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된봉
도농역 앞에서 23번 버스를 타고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며 사능리의 한신아파트에서 내려 넓은 단지를 배회하다 열린 철망 문을 통해 이정판이 서있는 능선으로 들어선다.
고즈넉하게 흰 눈을 덮고 있는 생태통로를 건너 뚜렷하게 이어지는 주민들의 산책로를 한동안 따라 올라가면 작은 정자가 나오고 이후 발자국들은 보이지 않는다.
간벌지대에서 잿빛 하늘 아래 솟아있는 불암산과 퇴뫼산을 바라보며 특이한 모습의 연리지를 지나서 널찍한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안부로 내려가니 간이화장실이 있고 인부 두 분이 눈을 치우고 있다가 덕담을 건넨다.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광림교회의 영락동산으로 올라가면 시야가 터져서 뾰족하게 솟은 된봉이 앞에 모습을 보이고 남양주로 이어지는 시계능선이 낮지만 길게 펼쳐진다.
한경직목사의 묘를 지나고 송릉리와 독정리를 잇는 고개를 넘어 발목을 덮는 눈길을 헤치고 올라가니 왼쪽으로 어남이고개에서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잘 보인다.
가파른 눈길에 쭉쭉 미끄러지며 진땀을 흘리고 된봉(432.0m)로 올라가면 글씨 없는 삼각점과 정상석이 서있고 굵어지는 눈발로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능선 들머리
▲ 생태통로
▲ 간벌지대에서 바라본 불암산
▲ 연리지
▲ 영락공원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
▲ 공원에서 바라본 된봉
▲ 된봉 정상
- 천마산
점점 깊어가는 눈에 빼놓고 온 스패츠를 아쉬워하며 호젓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노송들이 서있는 바위지대를 올라가다 생각지도 않았던 멋진 설경에 이런저런 찬사를 늘어놓는다.
봉우리 두개를 거푸 넘어 키 큰 노송 한그루가 눈을 쓰고 서있는 관음봉(566m)으로 올라가니 지형도에 표기 안 된 삼각점(성동426/1994재설)과 정상석이 있고 어남이고개와 호평동쪽으로 뚜렷한 등로가 갈라진다.
흐릿한 백봉과 호평동 일대를 바라보며 막걸리 한 모금씩을 마시고 그치지 않고 내려오는 눈에 즐거워하며 더 뚜렷해진 능선 길을 내려가면 발목 이상으로 눈이 쌓여있어 은근히 걱정이 된다.
반대에서 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치며 된비알로 이어지는 눈길을 지그재그로 올라 477봉을 힘겹게 넘고 눈을 덮고있는 천마산을 바라보며 화장실이 있는 임도로 내려가 수진사쪽의 낯익은 등로와 만난다.
온통 눈꽃을 맺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가파른 능선을 올라 철 난간이 있는 꺽정바위를 휘돌아 넘고 전에 없던 긴 나무계단들을 힘겹게 지나 시야가 확 트이는, 벤치 하나 놓여있는 전망대로 올라간다.
한편의 바위위에 서니 지나온 능선과 오남저수지 쪽이 한눈에 들어오고,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S자 능선이 흰 눈을 쓰고 마치 고산줄기처럼 보이며, 백봉에서 남양주로 이어지는 능선과 호평동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일행 한분을 기다리며 20여분 떨며 서 있다가 능선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멋진 눈꽃들에 감탄하며 등산객들이 모여 있는 천마산(812.4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성동21/1983재설)과 작은 정상석이 반겨주고 송라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관음봉 전의 바위지대
▲ 관음봉 정상
▲ 관음봉 정상의 소나무
▲ 임도에서 바라본 천마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봉과 호평동
▲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남저수지
▲ 천마산 정상
▲ 천마산에서 바라본 송라산
- 송라산
갈림길의 바위 뒤에서 라면을 끓이고 돌배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은 후 반질반질한 등로를 따라 내려가 마치고개 갈림길을 지나서 힘들게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마주친다.
밧줄들이 걸려있는 바위절벽을 조심스레 내려가 그쳤다가 내려오길 반복하는 눈발을 맞으며 오른쪽의 관리사무소로 이어지는 안부를 지나니 길은 조금 흐릿해진다.
바위지대들을 지나서 멋진 선바위 하나가 서있는 암 능으로 올라가면 내려온 천마산과 백봉이 바로 앞에 시원하게 펼쳐지고 북한강변의 문안산도 잘 보인다.
글씨 없는 삼각점이 둔덕에 박혀있는 480.1봉을 지나서 잘나있는 길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트래버스해 2차선 도로가 지나가는 너구내고개로 내려서고 마침 관리사무소 쪽으로 내려오신 중산님과 만난다.
오른쪽의 산행안내도가 서있는 초입에서 눈 밑으로 꽁꽁 얼어붙어 미끄러운 도로를 올라가니 송라산 정상부가 손에 닿을 듯 가깝고 평내동 너머로는 백봉이 멋진 모습을 보인다.
도로를 한동안 따라가다 오른쪽의 나무계단 길로 꺾어져 이정표들을 보며 가파른 능선 길을 지나고 통신소를 만나 오른쪽으로 무인산불시설이 있는 송라산(493.5m)으로 올라가면 태극기 하나만이 바람에 펄럭이고 조망은 가려있다.
바로 옆의 넓은 헬기장으로 올라서니 사방이 트여 지나온 천마산에서 철마산을 지나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쾌하게 펼쳐지고 골프연습장 뒤를 지나 두리봉으로 낮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 선바위
▲ 암능에서 올려다본 천마산
▲ 암 능에서 바라본 송라산
▲ 암 능에서 바라본 마치고개와 백봉
▲ 너구내고개
▲ 초입의 등산로 안내도
▲ 도로에서 바라본 백봉
▲ 송라산 정상
▲ 헬기장에서 바라본 천마산
▲ 헬기장에서 바라본, 천마산에서 철마산을 지나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헬기장에서 바라본 백봉
▲ 헬기장에서 바라본 중앙의 두리봉과 뒤의 화야산줄기
- 두리봉
마석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산길을 따라가다 바로 앞의 봉우리에서 동쪽으로 꺾어 험한 바위지대들을 우회하고 가느다란 밧줄까지 걸려있는 급한 눈길을 서너 번이나 미끄러지며 어렵게 내려간다.
끊임없이 아이젠에 들러붙는 눈덩어리들을 떼어가며 뚝 떨어지다 무덤가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공장들과 골프연습장이 나오고 앞에는 서리산과 축령산이 모습을 보인다.
무덤들을 지나 2차선도로가 지나가는 소래비고개를 건너고 흐릿해진 야산 길을 따라 눈만 수북하게 덮여있는 서낭당고개를 건너니 적막한 산길에 찬바람만이 불어온다.
오늘 따라 무거운 두 다리를 채근하며 힘겹게 무명봉을 넘고 안부에서 두리봉을 바라보며 308봉으로 올라가면 간간이 붙어있던 표지기들은 그냥 송천리 쪽으로 이어진다.
다시 동쪽으로 꺾어 잡목들을 헤치며 임도가 지나가는 학고개를 넘고 가파른 능선 길 따라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 있는 두리봉(369m)으로 올라가 보지만 구덩이만 파여 있고 가지 많은 나무 한그루가 정상임을 알려준다.
▲ 소래비고개
▲ 서낭당고개로 내려가며 바라본 축령산
▲ 308봉 오르며 바라본 두리봉
▲ 학고개
▲ 두리봉 정상
- 대성리역
갈림길에서 북동쪽으로 꺾어 둥근 공터에 납작한 삼각점과 붉은색 방향표시판 하나 서있는 372.7봉으로 올라가니 지나온 천마산 쪽이 아스라하고 북한강 너머로 뾰로봉에서 화야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잘 보인다.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마지막 간식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지나온 길을 약간 되돌아 발자국이 찍혀있던 동쪽 능선으로 들어서면 비전랜드의 표지기들이 촘촘히 걸려있고 등로도뚜렷하다.
밧줄들이 걸려있는 산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간 발자국을 보며 왼쪽으로 꺾어지니 광림비전랜드라는 교회의 넓은 시설물들이 나온다.
유격훈련장 같은 시설물들을 만나고 불 꺼진 건물들과 비어있는 야외수영장들을 지나서 개들만이 짖어대는 정문을 빠져나와 구암리 민가 사이를 걸어 썰렁한 대성리역으로 나간다.
근처의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배를 채우고, 공사 중인 역사에서 순간적인 착각으로 기차를 못 타고는 전기난로 켜져 있는 대합실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50분 뒤의 다른 열차를 기다린다.
눈이 상당히 쌓였을텐데 스패츠를 안가지고 가셨네요. 에구... 저두 이 날 연인산가서 한쪽 스패츠가 고장나서 물로 찌걱거리며 산행을 해 얼마 찝찝하던지요.^^ 송라에서 본 천마산이 웅장합니다. 전에 갔을 땐 가스가 차 잘 안보였거든요. 긴기민가 했는데 나무있는 곳이 두리봉이 맞긴맞군요. ㅎㅎ 12시간에 육박한 긴산행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이쪽코스도 갠찮네요..캐이선배님과 동행하였군요....
차편이 굉장히 좋습니다...
관음봉이 저희집 뒷산인데...설경이 죽입니다. 천마산에 많이 가봤어도 눈이 저리 많이 내린건 첨 봅니다.
저도 이코스로 해서 나중에 함 가봐야겠슴돠....즐감하고 갑니다^^
눈땜시 눈은거웠지만, 제법 빡셨슴돠. 어깨가 뻐근하던데요...산행마치고 젖은옷 입고 차 기다렸더니만, 감기+몸살기가 그래도 주말 한가할때 2탕 뛰어야하는디
아~~ 나도 주말에 2탕 뛰고싶다. 높은산팀 가는 산행은 초장에 러쎌을 많이 하실듯...^^요새 눈 많이 왔잖아요?
젊은사람들 많은디...노인네야 살살 따라가면 되쥬
시작은 홀로 981.1봉 능선으로 가신다면서요?
글타믄 중간에 만나면 일사천리 ㅎㅎ
하나 궁금한게 있는데요...ㅎ 눈산행하면 항상 캐이선배님이 러셀하십니까?........
눈이 상당히 쌓였을텐데 스패츠를 안가지고 가셨네요. 에구... 저두 이 날 연인산가서 한쪽 스패츠가 고장나서 물로 찌걱거리며 산행을 해 얼마 찝찝하던지요.^^ 송라에서 본 천마산이 웅장합니다. 전에 갔을 땐 가스가 차 잘 안보였거든요. 긴기민가 했는데 나무있는 곳이 두리봉이 맞긴맞군요. ㅎㅎ 12시간에 육박한 긴산행 수고하셨습니다.
너구네고개에서 중도하차하여 죄송헸습니다. 저는 2월 15일에 너구네고개- 송라산-동릉(신설구간이라)-송라-소래비고개-두리봉-구암3리 30번버스종점까지 5시간이 걸려 산행완료하였습니다.
선배님 고생하셨슴다...쉬지도 않고 오시느라...담에 또 뵈요. 구벅
고생 많으셨습니다. 눈이 꽤 많아서 그리 쉽지않은 산행이었습니다. 가져오신 돌배주 너무 맛있게 먹었네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마석 뒷산이 송라산이였구만요.눈속에서 만만치않게 걸었네요.
돌배주 맛이 기막혔을텐데 언제 킬문님하고 같이 해보나...
예~~ 돌배주가 향이 무척 좋았습니다. 언제 같이 산행 한번 더 하시지요. 캐이님 돌배주도 좋습니다.^^
설경이 기가 막힙니다. 연락이 없어 정시로 18:48분차로 퇴근했습니다. 제가 기다릴 걸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아닙니다....차타러 올라갔다가 맞은편으로 들어오는줄알고 되내려왔다 차만 놓치고 역에서 50분간 다시 기다려 ㅠㅠ 역무원이 커피까지 타 주시더군요...
ㅎㅎ 다음에나 보지요. 그날 설경은 환상이었습니다. 천마산은 자주 갔어도 그런 장관은 처음 봤어요.^^
햐~~ 저희 집 바로 앞으로 지나가셨네요^^천마산의 설경이 이렇게 좋은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시지요. 언제 한번 뵈야할텐데 토요일에 일을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