알고 싶었던 듯
▲ 흑 이창호, 최철한 9단이 이세돌에게 그랬듯, 이세돌 9단이 백1로 이창호 9단의 반응을 기다린다. '20까지 이전에 나온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지만 흑도 두터워서 충분히 둘만하다.(목진석)'
○● '거친 남자' 이창호, 세돌과 전투강행 - 오후 2시 20분
'거친 남자' 이창호다(목진석). 좌하의 공방이 치열했으나 형태가 마무리됐고, 이제 돌들은 좌상과 좌변에서 얽히고 있다. 이세돌 9단이 좌변을 침식해 들어가자 이창호 9단이 거칠게 반응하고 있다. 끊을 수 있는 돌을 끊어가며 '일전불사'를 외치는 모양이다.
2시 20분 현재 62수까지 진행중이다. 장고중이던 이세돌 9단은 한 술 더 떠 모두 살아버리겠다고 최강으로 버티고 있다.
▲ A에 둔 수는 이창호 9단의 실리 취향, 이세돌이 1로 좌변을 삭감하며 상변을 키우려 하자, 이창호는 2로 붙이고 6으로 끊고 10으로 또 끊었다. 좌변에서 첫 승부처를 맞았다.
○● 이창호, 이세돌, 묘한 타협 - 오후 3시 15분
한쪽이 곧 부러질 것 같이 사납게 부딪쳤으나 결과는 꽤나 묘한 타협이 이뤄졌다. 중요한 선택의 장면이 많고 수순도 복잡하다. 이창호 9단은 제한시간을 다쓰고 초읽기에 몰렸다.
우변이 새로운 전장으로 등장했다. 이창호도 격하게 두고 있고, 이세돌도 물러서는 법이 없다. 김성룡 9단은 '이창호 9단이 초읽기에 몰리니까 오히려 착수에 안정감이 생긴다. 어려운 장면에서도 실수가 없다'고 말한다. 126수 진행중.
○● 이세돌 우세, 이창호 흔들려 - 오후 3시 35분 이창호 9단의 승부수가 불발했다. 이세돌 9단이 기민하게 이창호 9단의 틈을 비집고 나왔다. 이창호 9단의 표정에도 변화가 일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곧 승부가 끝날 듯.
○● 이창호 버티기, 계가간다 - 오후 4시 00분 곧 끝날 듯 했지만 이창호의 버티기가 정말 질기다. 이세돌도 판을 끝내지 못했고, 중앙의 패싸움에 큰 바꿔치기가 일어났다. 전체적으로 이세돌이 앞서고 있지만, 이창호의 추격이 상당해서 큰 차이는 아니라는 검토실의 설명이다. 200수를 넘어가고 있다.
○● 이창호-이세돌, 결국 미세한 계가승부! - 오후 4시 10분 미세하다. 전설과 전설의 대결은 결국 미세한 계가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이세돌의 파괴력이 작렬하면서 곧 끝나나 싶었는데, 이창호 끈질기게 버텨 끝내기까지 오니 너무 미세하다. 지금은 한집의 끝내기가 소중한 시점이다. 227수 진행중.
○● 이창호-이세돌, 결국 미세한 계가승부! - 오후 4시 25분 이창호 9단이 불가사의한 역전승을 거뒀다. 계가를 해본 결과 292수만에 흑으로 두집반을 남겨 승리했다. 어디서 역전이 일어났는가를 실전에선 알기 어려웠던 한 판. 목진석 9단은 '바꿔치기로 이창호 9단이 버티는 게 생각보다 매우 강력했다'라고 총평.
이창호 9단이 olleh배 결승5번기를 1-0으로 리드한 가운데, 2국은 7일 오후 1시부터 피망바둑을 통해 생중계된다.
▲ 이세돌 9단이 착수하는 장면
olleh kt배] 기세 탄 '이세돌', 벼랑 끝 '이창호'
이세돌 결승 3국 접수, 결승 2-1로 리드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19 17:38
이세돌의 '경쾌함'에 비해 이창호의 '둔중함'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9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1 olleh배 결승 5번기 3국에서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을 상대로 152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둬 2-1 스코어로 앞서 나가게 되었다.
초반 날카로운 응수타진으로 하변에서 포인트를 올린 이세돌 9단은 중반 상변 붙임수를 통해 두터움에서 실리로 변신하며 승세를 굳혔다. 포석에서 시간을 많이 쓴 이창호 9단은 초읽기에 먼저 몰렸고 종반은 별다른 승부처를 만들지 못하고 서서히 밀리며 패하고 말았다.
이창호 9단에게 올해 마지막 남은 결승전인 olleh배는 중요한 상징이 있는 승부다. 만약 이긴다면 무관탈출의 의미도 있지만 이세돌 9단과의 8번 째 결승대국이라는 점에서 과거 1인자로서의 자신감 회복이라는 측면이 크다. 또한 이번 결승결과에 따라 내년 2월 예정된 LG배 결승전에 임하는 여유도 달라질 것이다.
어찌보면 바둑계의 지난 10년은 '이창호'에서 '이세돌'로 무게중심이 넘어가는 세월이었다. 현 세계랭킹 1위인 이세돌 9단과 겨루는 이번 결승전의 승부결과는 앞으로의 10년에서 이창호의 존재를 다시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승 후 2연패하며 벼랑 끝에 몰려버린 이창호 9단이 4국에서 어떤 바둑을 보여줄지가 상당히 기대된다. 이겨야 할 바둑이라면 반드시 승리하는 과거의 저력이 나올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복기에서 초반흐름은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승자인터뷰 / 이세돌 9단
-오늘 3국 총평해 보면? “초반은 연구한 모양이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기분 나쁜 흐름이 되었다. 후반 이창호 9단이 초읽기에 몰려 실수가 많아서 이길 수 있었다. 긴승부로 예상했는데 너무 쉽게 풀려 의외였다.”
-다음 4국 임하는 각오는? “ '이창호 사범님이 실수를 해 주면 막판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3-1 스코어도 조금 욕심이 난다.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4국에 임하겠다”
-우상 붙임수가 대단히 독특했다. 미리 보고 있었나? “읽고 있던 수순이었지만 좋은 수인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다른 곳에 마땅히 둘 곳이 없었다.”
-특이한 수법을 많이 보여줬다. 또 준비하고 있나? “'독특'하다는 것은 좋게 표현한 것이고 '이상'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음 대국은 이상하지 않은 초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총규모 7억원, 우승상금 1억원의 2011 olleh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은 제한시간 각 1시간, 초읽기 40초 3회다. 2010년의 첫 대회 결승에서는 이세돌 9단이 강동윤 9단을 3-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창호 9단은 승부의 분수령인 3국에서 패해 벼랑끝에 몰렸다.
▲'이제는 3-1승리도 욕심이 생긴다.' - 국후 인터뷰 중인 이세돌 9단
[olleh kt배] 이세돌, 내일을 준비했는데...
이창호 9단 상대로 3-1 우승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1-12-22 17:56
- 오늘 대국 흐름은 어땠나? '사실 너무 어려웠다. 초반에 새로운 모양이 나왔는데 서로 비슷한 형세였다. 우하변 패감으로 끼웠을 때 아래쪽으로 받았어야 하는 것 같다. 중반 이후는 이기기 힘든 바둑이 되어 내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두었는데 운이 따랐다.'
- 대국 전 이길 것 같은 느낌이 있었나? '컨디션이 베스트는 아니었다. 집에서 나올 때 자켓을 잊고 나올 정도로 오늘은 정신이 없었고 바둑내용도 그랬다.'
- 초반에 손길이 빨랐는데 준비된 포석이었나? '즉흥적이었다. 시간을 아끼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창호 사범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 이세돌 9단이 꼽는 긴장되는 후배가 있다면? '한두 명이 아니라서 말하기가 힘들다.'
- 올해 4개의 타이틀을 땄는데 만족도가 어떤가? '우승을 했으니 나쁘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컨디션에 굴곡이 있었다. 랭킹 1위에서 거의 떨어질 뻔도 했고 무엇보다 하반기 승률면에서 저조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 이번 결승에서 이창호 9단과 대국한 느낌은 어떤가? '역시 끝내기가 예전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집중력면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3시간 이상의 바둑에서도 차이가 있을까? '1시간 바둑보다는 좋을 것이다. 제한시간보다 초읽기에서 60초와 40초의 체감이 크다. 수읽기의 갈래길에서는 10초만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시간이 넉넉한 LG배에서는 이창호 사범님이 잘 해 주실 것 같다.'
- 내년 목표는? '지금 한중바둑은 백중지세다. 올해 한국의 우승이 많긴 햇지만 내년도 그렇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내년의 세계대회에서 한국이 계속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후지쯔배가 없어졌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굉장히 아쉬운 느낌이다. 급조된 감도 있지만 어찌됐건 최초의 세계바둑대회다. 일본기사들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일본바둑 침체의 영향이라고 받아들인다.'
- 바둑팬들에게 한마디 남기면? '올 한해 저를 응원해 주신 바둑팬들께 감사드린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olleh kt배] 이세돌, 상대가 '이창호'여서 기뻤다.
이창호, 반집'으로 적게 졌으니 잘한 것 아닌가?
한국기원
기사입력 2012-01-18 14:35
‘양이 대결’ 최고 빅매치 벌인 올레배 시상식 열려
이세돌과 이창호, 한국바둑의 상징인 두 사람의 공통점은 '아내사랑'이었다. 이세돌은 상금을 어떻게 쓸 것이냐는 질문에 지극히 '공처가'다운 모습을 보였고, 곧 아빠가 될 이창호 9단은 묵묵히 아내에 대한 사랑을 내비쳤다.
2011 올레(olleh)배 바둑오픈 챔피언십 시상식이 1월 18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렸다.시상식에는 후원사 KT에서 서유열 사장과 전인성 GSS부문장, 권사일 스포츠단 단장이 참석했으며, 한국기원의 강명주 상임이사, 양재호 사무총장, 바둑TV 김계홍 사장이 함께 자리해 입상자들을 축하했다.
우승한 이세돌 9단에게는 트로피와 1억원의 우승상금을 KT 서유열 사장이, 준우승한 이창호 9단에게는 30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전인성 GSS부문장이 각각 전달했다.
이세돌 9단은 시상식 직후 열린 인터뷰에서 “보통 대국을 앞두고는 자신감을 갖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상대가 이창호 국수여서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마지막판을 역전하는 등 운이 따랐다”다고 겸손해 했다.
▲ 이세돌 9단이 시상포즈를 취하자, 기자들이 마구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또 우승했을 때 '야호'라는 탄성이 나올만큼 기쁘지 않았냐는 사회자의 멘트에“우승하면 사실 기분이야 좋다. 더우기 이창호 사범님을 상대로한 대결이었다. 그러나 사실 대국 내용에서 밀렸기 때문에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세계대회가 많이 열리는 올해는 좋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원하는 바둑, 납득할 수 있는 기보를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1억의 상금을 어떻게 쓰겠냐는 질문엔 작년에 이어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그분 (아내)의 허락없이는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어디에 쓸 지는 그분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고 한 것.
그래도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 우승턱이라도 쏠 수 있겠느냐? 기자들도 많은데 한 말씀 하시라 고 사회자가 짖굳게 질문하자 '일단 여기선 묵비권을 행사하고 싶다(그분이 무섭다)'며 웃음.
준우승자 이창호는 좋은 아빠가 되는 것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을 동시에 비쳤다. '큰 판을 졌는데 아내가 뭐라 하지 않더냐?'는 질문에 '많이 진 것도 아니고 반집으로 조금 졌으니 굉장히 잘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이창호 나름(?)대로의 유머를 던진 뒤 - 그런데 아무도 웃지 않았다 -,
'아내는 언제나 승부에 대해 별 말을 하지 않는다... 곧 아빠가 되는 데, 내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지 설레임도 있고 두려움도 함께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은 '올 한해도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
KT서유열 사장은 시상식 기념사진을 찍으며 '내가 이창호, 이세돌 한국의 바둑국보인 두 사람 사이에 있으니 기쁘다. 항상 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상금을 계속해 올릴 것이고 대회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1 olleh배 결승 5번기의 마지막 대국(4국)에서 이창호 9단은 유리한 판을 반집으로 역전당했었다. 이 대국을 본 여러 바둑 전문가들은 '전성기의 이창호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판이다. 이런 판이라면 반집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끝내기에서 차이를 더 벌리곤 하는 게 이창호였다. 그토록 정확하던 이창호 9단이 이제 반집 계가가 오면 판단이 왔다갔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상대인 이세돌은 이 판에서 계가가 매우 정확했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양이(兩李) 대결’의 최고 빅카드로 관심을 모은 2011 올레배 바둑오픈 챔피언십 결승 5번기에서는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에게 3-1로 승리하며 랭킹 1위다운 모습을 과시했고 ‘이창호 콤플렉스’도 완전히 극복했음을 입증했다. 이번 타이틀은 이세돌 9단의 통산 37번째 타이틀이다.
이세돌 9단은 올레배 결승대결 이후에도 이창호 9단에게 승리하는 등 통산전적에서 29승 32패로 격차를 좁혔고, 타이틀전에서도 3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아마추어 선발전부터 12월 결승까지 8개월간 레이스를 벌인 2011 올레(olleh)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은 본선100강전, 랭킹에 의한 차등시드제, 라운드별 대진시스템 등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시상식 시작전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이 나란히 앉았다.
▲ 1억입니다! 아내의 허락이 떨어져야 쓸 수 있는 돈이지만요!
▲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바둑판을 전달하게 되네요! 이세돌 9단 2연패
▲ 이세돌-이창호 사인 바둑판과 우승 준우승 상금보드와 트로피가 시상식장에 마련되어 있다.
▲ olleh를 외치는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
▲ 우승 준우승자의 사인이 담긴 바둑판을 이세돌 9단이 KT 서유열 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