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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의 강릉 280랠리
다섯 번째 280랠리에의 도전입니다
평창 첫출전 280랠리에서 운두령에서 포기
그 뒤 청양, 춘천, 문경 대회를 차례로 완주하였습니다.
달릴때마다 느끼지만 두바퀴와 함께 대 자연 속을 달리는 랠리..
참 행복하고 설레인답니다.
이번에는 좀 더 다른 목표를 가지고 도전해보았습니다.
나만의 목표.. “24시간 내의 완주”가 목표였습니다.
6월 초에 연휴를 이용하여 1차례의 답사를 하여 코스의 특성을 파악하였습니다.
이후 다른 답사 내용을 면밀히 조사해보고 나만의 타임스케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122km 지점까지 8시간 누적 8시간 도착시간 낮 12시
146km 지점까지 3시간 누적 11시간 도착시간 오후 3시
162km 지점까지 3시간 누적 14시간 도착시간 오후 7시
235km 지점까지 5시간 누적 19시간 도착시간 밤 11시
280km 지점까지 5시간 누적 24시간 도착시간 새벽 4시 도착
이 스케줄에 따를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문경랠리에서 예상 밖으로 선두로 나서면서..
나와 더불어 지원조까지 혼돈 속으로 빠뜨린 경험이 있답니다.
이번에는 지원조에게 122km 지점 점심까지만 지원해 달라고 하고.
대학생 아들에게 후반부 2번의 전담지원을 요청했습니다.
146km 대관령슈퍼에서는 사먹고..
162km 닭목령쉼터, 235km 망덕교 전담지원입니다.
새벽 4시...
이제 랠리는 시작되었습니다.
수많은 참가자들 사이의 뒤쪽에서 출발하여 서서히 속도를 높여 나아갑니다.
전반부 답사를 하지 못해서 타임 스케줄에 맞출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첫 번째 싱글에서 끌바 잘하시는 분 뒤를 무리해서 따라갔더니 무릅이 시큰거립니다.
험난한 싱글길을 뒤로 하고 랠리를 계속 해나갑니다.
이제 상당히 선두권으로 나온 듯합니다.
88km 지점에서 첫 번째 지원
시원한 국에 밥 한공기 말아 먹고 물을 챙기고 내달립니다.
같이 가기로 했던 팀동료는 약간 뒤처지기 시작합니다.
목표를 위해서는 같이가기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내 앞으로 약 5명 지나간 것으로 판단됩니다.
무리하지 않게 패이스를 조절하며 계속 달립니다.
신왕저수지를 넘어 운계봉에 접어들 무렵..
더운날씨 때문인지 물이 떨어졌습니다.
달리면서 나의 위치를 밴드에 남깁니다.
예상보다 빨라진 속도 때문에 운계봉 너머에서의..
지원이 불확실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오빠 달려~” 라는 바닥표시를 보며 신나게 달려 도착한 122km 지점..
두리번거려보지만 지원조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대관령으로 오르기는 무리입니다.
잠시 머뭇거리다..
다른 팀의 지원조인 듯 한 분께 물을 부탁하여 물백을 채우고..
감사인사하고 출발합니다.
막 출발 하는데..
우리팀 지원조가 위쪽에서 짐을 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다시 국에 밥 말아 후루룩 먹고 출발합니다.
시간은 11시 35분.. 예상한 타임 스케줄보다 빠릅니다.
이제 기니긴 업힐과 싱글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기막 임도 중반쯤 올라가는데..
작년에 1위하신 우상민(우상현)님이 쉬고 있습니다.
오버패이스하신 듯 합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
“앞에 2명 있어요”라는 답변을 들으며 인사하고 지나갑니다.
아마 이제 내가 3번째 주자인가 봅니다.
다시 사기막임도 후반부에 가니..
다른 한 분이 힘겹게 올라가고 있어 다시 인사하고 추월하며 갑니다.
순위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두 번째 주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대공산성 싱글 입구에 280랠리 관계자가 있고..
레드불협찬이 있나봅니다.
사진찍고 사인하고 시원한 음료한잔 받아먹고 힘차게 대공산성 싱글길을 오릅니다.
내려오는 등산객이 내가 2위라고 추켜 세워줍니다.
더불어 1위와의 차이를 시시각각 알려줍니다.
15분 차이라고 합니다.
랠리는 나만의 목표에 충실하면 되는데..
묘하게 첫 번째 주자 얼굴을 한번 보고 싶어집니다.
이제 추격에 들어가 봅니다.
희미한 바퀴자국 하나가 보이고...
개울 건너면 물이 묻은 바퀴자국이 거리를 가늠케 합니다.
뭔가 사냥꾼이라도 된 기분입니다.
선자령에서 바뀐 싱글길이 난이도가 더 높아져 시간 오버를 우려했지만
대관령 슈퍼에 오니 오후 2시45분으로 타임스케줄 안쪽입니다.
슈퍼에서 커피와 음료 물을 보충하고 떠납니다.
주인분이 참외까지 깍아주며 응원해 줍니다.
고속도로기념비에서 밴드에 싱글길이 바뀌어 표식 잘 보라고...
문자남긴 시각이 2시 59분..
이제 능경봉과 고루포기 싱글을 멜바, 끌바, 타기를 반복하며 나아갑니다.
중간의 등산객은 첫 번째 주자와 30분정도 차이라고 알려줍니다.
아마 첫 번째 주자는 먹지도 않고 달렸나봅니다.
고루포기 체크포인트를 지날 때 오후 6시정도 되었답니다.
시간절약을 위해 닭목령 쉼터에 있는 아들을 코스로 불러 지원해 달라고 할려다가..
나의 목표인 타임 스케줄상 24시간내 완주는 거의 확실해보였답니다.
숙소인 쉼터에서 샤워하고 밥 두공기에 고기까지 먹고 옷 갈아입고 출발합니다.
야간라이딩을 위한 충분한 휴식과 에너지를 보충했답니다.
이제 만반의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오후 6시 30분쯤 닭목령코스로 복귀하여 달리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봤던 겨울님이란 분이 있어 같이 이야기하며 라이딩 합니다.
밥을 많이 먹어서 속이 좀 거북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듯 합니다.
그리고 야간라이딩을 주로해서 밤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온답니다.
체크포인트에서 뒤에 오시는 6111번 김팔용님을 만남니다.
만나서 영광이라고 악수하고 몇마디 인사말을 하고 출발합니다.
이제 4명이 이야기하며 갑니다.
잠시 쉬는 틈에
“먼저 가고 있을께요” 하며 천천히 진행하는데..
갑자기 피슝~ 하는 소리가 나며 타이어가 주저 앉아버립니다.
튜브리스인데.. 방심한 틈에 옆구리가 찍혔나봅니다.
김팔용님과 겨울님 그리고 다른 한 분까지 다들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신다고..
튜브 넣을려고 하는데..
튜브리스 구찌?가 빠지지가 않습니다.
아무리해도 뺄수가 없었답니다.
뺀찌 같은게 있어야 하는데.. 가지고 다니는 분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먼저 가십시오~”
“잊지 못할 랠리의 추억을 갖게 되셨군요”
하시며 멀어져 갑니다.
이제 혼자입니다.
산속이라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문자도 잘 안되더라구요..
위치확인도 안되고..
가까스로 지원조에 문자를 남기고 대책을 세워 보았지만 방법이 없더라구요..
터벅터벅 걷다가 너무나 기나긴 임도 인지라 펑크난 자전거를 그냥 타고
밤 12시가 넘어 삽당령에 도착..
걱정하는 아들에게 픽업을 요청하여 강릉으로 왔답니다.
280랠리는 인생과도 같은 랠리입니다.
수많은 변수들이 있고 그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찐한 추억하나 간직한 체 서산으로 돌아왔답니다.
완주하신 분들 축하드리고..
모르는 저에게 도움을 주실려고 하셨던 김팔용님과 다른 라이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다들 잘 완주하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지원해 주신 지원조,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멋진 랠리 추진해 주신 280랠리관계자 분들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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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기..잘보았습니다..저도언젠가는 도전해 보고싶어여..팻바로요..ㅎㅎ
ㅋㅋㅋ
한번 해보셔요~
목표가 있는 삶은 행복하답니다~
김팔용님과 달리셨다니 슈렉님도 역시나 괴물이셨네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더 괴물이 되시면 될거같애요
수고하셨습니다 !
ㅋㅋ 난 괴물이라고 하지마슈~~
1등 거의 확실 했는데... 한여름밤의 꿈이 되어버렸답니다.
1등하신 수지자전거마을 아진님도 24시간 30분대 였더라구요..
체크포인트도 놓쳤고..
난 24시간이내 완주는 충분했었는데... ㅠㅠ
대단 하세요~ 글 읽는데 제가 현장에 가있는 느낌 같은 느낌~
감사합니다~~ ^^
대단하심니다 잘보고 갑니다
일등도 무리업었을 듯 아깝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내년은 강진이랍니다..
장거리 랠리 응근히 재미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