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주기기
지난 가을에 할리를 하나 집에 갖고 왔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지나가는 할리만 보이면 '나도 체질은 저건데....왠 자동차' 라고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10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침을 꼴깍꼴깍 삼겼습니다. 잠깐 청주 근처 미원이라는 동네에 가족과 떨어져
회사 사택에 혼자 지낸적이있었는데 거기 근처 면허 시험장이 2종소형 시험을 보는 곳이어서 토요일 마다
지나는 길이면 시험장 울타리 너머 뚝에서 시험 보는 수험생들을 구경하곤 했습니다.
3년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비자금과 바이크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근처의 샾도 수시로 들락 거렸습니다.
그러나 차 한대 값이 모일라치면 털어가고....또 털어가고.....또 털어가고 세번을 털렸습니다. 그리고 응원군을
만납니다. 울 아들~ 지가 유학갔다온 밑돈이 아직도 지나가는 바이크만 보면 소리가 안들릴때까지 목을 빼고
쳐다보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바이크 관련 자료를 뒤적이고 있고 엄마 컴터의 바탕 화면을 예쁜 바이크
사진으로 도배를 하고 아무 헬멧만 쓰면 만세와 기마자세를 잡고 입으로 '더더덩 더더덩' 소리를 내는 지애비의
비자금이었다는 사실을 안것입니다. ㅎㅎㅎ
동시에 페이스북을 시작하면서 나이트로드, 울트라 그리고 하야부사를 같이 거느리고 있는 오랜후배와 페친이
되고 후배의 적당한 바이크 여행 사진에 노출이 됩니다. 그리고 잘생긴 후배가 제 아내를 만날 때 마다
'형수님 형님꺼 언제~'를 해줍니다. 평소 통큰척하고 싶어하는 김사모는 후배들 앞에서 '노우'를 못합니다.
대신 '살도 좀 빼고 상황이 되어야죠 호호호'로 적당히 불가능해 보이는 협상 조건을 내거는것으로 대답을 대신
합니다. 그러나 김사모는 저의 만세이 기마 자세 때문에 우스워 죽습니다.
이 때쯤 울 사모는 시모께 SOS를 날립니다. 흔들리는 맘을 본가의 뜻을 빌어 반대의 명분을 쌓겠다는
작전이지요. '얘 아범이 위험하게....', 울 사모가 뭘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운동과 여가 활동중에 제가 헬멧
안쓰는게.... 테니스 하나 있군요. 썬캡 ㅋㅋㅋ 제 모친은 저의 이런 소싯적 부터 취향을 잘아시고 계셨고
삼십여년전에 저와 이미 '여치 처럼 생긴 오토바이' (제 모친께서 오프로드용 바이크류를 이리 표현 하셨습니다)
때문에 몇번의 모자간 다정한 토론(?)이 있었기 때문에 며느리가 넘기는 공을 브로킹도 토스도 않고
걍 강스파이크로 넘기십니다. ' 야 거 위험한걸~ 나이도있는데~ 조심해서~' , 다시 한번 공을 살려서 넘겨
볼려하지만 이미 선수가 코트를 떠나고 안계십니다. 그렇습니다. 이십여년전 골치 아픈 아들을 맡아줄 여자가
나타나서리 넘겼는데 갑자기 머리 아픈 문제로 다시 떠안고 싶겠습니까. 우옛던 본가쪽에서 입김이 쎈 애들
고모에게 반대의 변 꺼리를 청해보지만 돌아온 답은 '지가 거기 행복하다 하면 하면서 살아야 안되겠나' 푸하하,
사실 평소에 제가 누나님의 말도 잘따르고 ..... 물론 따를 수 밖에 없는 말을 하시지만, 그렇다고 머 제 누나가
무조건 제편을 들어주는 분은 아닙니다. ㅎㅎㅎ
그리하여 '불상타 허락해주세요! 엄마~', '형수님 언제?' 그리고 '시월드의 불개입 선언(사실은 승락이지요
ㅋㅋㅋ)'의 도움으로 반대의 명분이 없어지자 김사모는 약 올라 죽습니다.
저는 오도방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또 2종소형 면허를 후딱 해치웁니다. VTX, BMW, 야마하 그리고
HD 매장을 시간 날때마다 들락거립니다. 그리고 이차 저차 맛 보기 시승을 합니다. 계속 본인의 취향을
못 찾습니다. 네이키드, 크루져, 투어링 정도의 구분에서 스트릿, 로드스터, 투어링, 다이나, 팻보이,
로드킹, GS, 디럭서, 48,....... 계속 헤맵니다.
식기전에 해치워야하는데... 저도 제가 원하는게 뭔지를 못 찾습니다. 잠깐 앉아본걸루는 어림
없습니다. 서있다 앉았고 더구나 바이크에 앉았는데.... 감정의 파도 때문에 호불호를 못합니다.
다 좋은 이유만 머리속에 정리됩니다. 매장 안내 직원과 잘생긴 후배는 '로드킹으로 바로'를
저는 '단출한 스트릿'을 혹은 좀 센 'VMAX'를 ....
이러구 갈등하며 바이크를 설명하며 밥 먹는 절 보며 김사모는 같이 지쳐 죽습니다.
이즈음 김사모도 샾에 가면 바이크위에 껑충 앉아 봅니다. 같이 고르기를 하면서 재미있어 합니다.
이래저래 지쳐서 VTX1.8을 사러 샵을 방문 합니다. 어짜피 단종 모델이라 샾보유 물건을 보러갔는데....
샵이 약간 불친절 합니다. 제가 기다리는 동안 다른 손님 전화응대도 그리 친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요런 한가지 이유로 브랜드는 HD, 모델은 로드킹으로 타겟을 수정합니다. 초가을, 겨울이 오기전에
타고 싶은데 로드킹이 무섭습니다. 걍 다이나스밥 중고로 타협을 봅니다. 초반에 많이 넘길것 같고
너무 무거울것 같은 부담감이 요런 결정을 하였는데.....
아직 인생 최대 걸림돌 김사모가 사인을 안합니다. 맞습니다. 일이 성사될려면 결정적인 감동을
불러오는 계기와 실질적 명분이 그리고 실리가 필요한데...... 똥가방을 고르라 합니다. 이왕이면 더
허세스러운걸루 고르라고 부추깁니다.못 고릅니다. ㅋㅋㅋ 삼대육년만에 사는 물건이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꾸 다용도의 쓰임새를 생각하다보니 고르기가 힘든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딱
골라줬습니다. 아직 한번도 이런 종류의 사치품을 소유한적이....있군요 딱 하나 결혼 때 산 까만
정장용 핸드백 사실 저는 그게 고가품인줄 최근에 알았습니다. 이십년 지났는데도 어색하지도
바래지도 않는 도도한 물건입니다. 나원.... 갑자기 생각나네요. 저는 예물시계 대신 오됴 사달라고
했습니다. 물론 카파 시계도 하나 선물 받습니다. 밤색 가죽 끈에 금장인데 몇번을 이리해도 괜찮겠냐고
물어왔는데 저는 너무 좋았고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주변에서 말이 좀 있긴했지만 다 짜르고......
예물에 집착하지않는 절 보고 믿음이 더 갔다는 후일담을 들었는데 사실은 그때 좀 묵직한걸 못 받아둔게
가끔 후회되기도 합니다 쿨럭. 결혼식후 출근에서 직원들이 자꾸 제 손목을 힐끈 거리는걸 느꼈습니다.
그 시절 저는 뭐 그런 물건이 아니더라도 워낙 빛이 난다는 자신감과 자뻑으로 무장하고 살던 때라.....
이런 절 보고 답답해서, 약올라서 또 재밌어서 죽습니다.
이리하여 스밥을 주차장에 갖다 놓습니다. 투비콘티뉴
첫댓글 장크로드반달님~ 아침부터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투비컨티뉴 기다려 봅니다~ *^^*
행사 잘하셨습니까^^
저도 줄서서 기다려봅니다..^^
걍 편하게 앉아 기다려주세요~ 부담됩니다 ㅎ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탁월한 선택 입니다 다이나!
무지 좋은 바이크라는거 인정합니다^^
아주 좋습니다, / 한국 사람들 남에게 뽐내려고 큰거 좋와 하는데(나도 그랬음) 지금 후회 처음 산 다이나가 그리워요, 07년 다이나 참 이쁘고 좋왔는데 사고로 -그만
그리고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여 안전하게 / 할리는 달리는 물건이 아니니 즐기는 물건 으로
저도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
글이 너무 즐겁습니다. 시월드의 개입무산...
결정적인 도움이군요 ^^ 어서 담 글을... ㅋ
ㅎㅎㅎ 좀 만 기다려 주세요^^
장크로드반달님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
흥미가 진진합니다 ~~ ^^v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재미있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 한 글 입니다. 저또한 다음편 기대 합니다.^^
과찬이 십니다^^
드라마보면 다음회 줄거리 대충 파악 되는데 반달님 다음예기는 반전에 반전 이 있을거 같아 겁나 기대 됩니다요~~미리 재밌게 잘 읽겠습니다~~~ㅎ
선금 주셨네요^^ 저도 미리 감사 드리겠습니다 ㅎㅎㅎ
다음편이 그립습니다^ ^
정리중이랍니다^^
이입하네요 필력이 좋으십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군요 ㅎㅎㅎ
읭? 저는88년생이지말입니다; 단순히 글에 빠져들엇을뿐이에요
ㅎㅎㅎ 글쿤요
쏘리^^
글 너무 재밌습니다~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그리고 애마 선택두 잘 하신듯 합니다~ ^^
감사합니다
잼잇는데..엔터좀 치면서 쓰세욧 !!
읽은데 또 읽으셨군요 ㅋㅋ 저는 복사 떠다가 메모장에 붙여서 글자 키으고 엔터 친 다음 여부 부리며 읽었습니다
아이패드로 썼는데... PC에서는 길게쭉~ 보기 상그러운갑죠 ㅎㅎㅎ
수정했습니다 ^^
ㅎㅎㅎ 인생 머 있나요. 하고 싶은데로 하고 사는거죠. 남의 나라와서 16년째 열심이 일하고 살고 있으니 한국에서의 조금의 사치는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인데요. 형님도 그정도 선물 스스로에게 주셔도 됩니다. 빨랑 담글 올려보세요. 대충 짐작은 가지만.ㅎㅎㅎ
좀만 기달려~
부산갔다 막 들어왔네~^^
뭔가 제목과 연관이 있을듯 한데.... 냄새가 남
부엌에 보세요@@
불위에 뭐 올려놓으신거 아녀요^^
왜 아직 후편이 안올라오는거죳???
생업이 따로 있기 때문인거죳!!! ㅎㅎㅎ
뜨거운 댓글 감사합니다^^
글 재밌게 쓰셨네요. 아침부터 미소 머금고 갑니다. ㅎㅎㅎ
오~홍. 재밋습니다. 글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