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오기 전,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던 센트럴 파크,
문제는 이날 너무 추웠다.
아침에 인적도 많지 않은 공원을 마냥 걷자니 다소 무리일 듯 싶어 인력거 투어를 시작했다.
손님들은 마차 뒷 부분을 개조한 듯한 이런 인력거에 타고
기사는 자전거를 결합한 안장 위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영화에서 흔히 보던 센트럴파크의 조깅하는 사람들.
저런 아스팔트나 시멘트 위를 달리시면 무릎 다 나갑니다~.~
"베데스다 분수와 테라스"
가운데 '물의 천사'라는 이름을 가진 동상은
뉴욕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시작한
크로턴 수로 개설을 기념하여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호수에 닿아있는 이 석조광장은
휴일에는 많은 공연자들이 나와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고.
"다코타 아파트",
19세기 르네상스 스타일의 호화로운 아파트. 센트럴 파크 서쪽에 있는 고급 아파트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 배우 주디 갈랜드, 레너드 번스타인 등 유명인들이 거주했고, 존 레넌이 1980년 이 앞에서 암살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km에 걸쳐 펼쳐진 세계 최대의 도시 공원이라는 센트럴 파크.
"The Mall"
터널을 이룰 것만 같은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겨울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푸른 계절에 오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작은 광장, '스트로베리 필즈"
존 레넌을 기념하기 위해 부인 오노 요코가 기부한 찬조금으로 조성되었다.
어, 이상하다.
센트럴파크의 대표적인 넓은 잔디밭 '쉽 메도우' 사진이 없네;;; 예전에 양을 방목하던 곳이라 그렇게 부른다는데, 날이 따뜻해지면 햇빛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력거투어는 넓디넓은 센트럴 파크의 대표적인 명소들을 둘러보고, 1시간만에 금세 끝났다.
센트럴 파크 근처라 들어와본 "타임 워너 센터" 콜롬버스 서클에 들어선 55층 규모의 쌍둥이 빌딩이다.
5층에는 2천석 규모의 재즈전용극장인 "Jazz at Lincoln Center"가 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뉴욕의 멋진 이벤트가 있으니,
바로바로 "레스토랑 위크"!!!
"레스토랑 위크"란
뉴욕에서 고급스럽고 맛있는 식당으로 손꼽히는 레스토랑의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 축제 지간이다. 여름과 겨울, 1년에 두 번 열린다. 2012년 기준 런치 3코스가 $24.07, 디너 3코스가 $35, 텍스와 팁 포함하면 이 또한 부담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디너 기준으로 100불이 넘는 코스요리라 하니, 맛있는 식당 찾아다니는 거 좋아하는 나로서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그린이의 과감한 클로즈 업 앵글~
첫 식당은 타임 스퀘어 The Westin hotel에 있는 "Shula's Steak House"
스테이크가 맛있기로 유명한 집이다.
그린이는 뉴욕여행을 타라 덩컨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차 안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잠깐이라도 짬이 나면 이 책을 봤다.
42번 버스를 타고, 6번가에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에 내렸다.
뉴욕에는 큰 스케이트장이 3군데 있는데,
록펠러센터, 센트럴파크, 그리고 이곳이다.
날도 화창하니 스케이트를 타겠냐고 물었더니,
혼자 타기는 싫은지 No thanks~
브라이언트 파크는 뉴욕 공립도서관과 등을 맞대고 있다.
크기는 작아도 울창한 나무들이 많아서 오랫동안 앉아있고 싶은 곳이다.
이 날은 소호거리를 본격적으로 구경했던 날이다.
그린이가 뉴욕 여행 중 손꼽는 Prince st.과 Spring st.에 위치한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가게들.
그 중에도 내가 꼭 와보고 싶었던 "하니 앤 선즈 Harney and Son's" 티 하우스.
'하니 앤 선즈'는 영국의 트와이닝스, 프랑스의 마리아쥬 프레르처럼 미국을 대표하는 티 브랜드.
다양한 꽃향기로 블렌딩한 홍차와 아름다운 패키지로 유명하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다양한 블레딩 티가 전시되어 있고, 테이스팅 룸을 운영한다.
고심 끝에 내가 산 차의 이름은 "Winter white Earl Grey"
저 까만 상자가 예뻐서 지금도 차 상자를 가지고 있다.
뜨개질 숍 "펄 Purl"
그린이가 이때만 해도 뜨개질에 관심이 많아서 이 가게를 좋아했다.
나도 2016년에 뒤늦게 재봉틀을 장만할 정도니 바느질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500일의 썸머"에 나온 썸머를 닮은 듯~
털실 감는 저 기계 이름이 뭘까, 신기해서 한참 들여다보았다.
그린이가 열심히 보고 있는 것은 인형 만드는 법이 자세히 그려진 책.
책을 사줄까 물었더니 (한 3만원 쯤 했던 거 같다.)
괜찮다며 몇 장을 찍어가더니, 집에 돌아와서 부직포로 이 원숭이 인형을 만들기도 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예쁜 털실들.
돌이켜 보니 나도 그린이만할 때 열심히 뜨개질을 해서 목도리를 하고 다니기도 했다.
"루디스 뮤직 Rudd's Music"
믹 재거, 존 메이어 같은 음악가들을 고객으로 두었던 40년 역사의 기타 전문 매장.
기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지만, 2천불에서 20만불까지 예술품 같은 기타들이 보관 및 판매되고 있다.
뉴욕 최초의 피자집으로 알려진 "롬바르디 피자"
소호와 리틀 이탈리아 거리 사이에 있다.
1905년에 오픈해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같은 위치에서 영업하고 있다.
그린이는 오늘 다시 방문한 피규어 샵 '키드 로봇'에서 당첨?!된 심슨 할아버지 피규어를 다시 조립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피자 도우가 얇고 토마토 소스며 치즈가 맛있었다.
뉴욕에서 또 피자를 먹은 적이 있었나? 암튼 젤 맛있었던 피자.
공연을 보기 전에 들른 빈티지 그릇 가게 "피쉬즈 에디 Fiahes Eddy"
다양한 그릇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모두 사기 아니면 유리 그릇이니 선뜻 살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괜히 비싸서 못샀던 양식 수저 세트와 막대가 길다란 티스푼 등을 몇 개 샀다.
그린이 취향의 플레이트~
오늘의 공연은 마제스틱 극장의 '오페라의 유령"
그린이는 이 와중에도 타라 덩컨?이 아니라,
며칠 전 원더랜드에서 산 영어책을 읽고 있군요...!
이때만 해도 엄친아 시절이었나봅니다~.~
그린이는 5학년 때 어린이용으로 축약한 책을 읽어서 줄거리를 알고 있는데다가 음악이며 무대 세트가 너무 아름다워서 뉴욕에서 본 뮤지컬 중에서 이 작품이 젤 좋았다고 한다. 나도 LG아트센터에서 일할 때 여러 번 본 작품이라 익숙한 작품인데도, 어느 장면에서는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었다.
가는 길에 Flat Iron 빌딩 1층에 전시되어 있던 종이컵 아트워크.
이 그림은 실제로 다 그린 제각각 다른 그림들이다.
그 뒤로 한 번 더 이 앞을 지나갔는데,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작품을 보완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런 장면 꼭 찍어줘야 하는 그린 감성.
감동적인 뮤지컬을 본 탓인지 얼굴에 화색이 가득한 귀가길?
아, 아니다. 집에 가는 길에 화장품 가게 '세포라'에 들러 립스틱을 하나 사서 바르고 난 사진인가보다.(나만 알아볼 수 있다.) 그 립스틱을 5년 넘게 쓰다가 재작년엔가 버렸다. 이날 계산원이 "이거 지금 바른 거니? 너무 잘 어울린다~!"하고 칭찬해줬는데, 뉴욕 화장품가게 직원들은 전부 다 그런 립 서비스를 진심으로 해서 매번 속을 뻔 한다는.
첫댓글 어린 그린이와 젊은 엄마 딸기버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면서 한편으로는 뭔가 먹먹합니다.
오래전 여행기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생생하게 올리시는 그 내공!! 멋져요. 계속되는 여행기 기대할게요^^
ㅋㅋㅋ 이런 극도의 미룸이 내공으로 승화되는 건 친구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겠죠? 그린이가 이따금씩 생각나면 놀리거든요. "엄마는 아직도 미국여행기 다 못썼지?"하고요. 33일 중에 이제 열흘도 안남았으니 올해 안에 완성해서 은영씨처럼 앨범으로 인쇄해보는 게 소원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