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늘 먹거리가 문제다. 기온.습도가 올라가면 부패균.식중독균.곰팡이 등 온갖 세균이 제 세상을 만나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음식을 너덧 시간만 방치해도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은 부패균의 작용이다. 또 설사.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잦은 것은 식중독균 탓이다. 이들 세균은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30~40도에서 가장 잘 자란다. 음식이 잘 상하는 여름철에 유의해야 할 식재료 보관법을 소개한다.
◆찬 음식은 차갑게, 더운 음식은 뜨겁게=미국 정부는 "식중독균.부패균은 5~57도(위험 온도 범위)에서 증식한다"며 "이 온도에 노출된 음식은 4시간 이내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57도 이상 열을 가하면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죽는다. 5도 이하나 냉동 상태(-18도 이하)에선 식중독균이 생존할 수 있지만 증식은 못한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더운 음식은 뜨겁게(57도 이상), 찬 음식은 차갑게(5도 이하)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문한다. 끓인 물.국.수프.전.튀김.닭고기 등은 섭취 전까지 57도 이상으로 온장하거나, 빠르게 냉장.냉동하라는 것.
◆냉장고를 너무 믿지 마라=우리 식품위생법은 10도까지를 냉장 온도로 친다. 문제는 6~10도에선 대부분의 식중독균이 자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냉장실이 5도 이하로 유지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연세대 강영재 겸임교수는 "냉장고 안에서 잘 자라는 이른바 저온 세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리스테리아균(뇌수막염.유산 유발).바실루스균(설사.구토).여시니아균(급성 위장염.설사) 등 일부 식중독균과 슈도모나스균 등 일부 부패균은 냉장실(5도 이하)에서도 증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곰팡이도 냉장 온도를 거뜬히 견뎌낸다. 냉장고에 오래 넣어둔 채소.닭고기에 곰팡이가 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냉장고에 너무 오래 음식을 보관하지 말고, 냉장고에서 꺼낸 식품도 가능한 한 끓이거나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냉장고 안을 락스 등 세제를 묻힌 행주로 주기적으로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특히 수박.멜론.참외 등 신맛이 없고, 단맛 나는 여름 과일은 전용 세제로 씻어준다.
◆유통기한 집착증은 곤란=소비자가 식품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유통기한이다. 이는 법적으로 판매 가능한 기간을 뜻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유화춘 박사는 "식품의 유통기한만 봐서는 안 되고 괄호 안에 적힌 보관 방법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강조한다.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데도 식품이 상했다면 보관 방법(냉장)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제품에 표시된 대로 보관했다면 유통기한이 하루 이틀 지나도 무방하다.
◆눈.코만으로 식품의 안전성을 판정해선 곤란=부패균과 곰팡이는 식품의 맛과 냄새를 변화시킨다. 따라서 이런 식품을 섭취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식중독균. 식품은 식중독균에 오염돼 있어도 맛.냄새.색깔.조직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실제 식중독 사고는 맛.냄새.색깔.조직이 '괜찮은'식품에 의해 흔히 발생한다. 식품이 상하거나 변질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되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진공 포장하면 장기 저장 가능=흔히 냉장고에 식품을 보관할 때 랩.지퍼가 달린 비닐 봉지.플라스틱 용기 등을 이용한다. 그러나 이보다는 진공 포장을 하는 것이 훨씬 오래 식품을 보전할 수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왕준 박사는 "진공 포장을 하면 공기가 있어야 자라는 세균(호기성 세균)과 곰팡이가 살 수 없게 된다"며 "햄.소고기.돼지고기 등을 진공 포장한 뒤 냉장 보관하면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는(보통 1주 이내 보관) 것에 비해 보관 기간이 1~2주 이상 연장된다"고 말한다.
진공 포장은 미국.유럽.일본.대만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식품 보관법이다. 진공 포장기와 진공 필름만 사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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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리아님, 이 멋진 자료 들은 어디서 다 구해 오시나요? 시원한 냉커피라도 한잔 대접해야 하는데... 좋은자료, 스크랩해가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