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실포실한 늙은 호박으로 끓인 죽이 그리워지는 가을이다.
어머니가 크고 둥근 호박을 쩍쩍 가르면 그 옆에서 호박씨를 주워 까먹는 재미가 있던 때가 있었다.
어머니의 집밥은 영양학적으로도 늘 옳았다.
호박씨는 영양가가 풍부하고 여러 면에서 몸에 유익하다.
호박씨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날 밤 숙면을 한다는 사실, 알고 있을까?
호박씨 영양 성분표를 살펴보자.
100g당 단백질 30g, 지방 48g, 탄수화물 12g, 섬유질 6g, 칼슘 61mg, 철 8g까지 3대 영양소와 미네랄이 듬뿍 들어간 영양학 5각형을 만족시키는 식재료다.
구체적으로 호박은 어떤 영양적 이점이 있을까?
식물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이다.
오후에 기분 전환이 필요하거나 운동 후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면 단백질이 많은 호박씨 간식은 어떨까?
콩류나 견과류 알레르기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호박씨를 먹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호박씨에는 멜라토닌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있다.
멜라토닌은 신체의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으로 호박씨를 먹으면 잠을 깊이 자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잠자리에 들기 45분 전에 트립토판 1g을 섭취하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한다.
더불어 기분 전환이 될 수도 있다.
호박씨의 트립토판은 멜라토닌뿐 아니라 세로토닌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낮은 세로토닌 수치는 우울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트립토판을 섭취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중요하며 호박씨를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호박씨 안에 있는 오메가-3 유도체로 인지 기능과 심혈관 건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호박씨는 장에도 좋다.
호박씨의 섬유질은 배변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장내 유익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과민 대장 증후군, 복부 팽만감 및 복통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호박씨의 마그네슘은 변비에도 도움이 된다.
그냥 먹기 힘들다면 샐러드나 시리얼 토핑으로 섭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믹서를 이용해 스무디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또는 카레나 베이킹을 할 때도 견과류 대신 이용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올가을에는 잊혔던 집밥 ‘호박국’과 간식 ‘호박씨’ 어떨까?
이유진 기자
https://lady.khan.co.kr/cooking/article/20240916090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