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결론이 나지 않거나 심심할 때면 하던 가위바위보...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공통된 놀이문화를 하나 꼽으라면 가위바위보가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가위바위보가 새로운 문화현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부를 둔 세계가위바위보협회가 지난 2002년 가위바위보 세계선수권대회를
출범시킨 후 세계 곳곳에서 가위바위보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가위바위보는 중국의 란쩐펑이라는 놀이에서 시작됩니다.
중국 성인들이 술집에서 심심풀이로 하던 놀이던 란쩐펑이 아이들에게도 전파되었고
이것이 일본에 들어가 짱껨뽀가 되었고 다시 일제 때 우리나라에 들어와 중장년층의
기억속에는 아직도 짱껨뽀가 남아있죠...
이를 고 윤석중 선생이 순수우리말로 고친거지요.
가위는 보를 자르고, 보는 바위를 싸안으며, 바위는 가위를 이긴다...
상극 논리를 보여주는 놀이의 명칭을 우리의 정서에 가장 친숙한 사물인 가위바위보로
정한 것은 참으로 적절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고로 묵찌빠는 일본 군국주의의 산물로 일본 아이들이 세계 제 2차대전 때 묵은 전함,
찌는 격파, 빠는 침몰로 정해 놀던 놀이가 전해져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가위바위보가 인도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가위는 쥐, 바위는 호랑이,보는 코끼리를 의미하는데
쥐는 코끼리를, 코끼리는 호랑이를, 호랑이는 쥐를 이길 수 있다는거죠.
이처럼 가위바위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워낙 고전놀이다 보니
사람마다 시각이 틀린가 봅니다.
한 번에 그치는 수도 있고 ‘삼세판’이라고해서 세 번해서 승부를 가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위바위보에도 전략이 중요한지...아니면 확률게임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가위바위보의 매력만큼은 분명합니다.
얼마 전 어느 아버지와 아들의 가위바위보에 얽힌 글을 읽고
얼마나 가슴이 찡했는지 모릅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위바위보를 해서 아들이 이기면 원하는 것을 다 사준다고 약속했습니다.
아들은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아들은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고 가지고 싶은 장난감,
먹고 싶은 음식을 얻을 수 있는 가위바위보는 더없는 낙이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아버지도 역시 기뻐하고...
어린 아들은 아버지가 일부러 져 준 것을 알지를 못합니다.
오직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아들...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없어 조막손으로 태어나 오직 주먹밖에 낼 수가 없습니다.
언제까지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계속 지고 싶어합니다.
주먹밖에 낼 줄 모른다는 것을 아들이 알아차릴 때까지 아버지는 또 계속 져 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이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오지 않기를 또 간절히 바라고 있겠죠...
가위바위보로 계단 오르기는 가장 정겹고 재밌는 놀이중의 하나죠.
어릴 때는 아빠엄마랑...좀 자라서는 친구끼리...
커서는 사랑하는 남녀가...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아이들이랑..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이길 수 있고 또 정말 질수도 있는 내가 정말 행복합니다...
글을 마치면서 막내 딸래미랑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막내 딸래미가 이겼습니다
"앗싸~아" 깡총 뛰면서 좋아하는 막내 딸래미에게 한 번 더 하자고 했습니다.
잠시 생각하던 막내 딸래미...예상 밖(?) 승리의 감흥을 그대로 만끽하고 싶었나봅니다.
"싫어~ 내가 이겼지롱~"하고 좋아하더니
"엄마~ 내가 아빠 이겼어~"라고 거실로 소리 지르면서 나가버리는군요...
"도윤아~ 삼세판은 해야지~" 우~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