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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초음파 검진이 이뤄지고 있는 진료실 모습. 위 그림은 갑상선 기능 이상에 따른 증상들. 온종합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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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주부 최진희 씨는 목에서 혹이 만져지자 갑상선암을 의심하며 병원을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최 씨는 평범한 혹인 갑상선 결절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목이 조금만 부어 오르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혹이 만져지면 갑상선암이 아닐까 지레짐작해 검사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 갑상선 결절일 가능성이 높다. 갑상선 혹의 대부분은 악성이 아닌 양성이며 이 가운데 5∼10% 정도만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다.
■갑상선에 가장 흔한 병은 결절
갑상선에 생기는 병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갑상선암이지만 가장 흔한 병은 갑상선 결절이다. 결절은 흔히 혹이라 불리며 세포가 변이를 일으켜 암세포를 만드는 악성 종양과는 엄연히 구분된다.
갑상선 결절은 전 인구의 50%이상이 가진 흔한 병이다. 대부분 결절은 암이 아닌 단순한 혹이며 특히 결절성 증식증일 확률이 높다. 결절성 증식증은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다. 결절성 증식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요오드의 부족이 꼽힌다.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지 못할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뇌하수체에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자극을 받은 갑상선 세포가 증식해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갑상선 결절, 결절성 증식증이 발생한다. 이때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혹이 너무 커져 음식을 섭취하기 힘들거나 호흡이 힘들 때, 미용상 보기에 좋지 않거나 암과 구별이 힘들 때는 예외적으로 치료나 제거 수술을 받기도 한다. 물론 종양에 해당하는 갑상선 결절도 있다. 대표적인 종양이 여포성 선종이다.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며 암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제거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및 저하증
암을 제외한 갑상선 질환은 대부분 갑상선의 기능 때문에 발생한다. 크게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구분된다.
갑상선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인해 발생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열이 난다. 심하면 안구 돌출이나 심부정맥까지 발생한다. 반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나타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추위를 많이 타고 쉽게 피로하며 몸이 잘 붓는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그레이브스병이 있다. 이 질환의 특징은 안구가 돌출되는 안병증이다. 하지만 전체 환자 중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5% 정도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이 질환은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또는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이라고 불리며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자가면역 질환이란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항체가 원인 없이 자기 몸을 외부의 단백질로 여겨 공격하는 질환이다. 갑상선 세포 안에서 항체가 형성돼 갑상선 세포를 파괴하는 질환이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초기에는 오히려 갑상선 기능 항진증 증상을 보인다. 이것은 갑상선 세포가 파괴되면서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병이 진행되면서 갑상선 세포가 파괴돼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지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한다. 대부분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기능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일단 기능이 저하되면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드물게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림프암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갑상선이 계속 비대해져 호흡과 음식 섭취가 곤란하면 수술을 하기도 한다.
■암 걱정 앞서 정확한 진단을
이처럼 갑상선에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은 갑상선암 외에도 여러 가지이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무증상이 특징이다. 물론 목에 결절이 만져지거나 호흡 곤란, 음식 섭취 곤란,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갑상선암은 아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갑상선암을 의심하고 고가의 검사를 시행하기보다는 가까운 병원의 갑상선 전문의를 찾아 기본적인 혈액검사 등을 먼저 실시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온종합병원 갑상선센터 권수경(내분비내과) 김현열(외과) 과장
▶갑상선이란
갑상선은 목 앞 중앙 '아담의 사과' 또는 '사과뼈'라고 불리는 부위의 바로 밑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