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벤츠의 부인 베르타 벤츠(Bertha Benz)는 1888년, 이 차를 대중에 보이는 것을 꺼렸던 남편 칼 벤츠의 완벽주의를 못 견뎌 남편이 잠든 사이, 직접 이 차를 몰고 106km에 달하는 길을 달렸다. 베르타 벤츠는 주행 중 직접 카브레터 청소를 하고 브레이크 라이닝을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랑스인 에밀로저는 이 뉴스를 접하고 칼 벤츠로부터 라이선스와 설계도를 받아 1888년부터 프랑스에서 이 차량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초로 차를 만든 것은 독일인이지만, 최초로 차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인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직접 타본 이 차의 운전은 쉽지 않았다. 운전대처럼 차를 조종할 수 있는 작은 막대와 가속 페달의 역할을 하는 막대, 그리고 브레이크 페달 등을 부지런히 조작해야 했다. 2명이 앉은 상태에서도 달리는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이 차의 최고 속도는 16km/h에 달한다. 통통거리는 소리가 시끄럽지만 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는 느낌이 상쾌하다. 모든 차의 아버지,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했던 바로 그 차를 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도 먹먹해진다.
최초의 차를 만든 칼 벤츠와 최초의 오토바이를 만든 고틀립 다임러가 창업한 회사는 추후 합쳐져 다임러-벤츠라는 자동차회사가 됐다. 그러나 둘은 살아 생전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지금 다임러 AG라는 이름으로 사명이 변경돼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가솔린 엔진에 비해 100년이나 앞섰던 증기 엔진
내연기관 차량에 앞서 증기기관을 이용한 자동차도 있었다. 1771년 프랑스의 니콜라스 조셉 쿠노는 사람이 탈 수 있는 최초의 증기 자동차를 만들었다. 가솔린 내연기관 엔진에 비해 100년이나 앞선 것이다. 18세기 유럽에는 증기기관 차량이 버스로 쓰일 정도로 보급됐지만, 19세기 초 가솔린 엔진의 발명으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