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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빛 안에 살면”
나는 지난주에 우리가 드린 찬양 “그의 빛 안에 살면 갈 길 인도하시리”를 처음 접할 때부터 이거 상당히 익숙한 멜로디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더듬어 보니...
오호! 맞다! 바로 그거였다. 찬송가 620장 “여기에 모인 우리 주의 은총 받은 자여라”가 떠올랐다. 두 곡의 앞부분을 서로 비교해 보면,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말이 맞는지 두 곡을 한 번 흥얼거려 보기 바람^^)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우연일까? 아니면, 두 곡의 작곡자들 가운데 어느 누가 원곡자 몰래 차용을 한 걸까?
우연도 아니고, 차용도 아니다. 두 곡의 멜로디와 리듬이 비슷한 이유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두 곡 모두 같은 작곡자 단 비씩(Don Besig)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Don은 스페인식 이름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세르반테스의 작품 <돈 키호테>(Don Quixote),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Don Giovanni) 리하르트 쉬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후안>(Don Juan) 등을 들 수 있다.
하여간, 비씩은 뉴욕 서부에서 근 31년 동안 공립학교의 음악교사로서 일하면서 교회에서 주로 학생 찬양대가 부를 곡을 많이 작곡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의 곡은 난이도가 별로 없이 전반적으로 평이하다는 느낌을 준다. 하여간, 우리가 드린 찬양은 뭐 이런 저런 잡동사니가 들어가지 않은 비교적 담백하고 소박하다는 느낌이 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큰 무리없이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점심식사 후, 오후 연습 때에는 임직식 찬양 연습을 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어 우리의 찬양연습을 뒤로 미루고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임직식 찬양 연습을 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벧엘을 비롯한 다른 찬양대의 대원들 참여는 너무나 저조하여 ‘연합 찬양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지극히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은 할렐루야 찬양대와 시온 찬양대의 김순옥 권사님이 연습에 빠짐없이 참석하셔서 우리에게 큰 귀감이 되었다는 점이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임직식 때 부를 곡이 하이든의 <천지창조> 중 “거문고 들고 피리를 불어”와 베토벤의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 중 “천사의 합창” 등이었는데 연습에 참석하는 인원, 현실적으로 우리가 연습할 수 있는 시간, 임직식 때 있을 여러 많은 순서들 가운데 찬양대에 주어진 시간의 안배,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민원(?) 등 여러 사정과 형편을 감안하여 “천사의 합창”만 하기로 최종 낙찰을 보았단다. 한 곡만 하게 되어 상당히 아쉽지만, 올해에 천지창조 연주 계획이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이제 <교회설립 70주년 기념 지역 찬양제>가 있을 예정이다. 그러면 전 교인이 찬양제 연습에 돌입할 테고, 그에 따라 실질적으로 예루살렘 찬양대가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주일 오전 외에는 없게 된다. 이렇게 시간적으로 찬양 연습시간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일 찬양을 드리는 게 하나님께는 한없이 죄송스럽지만, 주어진 시간만큼이라도 열심히 연습하여 찬양을 드러야겠다. 그래야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이런 사정을 감안해주시고 찬양을 기쁘게 받지 않으실까?
참! 감사한 일이 있다. 소프라노 문복주 대원의 수술 회복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엎었다. 3개월 이상 무균실에 있어야 한다는 광고가 나오기 바쁘게 바로 일반 병실로 옮겼고, 일반 병실에서 잠깐 머무는 듯싶더니 눈 깜짝 할 새도 없이 퇴원하고 말았다. 어허... 아무리 회복이 빠르다고 해도 이렇게 빠르면 되나? 이건 너무 심한 반칙(?)이다.
“어이, 복주 자매! 그렇게 빨리 회복하여 퇴원하면 도대체 그 병원의 의사들은 뭘 먹고 살라고 해야 혀? 아, 그 분들 생각도 좀 해야 할 거 아녀?”
예리 양의 졸업식 때문에 미국 방문을 마친 노형근, 노미경 집사님이 귀국하여 그동안 찬양대의 비어있던 자리가 다시 채워졌나 싶었는데 베이스의 이성인 대원이 회사일 때문에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오호 통재라! 완전 베이스의 에이스였는데... 도대체 그 빈 자리를 누가 메꾸게 될라나?
올해는 베이스 파트에게 아주 잔인한 한 해가 되는 모양인가보다... (아래는 작곡자 Don Besi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