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휴가에 삼사일 아들 딸이 손님처럼 다녀갔다.
정말 꼭 손님으로 다녀간 느낌이다.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게 되면서부터는 일 년에 몇 번 만나질 못한다. 이제는 아이들이 손님 된 것 같다.
아이들 온다면 우리 부부는 청소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던 반찬, 과일, 한국 과자들도 사놓는다. 대학에 다닐 때엔 방학에 인턴십이다 서머 잡이나 해서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왔다해도 친구들 만난다고 들락날락 하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곤 했다.
어른이 되니 더 만나기가 쉽지않다. 휴가철에는 아이들 나름대로 계획들이 있다. 그래도 짬을 내서 의무인지, 예의인지 얼굴이라도 보이고 가니 고맙다. 가끔 만나는 아쉬움 때문에 손님 이상의 기다림과 기쁨으로 아들 딸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부모는 평생 자녀들을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의 품을 떠나 다 컸는데도 아직 어리다고 착각할 때도 있다.
준비하여 놓았던 것들 먹을 시간 없어 다 못 먹고 가면 왠지 짠한 마음이다. 싸가라면 짐 된단다. 잠깐 왔다 가는 손님처럼이라도 자주 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자식들이 알리 없다.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거의 '짝사랑'이다.
자녀들은 각자의 환경에서 자신들의 삶을 성실이 살아가는 것이 부모를 즐겁게 하는 것이다. 손님처럼 가끔 왔다가지만 짝사랑 할 수 있는 그들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박영혜·리버사이드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