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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후덕한 눈썹미인 북백두대간에 솟은 대미산(大美山)은 제천시 덕산면과 문경시 동로면의 경계를 이룬다. 산 아래로 바로 90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경상도 문경 땅 중평 리에서는 1시간 30분이면 대미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충청도 제천 땅 월악리에서 대미산은 가장 남쪽 끝자락, 길이 끝나는 곳에 있는지라 꼭대기 오르는 데만 해도 네 시간은 족히 걸린다. 제천 땅에서 대미산 오르는 길은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용하구곡 관폭대 주차장이 들머리다. 용하구곡은 월악산 국립공원사무소에서 2003년 1월부터 2005년 말까지 용하수에서 강서대까지를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 묶어 놓았기 때문이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특별한 경우 이 지역을 통과해서 대미산에 오르려면 월악산국립공원사무소측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용하수 휴게소 앞마당에 차를 세워놓고 관폭대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계곡의 널찍한 암반에 접어들기 전 왼쪽 숲속으로 길이 나 있다. 이곳을 산행 들머리로 잡는다.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가파른 지릉을 타고 오른다. 주변에는 며느리밥풀 꽃이며 구절초가 무성하게 피어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간간이 메밀봉(840m)이 보이기도 한다. 40여분 오르면 문수봉 전망이 좋은 능선에 접어들고 소나무와 바위가 솟아 있는 길을 지난다. 7분쯤 급경사 오름길을 지나 5분 더 가면 소나무 가지에 꾀꼬리봉 표지판이 달려 있다. 그러나 이곳은 해발 고도가 709미터로 지도상에 표기된 꾀꼬리봉(655.4m)과는 차이가 나며, 실제 위치도 전혀 다르다. 여기서 30~40미터 더 가서 바위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꾀꼬리 봉이 건너다보이고 그 뒤로 멀리 문수봉이 보인다. 꾀꼬리 봉까지 다녀오려면 30분은 족히 걸린다. 문수봉 왼쪽으로 매두막과 하설산이 형제처럼 나란히 솟아 있다. 펑퍼짐한 매두막에 비해서 문수봉은 제법 뾰족하게 솟아 있으며, 이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백두대간으로 향하는 능선길에는 지난 번 태풍 때 쓰러진 나무들이 많은데 어떤 소나무는 쓰러진 채로 살아 있어 아직 솔잎이 푸르다. 능선 왼쪽으로는 멀리 용하구곡이 내려다 보이는데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상처난 속살처럼 드러나 있다. 꾀꼬리봉이 보이는 지점에서 한 시간 여 능선길을 따르면 887봉 지나 866.2봉에 이른다. 887봉에서 왼쪽으로 난 갈림길이 있는데 용하구곡 활래담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866.2봉은 오른쪽 길을 택해서 오른다. 866.2봉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나면 길은 대체로 7~8부 능선을 지나며 바위와 잡목이 많은 편이다. 이 길에서는 멀리 대미산과 월악산이 보이는 전망 좋은 바위를 지난다. 여기서 30분 더 가면 능선 마루금으로 올라서며 비교적 완만해서 걷기 편하다. 그러나 돌이 많이 깔린 길은 경사가 서서히 급해지고 점차 이끼 낀 돌이 많이 보인다. 15분쯤 더 가면 드디어 백두대간과 만나는 1032봉이 나온다. 1032봉에서 대미산까지는 약 4킬로미터. 중간에 1034봉과 1062.4봉, 부리기재(900m)를 지나는데 2시간쯤 걸린다. 여태껏 올라온 능선 길에 비하면 완만하고 편해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속도가 난다. 삼각점이 있는 1062.4봉까지는 30분쯤 걸린다. 여기서 대간 마루금 따라 안부를 한 군데 지나고 부리기재까지 20여분 걸린다. 부리기재를 알리는 말뚝이 서 있는데 그 뒤로 수풀 속에 이정표가 쓰러진 채 방치되어 있다. 부리기재에서는 남쪽 길을 택하면 문경 중평리 대성교로 내려서며 1시간 걸린다. 북쪽으로는 길이 두 갈래다. 용하구곡은 오른쪽 길을 택해서 사부능선길을 따르다 계곡으로 내려선다. 대미산은 부리기재에서 왕복 1시간 10분 걸린다. 대미산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황장산과 멀리 도락산, 소백산이 보인다. 제천 쪽은 키 큰 나무가 무성해 조망할 수 없다. 부리기재에서 10여분 내려가면 무덤을 지나며 7~8분 더 가면 심마니 모둠터가 나온다. 온돌까지 설치해 놓은 비닐하우스로 4~5인이 눕기에 적합한 크기다. 한쪽에는 돌로 제단까지 마련해 놓았으며 최근까지도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주변에 생활 쓰레기가 널려 있는데다가 퉁퉁 불은 라면을 계곡 물가에 버려 놓아서 산삼과 심마니에 대한 좋은 인상이 여지없이 구겨진다. 용하구곡의 가장 높은 수원지에서부터 이렇게 물을 오염시키고 있으니 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계곡으로 접어들면서 물소리가 시원하고 군데군데 이깔나무 숲을 지난다. 이러한 인공 조림지역은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며 살던 곳이라 보면 정확하다. 부리기재를 출발해서 약 1시간쯤이면 강서대와 활래담에 이른다. 강서대는 계곡 오른쪽 절벽에 책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바위를 말하며, 활래담은 강서대 바로 아래쪽 계곡에 있다. 널찍한 바위 아래로 깊은 소가 있으며 와폭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곳이다. 활래담에서 길 따라 3~4분 더 내려가면 수용담 안내판이 나온다. 그러나 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계곡으로 내려가야 수용담의 진면목을 대할 수 있다. 예로부터 이곳에서 목욕재계하고 기도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이 전한다. 수용담에서 선미대까지는 홍수 피해로 길이 여러 군데 끊어져서 물을 여러 차례 건넌다. 특히 선미대를 지나면서 문수봉에서 내린 계곡과 합류하는 지점 일대는 2001년 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나서 약 삼십 여 미터 폭으로 큰 바윗돌들이 1킬로미터쯤 되는 구간에 걸쳐 널려 있다. 이곳을 지나 청벽대까지는 약 20분 걸린다. 청벽대 부근에서는 매두막에서 내리는 계곡이 합류한다. 청벽대에서 용하수까지는 20분쯤 걸리며 자동차는 이 곳 마을까지 들어올 수 있다. 대미산 산행의 즐거움은 하설산, 매두막, 문수봉과 아울러 꾀꼬리봉, 메밀봉 등 주변 산을 조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백두대간 마루금을 조금이나마 밟아볼 수 있다는 것 또한 대미산 산행에서 맛볼 수 있는 기쁨이다. 하산 길에는 용하구곡을 섭렵할 수 있지만 이곳은 자연휴식년제 구간이기 때문에 2005년 말 이전까지는 사전에 국립공원사무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용하선대 부근에서 출발하여 꾀꼬리 봉에 올랐다가 선미대나 청벽대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지도에 따라서는 887봉을 꾀꼬리 봉으로 표기한 것도 있으나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분명히 655.4봉을 꾀꼬리 봉이라 정하고 있다. 부리기재에서는 북쪽으로 하산길이 두 개가 있다. 왼쪽으로 난 길은 8부능선을 따르며 너덜지대를 통과하는데 백두대간 마루금상에 솟아 있는 1032봉 지릉으로 이어진다. 용하구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대미산으로 붙어 있는 오른쪽을 택해야 한다. 대미산 산행은 휴식과 점심시간을 포함, 총 10시간은 잡아야 넉넉하다. 따라서 당일 산행 코스로 여유 있게 마치려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유리하다. 하산 시간이 늦어질 경우에 대비해서 헤드랜턴과 행동 식을 충분히 준비한다. 또 핸드폰은 통화를 하지 않을 경우 전원을 꺼두는 게 좋다. 대미산 지역 일대에서는 통화가 안 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전원을 허비해서 방전되기 때문에 정작 긴요할 때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폭우 등으로 인해 용하구곡으로 내려갈 수 없을 경우 부리기재나 대미산에서 문경 중평리나 생달리 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1시간 남짓이면 901번 지방도에 내려설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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