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결산 보고서는 이미 완료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관악산 사진과 간단한 글만 올린다.
올라 가면 늘 거치게 되는 이 암반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복장과 장비도 점검했다.
날씨가 맑아 과천국립과학관(왼편)과 하얀 아파트 단지가 잘 내려다 보인다. 올해는 과천 땅값이 제일 많이 올랐다던데...
아직은 투박한 암릉 구간이다.
일명 윤영진 바위. 정면에는 연주사가 수줍은 듯이 살짝 숨어 있고 정상에는 레이더 안테나와 기상관측소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과일로 먹으면서 갈증을 풀던 중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년)의 「올리비아 핫세」이야기가 나왔다.
아르헨티나 출신에 1951년 생이니까 17세 때 출연했는데 당시는 예뻣다고 모두들 칭찬이 자자하다.
고3 때(1973년)는 “Summer Time Killer” 에도 나와, 같은 반의 김영언(제주도)이 아직 그 영화를 안 봤냐고 하도
그러길래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 친구 셋이서 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소설「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둘이 처음 만나서 죽기 전까지 사랑을 나눈 날이 단 5일 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영화는 모르지만 .
< 인용사진 3장 >
오디션 때(1966년) 찍은 흑백사진의 생얼굴을 보면 큰 코에 머리만 길어 그리 대단한 미인이 아니던데 영화에서는
화장술과 전통 의상으로 엎그레이드 되어 있다.
죽음의 미화(美化). 情事보다 情死가 더 보는 사람의 심금(心琴)을 울리나 보다.
죽으니까 이야기 꺼리가 되는 거지 둘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다면 아무런 관심도 흥미도 못 느낄 것이다.
뻔한 스토리는 안 보니까.
그리고 이탈리아를 무대로 한 이 영국 영화는 비극적 사랑 외에 에로티시즘(eroticism, 色情/官能的인 면)이 가미되어
있다. (원작과 달리 흥행을 생각해서겠지만)
젊었을 때 청순했던 그녀의 이미지도 흐르는 세월은 막을수가 없는 모양이다.
공터에서는 오징어, 육포, 치즈를 안주로 고급 고량주와 죠니워커, 바렌타인을 맛 보면서 조촐하게 입석 파티를 열었다.
추운 날 마시는 뜨거운 커피는 얼은 몸까지 녹여 준다.
식후에는 더 이상 오르지 않고 곧 사당역으로 가는 하산길로 접어 들었다. 눈이 쌓였거나 급한 사면(斜面)은 없고
송림과 조화를 이룬 암반과 메마른 흙길이 불규칙하게 이어진다.
숲속의 산과 도시를 배경으로 한 독사진(獨寫眞).
류석현은 15일(화) 휘산회 송년 모임에도 참석해 일주일에 두 번 상경(上京)한 셈이다.
돌산을 파서 만든 콘크리트 벙커가 자주 눈에 띈다.
잡목이 우거진 완만한 경사길을 지나면 다소 가파른 돌계단이 하단까지 연결된다.
평탄한 곳에서 한 컷.
저 푸른 창공(蒼空)을 향하여. 운악산(가평)이 그렇게 좋다고 하니 내년에 꼭 한번 가야겠다.
마당바위에서 찍은 11명의 기념 사진. 돌바닥이 몹시 차다.
양손으로 스틱을 잡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해서 중턱 쯤 내려오자 왼편에 서울대학 캠퍼스가 나타나며 기나긴
내림길도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는 일본인이 그러는데 서울대가 東京大의 本校보다 15배나 크다고 했다.
동경대는 본교(3학년 이상)와 분교(1,2 학년)로 나뉘어 있어 내가 보기에는 서울대가 3-4배 정도 큰 것 같다.
암릉 지대와 흙길을 2시간 이상 걸어 내려오니 번잡한 낙성대역이 나와 곧 송년 회식이 열리는 낙지골로 향해 갔다.
감사패 전달.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환희(歡喜)에 찬 김진순 전 회장.
다 같이 건배.
황정우와 얘기하면서 가끔씩 금성산악회와 함께 가는 방법을 추진해 보았다. 그들은 2번째 토요일이 정기산행이니
4번째 토요일을 번개로 하면 육산회와 합류할 수 있다고 함.
단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 하면 안 좋다!」는 최용의 일침(一針)도 있었고.
그리고 난데 없이 비어(卑語)가 난무해 잠시 분위기가 흐려졌는데 아무리 동기/동창이고 허물 없는 술 좌석이지만
지성인답지 않은 언행은 삼가토록 하자.
과매기에 이어 나온 해물 전골
내용물을 다 건져 먹고 나서는 공기밥 대신 육수를 넣고 칼국수를 끓여서 마무리를 했다.
2차는 치킨뱅이에서 생맥주로 금년 산행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엄호섭 녀석, 등산을 안 하니까 살만 찌는구나!
김현광에게는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 안 가본 산을 많이 선도(先導)하도록 해야 겠다.
유달리 맥주를 좋아하는 진성균과도 5월에 등산 겸 낚시를 가는 걸로 이야기가 되었다.
밤낚시이니까 찬 공기때문에 6-7월에 가도 되고.
분당파 6명은 조태형 차를 타고 죽전 보정동에 있는 Parc de 607 이라는 카페에서 다시 생맥주를 한 잔씩 했다.
제자가 운영하는 집이라 특별석까지 마련해 준다.
이병무는 또 몇 명과 손 운동을 하러 갔다. 이에 신한철이 빠질 리는 없고.
조태형과는 내년에도 명지대 옆의 함박산을 등산한 후 학교 부지(敷地) 적당한 곳에서 숯불 바베큐를 열기로 했다.
후기 : 새 총무가 되었으니 2010 년은 행선지 선정(제일 苦心)과 산행기 쓰기(이틀 고생) 또 새로 갈 산의 예비 답사
등으로 바쁜 한 해가 되겠다.
첫댓글 그 동안 출석율이 제일 좋았던 동천이가 우리 육산회의 총무를 맡았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하며 내년의 활약이 몹시 기대됩니다. 회원 여러분! 신임회장단에 격려와 협조를 합시다.
동천아! 마당바위에서 찍어준 내 독사진이 너무너무 맘에 든다. 고맙다. 그리고 총무 1년과 회장1년의 임기를 산을 좋아하는 동기들을 위하여 애써주신 김진순 회장께 다시한번 감사의 박수를! 그리고 내년 일년동안 수고하여주실 최용 회장과 신동천 총무에게 격려의 박수를! 좋은산으로 잘 이끌어 주시고, 잘참석함으로써 회장단의 노고에 답하겠읍니다.
신동천 신임 총무께서 일찌감치 내년 산행 준비를 세심히 챙기니 기대가 큽니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