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역자님들에게
그 동안도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희들은 지난 1년 동안 안식년을 은혜가운데 마치고 다시 사역지인 태국 치앙마이로 귀임하였습니다. 겨울 날씨도 별로 춥지 않다던 시애틀의 날씨는 돌아오기전 일주일간의 추위는 저희들로 하여금 4계절의 변화를 인식할 수 있게 하였고 다시 그리던 태국 치앙마이로 돌아와서는 예년의 겨울(?) 날씨답지 않게 어찌나 더웠던지요. 이상기온은 세계 어느 것이나 예외는 없는가 봅니다. 저희는 다시 그레이스 홈으로 돌아와 지난 1년간의 공백을 메우며 2주를 지냈습니다. 그 동안 수고해주신 정종관 나한나 선교사님의 사랑과 헌신 덕분에 아이들이 몰라보게 자랐습니다. 크지않을 것 같던 죤이 무척 컸고, 위치앙의 철이든 모습이 눈에 뜨입니다. 저희들도 깊은 안식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1학기가 1월말인데 이곳과 학기가 달라 어려움이 예상되던 하영이 문제도 잘 해결되어 온 가족이 같이 돌아왔습니다. 자주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편지를 드리는 것마저 여의치가 않습니다. 할 수 있으면 더 자주 소식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선교사 비자를 연장하였습니다.
태국은 불교가 국교이지만 이 세상에서 선교사 비자를 주는 몇 안되는 나라중의 한곳일 것입니다. 선교단체마다 쿼터를 주어 단체에서 쿼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저희도 그레이트 커미션이라는 단체에서 비자를 빌려쓰고 있는데 매년 12월 18일이 비자 갱신일이라 12월은 마음이 분주합니다. 올해에도 돌아오자마자 3일간은 비자와 웍퍼및을 갱신하는 일에 시간을 소일하여야 했습니다. 더우기 여권을 새로 만들다보니 하루종일 이민국에 가서 기다리며 나그네임을 실감하여야 했습니다.
올해의 성탄절 예배는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매년 성탄절에 그레이스 홈을 찾아와 주시는 고마운 선교사님들이 있습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아이들의 소망어린 선물 꾸러미를 들고 손수 만드신 음식들과 피자를 주문하여 풍성한 식탁을 준비하여 오셨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도 초대하였고 법인의 대표이신 복음주의협회의 북부대표였던 타왓 옌짜이 목사님의 설교와 아이들의 찬양, 아이들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들과 함께 오신 선교사님들과 함께 그레이스 홈의 그 동안의 과정을 나누는 시간을 자졌습니다. 오신 선교사님중에는 77세에 단기로 나오셔서 83세가 되신 할머니 단기 선교사님도 계셨고 지금까지 8년째 계속 오신 선교사님 가족들도 있습니다.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분들의 사역위에, 가정위에 주님의 은총이 늘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또 한가지는 저희가 없는 동안에도 이웃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주신 적지 않은 이웃들이 있었음을 인하여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들도 받는 것에 익숙하기 보다는 나누는 삶에 익숙하기를 기도해 봅니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돌아오자 마자 저희가 없는 동안에 그레이스 홈을 돌보던 스텝 가정이 이혼하여 따로 살고 있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적잖은 마음 고생을 하여야 했습니다.아이들을 가르치고 양육하는 것보다 스텝들을 케어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이 훨씬 수월해진 작금의 세태에는 더욱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법인의 이사이신 태국 목사님 두 부부가 석달동안 이들을 도와주기로 하였고 저희도 기도하며 재결합하도록 도와야 하는 책무가 우리에게 남겨졌습니다.
사춘기에 들어선 중3인 수라찻이 보아도 처다보지도 않고 인사도 하지 않고 하여 때로는 우리들의 마음에 극도의 인내를 요구하게 하지만 그래도 그런 아이들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런 단계를 지나 고등학생이 되면 자기를 알고 철이 좀 드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우리들의 삶을 온전히 드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현지인에게서 받은 작은 선물이 우리를 감동하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돌아오자 마자 이사들을 불러 같이 교제하며 스텝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길고도 긴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우리가 일을 처리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던 이사이신 현지인 목회자 부부가 아직도 어린 자신의 아이 둘을 데리고 해질 녘에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그들 손에는 태국에서 만든 초코파이가 한 상자가 들려있었습니다. 우리가 돌아오자 마자 마음 아파하며 힘들게 일을 처리하는 저희들을 보고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주고자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손에 들려진 작지만 귀한 선물을 받아들고 저와 아내는 감격하며 감사했습니다. 얼마만에 현지인에게서 받아보는 선물인지 ? 적은 것이지만 그런 마음을 받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더우기 현지인에게서 마음을 담은 선물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레이스 홈에 새로이 축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축구를 유난히도 좋아하는 태국 사람들인데 그레이스 홈 아이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가 안식년을 가자 자연스레 축구도 중단되었습니다. 안식년중에 만난 선배 목사님이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성탄 선물로 사주셔서 아이들은 축구화를 싣고 기뻐서 축구를 하자고 졸랐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며 감사했습니다. 땀을 흘리면서도 기뻐하는 아이들은 이제 계속 축구를 하자며 졸라댑니다.
사랑을 듬뿍 주셨던 정종관 & 나한나 선교사님이 귀임하셨습니다.
2년 전에 그레이스 홈에 오셔서 저희들이 안식년을 할 수 있도록 그레이스 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주셨던 정종관 나한나 선교사님은 저희들이 사역지에 복귀함에 따라 이제 그레이스 홈의 사역을 접고 휴식과 선교지 정탐을 한 후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두분이 오셔서 그레이스 홈 아이들에게 넉넉한 사랑을 부어주셔서 우리 아이들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웠을 지라도 그분들의 수고와 사랑을 기억하며 아이들도 그런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로 자랄 것입니다. 저희들은 두분이 베풀어주신 사랑과 헌신을 기억하며 주님이 두분 선교사님을 축복하셔서 어느 곳에 가시든지 건강하시도록 그리고 차기 사역에 대한 비젼을 보여주시도록 기도를 쉬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아이들과 더불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별한 변화는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세월이 지나면 아이들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해 또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작은 소망들이 아름답게 열매는 복된 새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