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스토리문학 2016년 겨울호(통권97호) 발표작
피어오르다 외 1편
문영희
숲이 밤처럼 말이 없다
보일 것을 내려놓은 채
생각에 빠져 있다
한 발짝 만지며 안으로 들어간다
절벽 위에 홀로 서있는 여자
흔들고
소리치며
잠든 숲을 깨우는 소리
바위 틈에 숨어 안개를 먹고
달빛 속에 씨 맺는 몸
씨앗으로 바위 속에 집을 짓는다
피어서 오르는 것들은 힘이 있다
계절을 앞질러 꽃망울 펴는
들꽃
핸드백 ‧ 2
받아 넣고 주는 것에 익숙한 하숙집 주인
문턱이 닳아서 삐그덕거린다
오래 묵은 적 없이 드나드는 하숙집 방은
별의 별 이유가 만연하다
브랜드만 찾다가 빼앗긴 여자
윈도우 안에 서 있는 사람의 옷을
벗겨가는 손님
먼 길을 오고 가는 그 사람은
보석 창고 비밀번호를 찾는 중이다
열쇠를 채워둘까
열어둘까 고민 중이다
문영희
전남 완도 출생, 미국 뉴저지 거주
2015년 <시세계> 등단, 붉은작업실 문학교실 회원
뉴욕일보시단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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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발표작
문영희 - 피어오르다 외 1편 / 계간 스토리문학 2016년 겨울호(통권97호)
김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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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02 15:5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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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절벽에 혼로선 여인이 들꽃이였군요 왠지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