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재보궐선거...5곳 확정, 4개 선거구 확정 유력시
- 민주당 공천 결과에 따라 인천 계양 등 최대 3곳 추가
- 재보궐선거, 이재명-안철수 빅매치 성사 여부에 ‘들썩’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총선 축소판’으로 몸집을 불려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지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여야 포지션이 역전되는 만큼, 여소야대 국면을 어떻게 활용·극복할지에 초점이 맞춰진 탓이다. 이에 최소 5개, 최대 10개 지역구에서 재보선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선 못지않게 판이 커지고 있다. 여야 베테랑급 현역 의원들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실시되는 광역단체장 후보로 차출되면서 생긴 공석을 거물급 인사들이 채울 것이란 하마평이 돌면서다. 특히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갑은 전임 경기지사인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보선 흥행지수도 격상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방선거 차출로 공석이 되는 지역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정치권에 따르면 4월 29일 현재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확정된 지역구는 총 5곳이다. 17개 광역단체장 공천을 마무리한 국민의힘에선 4곳의 국회의원 지역구가 보궐선거 지역으로 확정됐다. 경기 성남 분당갑(김은혜 의원·경기지사 후보), 대구 수성을(홍준표 의원·대구시장 후보), 충남 보령·서천(김태흠 의원·충남지사 후보), 경남 창원의창(박완수 의원·경남지사 후보) 등이다.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직속 대변인 직을 내려놓고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른바 윤심(尹心, 윤석열의 의중) 후광을 업은 김 의원은 지난 4월 22일 당내 후보 경선에서 4선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공천되는 기염을 토했다. 김태흠 의원은 윤 당선인과 당 지도부의 권유로 원내대표 경선에서 충남지사 선거로 노선을 바꿨다.
민주당에선 이광재 의원이 강원지사 후보로 낙점되면서 강원 원주갑의 재보선이 확정됐다. 이에 민주당 소속 원창묵 전 원주시장과 국민의힘 박정하 원주갑지역당협위원장이 ‘금배지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 광역단체장 공천 결과에 따라 보궐선거 지역구가 최대 3곳까지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을 놓고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인천 계양을)와 김진애 전 의원이 경선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송 전 대표 독주 체제인 만큼 인천 계양을의 재보선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전북지사, 제주지사 당내 경선에 나선 안호영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과 오영훈 의원(제주을)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재보선 2개 지역구가 추가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상직 무소속 의원(전북 전주을)의 대법원 확정 판결로 당선 무효가 결정되면 재보궐선거구가 추가될 수 있다. 현재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에 500억 원대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 1월 26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보궐, 이재명-안철수 빅매치 성사 여부에 ‘들썩’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의 빈자리를 놓고 최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거론되면서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출마설’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이 고문 등판이 현실화할 경우 대권주자인 안 위원장이 맞대응 카드로 적격이라는 시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에 6.1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거룡(巨龍)들의 빅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경기 성남 분당갑이 보궐선거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0선’인 이 고문이 연고가 깊은 성남 분당갑 출마로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 정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 고문과 친분이 두터운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선 캠프 시절부터 가까웠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고문에게) 재보궐 출마 권유가 있었다”며 “(이 고문) 본인도 여러모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 대선 이후 정계 복귀는 아무래도 신중함이 요구되는 사안이지만, 중대 기로를 앞둔 민주당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친이재명계 핵심 의원들이 사석이나 문자, 전화 등 다양한 채널로 수차례에 걸쳐 보궐선거 출마를 권했지만 이 고문이 여전히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실제로 당내에선 현재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고 있는 ‘전임 경기지사’ 이 고문에게 6월 재보선이 시의적절한 등판 무대로 보는 시각이 적잖다. 이에 이 고문이 현역 의원으로 8월 전당대회까지 직행하는 당권 도전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고문이 고심 끝에 재보선에 나서게 되면 민주당 전략공천은 필연적이라는 평가다. 성남 분당갑과 더불어 송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도 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 고문이 대선 패배 후유증 등으로 조기 등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8월 민주당 전대가 분수령이라는 시각도 엄존한다.
‘이재명 보궐선거 등판설’이 확산하자, 국민의힘에선 같은 대권주자 반열에 있는 안철수 위원장을 분당갑 후보로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고문이 분당갑 보궐에 나서게 되면 국민의힘으로선 안 위원장 외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인식에서다. 게다가 안 위원장이 설립한 ‘안랩’이 본사를 성남시 분당에 두고 있다는 점도 안철수 출마론을 부추기는 요소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이재명 전 지사가 대선 패장의 잠행 룰을 깨고 재보궐이나 지방선거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그렇다고 재보궐 지역을 무주공산으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나. 만약 이 전 지사가 분당갑 보궐에 나오면 그야말로 무혈입성이다. 안철수급이 아니면 당장 이재명 전 지사에 대항할 만한 주자가 없는데, 지방선거 여파나 재보선 라인업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안 위원장은 당 차원에서 적극 고려해 볼 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과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룬 정권교체 공신(功臣)이자 중도보수 대권주자다. 대선 이후엔 정권 이양 총책을 맡아 차기 정부의 국정 밑그림을 그렸다. 정치적 무게감에서 이 고문과 동일선상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안 위원장이 공동정부의 핵심 퍼즐로서 갖는 상징성도 강점이다.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안 위원장 입장에서도 6.1 보궐선거 출마가 원내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소수정당 출신에 원외 신분인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 현역 의원 타이틀을 달며 원내 진출로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한시직인 인수위원장을 내려놓고 나면 안 위원장의 존재감이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재보선 출마가 복당 후 정치 공백을 메울 가교가 될 수 있다.
안 위원장은 “우선 제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럼에도 이 고문이 ‘금배지 도전’을 결심하거나 당의 추대가 있다면 안 위원장도 6.1 재보선 출마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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