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전기버스 활성화 이전에
비상시 신속한 대응체계 수립이 먼저다
- 배터리 화재 시 진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소화기의 법적, 인증 기준을 속히 마련하라
- 전기버스 생산 및 관리를 공적 영역에서 분류하여 정부가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전기, 수소 버스의 활성화를 논하기 전에 비상시 신속하며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안전관리 대책 수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지난 8월 14일 수원시 서부공영차고지에서 주차 중이던 경진여객 소속 2층 전기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약 3시간 만에 진화되었는데 최초 발화지점은 배터리였다. 그나마 운행 중이 아닌, 주차한 상태로 발생하여 인명피해는 없었기에 다행이지만, 경기도가 연간 50대씩 확대를 예고한 상황에서 전기버스 화재나 기타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안전관리 체계가 법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지금처럼 대책 수립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제2, 제3의 유사 사고는 얼마든 재발할 수 있다.
비단 이번을 포함하여 전기차 화재는 처음이 아니다. 인천시 모 아파트 내 지하주차장 충전기 화재사고, 안양시에서도 차고지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버스에서 불이 났고 청주시에서도 수소 연료를 충전하던 버스가 폭발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는데 지역과 상황은 제각각이라도 공통된 원인은 리튬 배터리의 결함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리튬은 화재 발생 시 ‘열 폭주 현상’으로 온도가 기하급수로 상승하여 일반 소화장치로는 진압이 쉽지 않아 대형 수조에 배터리 본체를 담가야 하는데, 이번 역시 차체 절단 후 배터리를 떼어내서 수조에 담갔기에 진화할 수 있었다. 그나마 차고지 안에서 발생한 게 다행이었지 반대로 승객이 내부에 머문 상태로 3시간을 소요하면서 진압하는 것은 불가하기에 때와 장소 관계없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이에 해당 사안을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로 전기버스 배터리 화재 시 빠르게 진압할 수 있는 전용 소화기에 대한 법적, 인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버스를 타면 맨 앞 좌석에 화재 시 진압할 수 있는 전용 소화기가 일반 소화기와 함께 비치되었지만, 인명 대피 시간을 확보하는 것에만 그칠 뿐 모듈 형태로 견고하게 설치된 버스엔 소화액이 침투하지 못하여 효과가 미비하다. 오히려 잘못 진압하면 큰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피해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핵심인데, 전문가들조차 입장이 나뉘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차원으로 정해진 인증 기준이 없다는 것을 실토하는 셈이나 다름없다.
둘째는 제조사에서 버스회사에 정비를 포함한 배터리 사항에 대해 기술 유출 우려를 핑계로 공유하지 않기에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서대문 전기버스 사고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화재가 발생한 차종은 ‘일렉시티 더블데커’로 현대자동차가 제작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2층 전기버스는 현대가 독점한다. 관련하여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자동차 산업 중 상용차 유형에 속하는 버스는 다른 자동차와 달리 공적 성격이 뚜렷하므로 모달쉬프트를 구축함은 물론, 정부가 생산 및 관리에 직접 개입할 수 있어야 노동자나 이용자 모두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경진여객에서 발생한 화재 또한 출고된 지 고작 2년이 안 된 시점에서 결함이 발생한 만큼 제조사의 행태는 곧 운수업체 차원에서 신속한 정비를 할 수 없게끔 발목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으며, 추후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사업장 내부에서 초기 진화를 통해 피해를 차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대응체제, 예를 들어 충전기 혹은 배터리 점검 규칙을 국토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전기, 수소 버스들이 국가적으로 활성화되면서 한때 친환경으로 인정받은 CNG 등 내연기관 차량의 단산이 늘어나고 있으며, 내년엔 광역버스에도 수소/전기 광역형 저상버스 의무화가 예정되어있다. 당연히 그에 따른 충전 인프라도 꾸준히 구축해야겠지만, 활성화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는 체계적이고 신속한 안전 대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화재 진압에서 기본에 속하는 전용 소화기의 인증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은 곧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때 같은 원인으로 피해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요. 현장 종사자들과 이용 승객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기에 전기버스 배터리와 충전 인프라에 대한 안전 대책 수립이 함께 가야지만, 공공교통 체계가 기후문제에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공공교통네트워크는 모두에게 안전한 버스체계를 확립하는 그날까지 이번 사례를 포함하여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비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끝]
[참고] 전기버스 내부에 비치된 '리튬배터리전용 소화기'
2026년 8월 26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