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뜨거웠던 시절은 가고, 어느덧 가을이 왔네요.
계절이 절정일 때 피는 꽃이 단풍입니다.
그래서 더 곱습니다.
설악산 소견(所見)
한가위까지 눈이 내리고, 쌓인 눈은 동지를 지나야 비로소 녹는다. 그래서 눈 설(雪)을 붙여 설악산이라고 했다. (동국여지승람)
설악산은 구석구석이 비경(秘境)이라, 문인 묵객들의 글에 자주 회자 된다.
송강 정철은 관동팔경(關東八景)을 찬(讚)하는 글을 완성하고, 설악산에 올라 소견(所見)을 피력했다.
설악(雪嶽)이 아니라 벼락(霹落)이요.
구경(求景)이 아니라, 고경(苦景)이네.
아마 가장 짧은 기행문일 것이다.
설악산의 불편한 진실
설악산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데 아쉽게도, 명성에 걸맞는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개발하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공룡능선을 예로 들면.
경사가 심하고 굴곡도 많다. 아슬아슬하게 놓여있는 바위도 많다. 그러니 등정에 힘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위험 코스에는 계단이나 보행용 테라스가 있는데 일부는 부실했다.
계단은 높아, 오르기 힘이 든다.
오색은 설악산 등정에 가장 짧은 코스여서,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이곳에 설치된 통나무 버팀목 일부는 약해서 재 구실을 못하고 있다.
산이 가파르면 길을 지그재그로 낼 수 있지만, 무리하게 직선으로 낸 것이다.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출입 금지 표말이 세워져 있다.
불편한 곳에 편의시설을 만드는 것은, 자연 훼손이 아니라, 자연 보호다.
케이블카
우리나라는 국토의 80%가 산지
그래서 관광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길은, 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금성 케이블카
박정희 대통령은 사위인 한병기에게, 권금성 삭도(케이블카)의 독점 운영권을 주었다. (1971년)
한병기는 박정희의 첫 번째 부인의 딸 남편이다. 사단장 시절 전속부관을 지냈다.
정부에서는 오랜 숙원사업인 오색 케이블카를 허가했다.
이는 양양군 서면 한 호텔 인근에서, 설악산 대청봉까지 3.5km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늙어가는 법’
머리에 눈 설(雪)자를 쓰고 서 있는, 은빛 갈대에게서 배웠네!
살랑살랑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흔들리며
흔들리며
소슬한 바람을
즐기며
즐기며
그저 늙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송하선 시인의 눈 덮인 설악산
첫댓글 지극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올려주신 정성이 가득한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소중한 아주 멋진 좋은 작품 감명 깊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