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문화예술상 수상 소감(윤삼현)]
창작혼을 달구고 그 불꽃을 높여가리
빛고을 광주는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이자 맛의 도시로 여러모로 빛나는 도시입니다만 문학으로도 위대한 도시입니다.
일찍이 근대문학 형성기에 송정리 출신인 용아 박용철 시인이 시인으로, 문학평론가로, 번역가로, 극 예술 연구자로 활동하며 문향으로서의 기틀을 견고히 마련하였습니다. 1930년 <시문학>지 발간을 주도하여 당시 경향파 리얼리즘 문학, 김기림으로 대표되는 모더니즘 문학과 차별화되는 순수문학이라는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김영랑, 정지용 등과 시문학파를 형성함으로써 한국문학사의 굵직한 좌표를 찍은 시인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제가 어린 날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가끔 사직공원에 가서 백일장도 참여하고, 기상대도 견학하고 했었는데, 공원에는 박용철 시인의 <떠나가는 배> 시비와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비를 만날 수 있었고, 어린이들이 손을 잡고 원을 도는 조형물로 어린이 헌장 탑이 있어서 강렬한 기억으로 마음에 새겨지곤 했습니다. 그 때마다 어린 마음에 시심과 동심을 달굴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어린 날의 문학적 인연이 오늘 박용철 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한 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보유한 긍지 높은 문화국가가 되었습니다. 저는 모교인 광주고등학교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광고문학상백일장>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수장자들에게 강조해왔습니다. 노벨문학상의 원대한 꿈을 품고 창작의 밭을 일구는 문학도로 성장해달라고 격려해왔습니다. 이들 중에서 제2, 제3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벨문학상 뿐만 아니라 제가 주 장르로 삼고 있는 아동문학을 보더라도 아동문학의 노벨상인 <안데르센문학상>, ‘말괄량이 삐삐’를 쓴 스웨덴의 <린드그렌상>,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 린다 수박이 수상한 미국의 <뉴베리상> 등이 있습니다. 문학의 도시 광주 정신의 DNA를 수혈받고 자란 후진들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큰 시점입니다. 세계 유수의 문학상 수상자가 우리 광주에서 속속 배출되길 꿈꾸어봅니다.
문학 창작과 수용은 결국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입니다. 인간의 가치 지향적 행위입니다. 문학의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태도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경험, 지식 등을 동원하여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공감과 자각과 즐거움을 통해 삶을 고양하고, 공동체의 바른 가치를 넓혀 나가는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도 신명을 바쳐 꾸준히 창작혼을 달구고 그 불꽃을 높여가겠습니다. 유쾌한 고통의 글쓰기 여행을 펼쳐가리라 다짐합니다. 독자와 함께 라피끄가 되어 동행할 것입니다.
이 상을 마련해주신 광주광역시와 심사위원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