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에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만들어 낸 한국의 현대자동차, 그리고 우수한 기술력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가 바로 그들이다. 한일 양국의 대표 수소연료전지차는 어떻게 만들어져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선발주자 - 현대자동차 투싼ix 퓨얼셀
현대자동차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인 투싼ix 퓨얼셀은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1998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3년 전인 지난 2013년에 처음으로 생산을 개시했다.
투싼ix 퓨얼셀의 등장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일본의 토요타 미라이나 혼다 클레러티 퓨얼셀처럼 전용의 설계가 아닌, 일반 SUV 차량을 바탕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대자동차 투싼ix 퓨얼셀은 바탕이 SUV인만큼, 설계에 충분한 여유가 있다. 이 덕분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위한 공간은 물론, 연료전지 시스템이 실내공간을 침해하는 현상도 억제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투싼ix 퓨얼셀은 경쟁자로 지목된 토요타 미라이나 혼다 클레러티에 비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일반적인 2개의 앞좌석과 1개의 3인승 벤치형 뒷좌석 구성을 지녀, 일반적인 차량과 차이가 없다. 뒷좌석을 접어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투싼ix 퓨얼셀의 큰 장점이다.
이러한 점은 특히, 실내공간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반적인 SUV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시트 포지션 등이 일반적인 자동차와 다르지 않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투싼ix 퓨얼셀을 구동시키는 전기 모터는 129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수소 연료를 담는 가스 탱크는 미국 SAE J2601 기준으로 10분 내외에, 70MPa 충전소 이용 시 3분에 완전충전이 가능하다. 완전 충전 상태에서 주행 가능한 최대 거리는 415km다. 뿐만 아니라, 투싼ix 퓨얼셀은 최근, 독일의 가스 전문 기업인 린데(Linde)사에 세계 최초의 카셰어링을 위한 수소연료전지차로서 제공되어, 무공해 카셰어링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수소 에너지 시대를 위한 일본 대표 자동차기업의 제안 - 토요타 미라이
토요타가 지난 2014년에 내놓은 미라이(Mirai, みらい)는 1992년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20여년의 세월 끝에 양산화가 이루어진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다. 미라이는 일본어로 미래(未來)를 의미한다. 첫 등장은 2013년의 도쿄모터쇼였으나, 정식 출시는 이듬해인 2014년에 이루어져, 발매일 기준으로는 현대차의 투싼ix 퓨얼셀보다 1년 늦다.
현대차의 투싼ix 퓨얼셀이 처음부터 일반 SUV의 넉넉한 설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차라면, 미라이는 그야말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차라고 할 수 있다. 토요타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전반이 일반 자동차와의 접점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백지 상태에서 개발이 진행되었으며, 그렇기에 모든 것을 새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현대차의 투싼ix 퓨얼셀이 일반 양산차의 기골에 맞춰 시스템을 개발했다면, 토요타는 그 반대로 시스템에 맞춰서 기골을 만들어 나간 것이다.
미라이는 기본적으로 승용 세단의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SUV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투싼ix 퓨얼셀에 비해 설계 상의 여유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특히, 뒷좌석의 경우, 일반적인 승용 세단에 두루 사용되는 벤치형 좌석 구조가 아닌, 독립식 2인승 좌석 구조를 지녀, 결과적으로 4인승 구조를 지닌다. 뒷좌석 하부에 2개의 고압 수소 가스 탱크 및 이를 제어하는 기기들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트렁크 공간도 일반적인 자동차들에 비하면 다소 작은 편이다. 이 점은 특히 실내공간을 우선시하는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지적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장점으로 `성능`을 들 수 있다. 미라이를 움직이는 전기 모터는 155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이는 투싼ix 퓨얼셀에 비해 26마력 높은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점은 바로 `효율`이다. 미라이는 완전 충전 상태에서 주행 가능한 최대 거리가 415km인 투싼ix 퓨얼셀을 200km 이상 능가하는, 650km 가량의 최대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토요타 미라이는 현재까지 900여대를 판매하여 구매자에게 인도했으며, 이 중 일본 내수 시장의 판매량은 400대 가량이다. 토요타는 향후 미라이의 생산 및 판매량을 올 해까지 2,000대, 이듬해인 2017년에는 3,000대까지 늘려갈 계획이며, 2020년경 이후에는 글로벌 연간 3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이미 일본 내수시장에서만 2014년 출시 1개월 만에 1,500대를 넘어 섰으며, 2015년 말에는 3,000대 이상의 수주를 받았다고 밝혔다.
글 박병하 기자, 사진 현대자동차, 토요타
차보다 빠른 검색, 모토야! www.motoya.co.kr
모토야는 국내에 출시되고 있는 국산차, 수입차 및 다양한 시승기와 유용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자동차 전문미디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