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서울공장의 이상협 원작 이상옥 연출의 눈물
공연명 눈물
공연단체 극단 서울공장
원작 이상협
연출 이상옥
공연기간 2015년 9월 4일~20일
공연장소 청담동 유시어터
관람일시 9월 20일 오후 4시
청담동 유시어터에서 개관 15주년 기념 페스티벌, 극단 서울공장의 이상협 원작, 이상옥 연출의 <눈물>을 관람했다.
이상협(李相協, 1893~ 1957)은 일제 강점기부터 활동한 대한민국의 언론인 겸 소설가이다. 호는 하몽(何夢)이며, 필명으로 백악산인(白岳山人)이 있다.
한성부에서 출생하여 관립한성법어학교를 수료하였다, 1909년에 일본에 건너가 게이오의숙 이재과에서 수학하다가 중퇴하고 1912년 귀국했다.
귀국 직후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입사하여 1918년에는 발행인 겸 편집장에 올랐다.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 매일신보에서 퇴사하고, 이듬해 창간된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취임했다. 이때 20대 후반으로 매우 젊은 나이였다.
1923년에 간토 대지진이 일어나자 단독으로 도일하여 이 사건을 취재하기도 했고, 1924년 조선일보의 편집고문을 지내고 1926년에는 중외일보를 창간했다. 중외일보는 최남선의 시대일보를 물려받은 신문으로, 1928년 사설이 문제가 되어 무기정간을 당했다.
1928년 2월 27일 중외일보 논설위원 이정섭이 기고한 아일랜드 기행문 《세계 일주 기행 - 조선에서 조선으로》 필화 사건에 연루되어 이정섭과 함께 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1928년 4월 4일 경성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1928년 11월 2일 경성복심법원으로부터 벌금 200원을 선고받았다. 1936년부터 1940년 9월까지 매일신보 부사장 겸 이사로 재직했고 1938년 4월 29일부터 1940년 12월 30일까지 발행인으로 재직했다.
한편, 1910년대에 매일신보에 재직하면서 신소설을 연재하여 소설가로도 이름을 얻었다. 이때 집필한 작품으로는 <눈물>과 번안소설 <해왕성>이 유명하다. 통속적인 가정소설인 <눈물>은 많은 사랑을 받아 신파극의 인기 레퍼토리가 되었고, 특히 1938년 동양극장에서 엄미화 주연으로 공연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해왕성>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일본에서 번안한 <암굴왕>을 이상협이 다시 번안한 것이었다.
태평양 전쟁 종전 후에 미군정이 시작되면서 매일신보사가 미군정에 접수되었다. 이때 이상협은 다시 부사장으로 발탁되었다. 1951년부터는 자유신문사 사장을 지냈으며, 1957년에 지병으로 사망했다.
이상협 원작 <눈물>의 내용을 소개하면, 경성 실업계의 거물 서 협판의 딸 서 씨는 청년 수재 조 필환과 혼인을 하여 봉남이라는 아들을 얻는다. 장인의 지원과 본인의 재능으로 단기간에 동양은행 지배인이 된 조필환은 평양집이라는 기생에 홀려, 서 씨를 내치고 평양 집을 부인으로 맞아들인다. 어린 나이에 계모 밑에서 자라게 된 봉남이는 갖은 구박을 받으며 눈물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친모 서 씨는 봉남이를 데려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나 일이 꼬여 봉남이는 남씨라는 과부의 손에서 키워지게 된다. 봉남이가 사라지자 서 씨는 모든 희망을 잃고 자결을 하려하다 한 승지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건지고 한 승지의 집에서 손님으로 기거하게 된다. 한편 서 씨를 밀어내고 조필환의 부인이 된 평양 집은 실은 조필환의 재산을 노리고 거짓 사랑을 맹세한 터라, 정부인 장철수와 함께 조 필환을 집안에 감금하고 재산을 빼앗기 위해 조 필환을 협박하나 완강한 거부에 전전긍긍한다. 재산을 뺐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던 정부 장 철수는 전주집이라는 기생과 눈이 맞아 평양 집을 멀리하고 사기로 조필환의 재산을 자기 앞으로 돌려놓는다. 장 철수에게 버림받고 폭행까지 당한 평양 집은 마야대좌라는 구세군의 지도자에게 구조되고 그에게 감화되어 속죄의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런데 봉남이를 키우던 남씨가 사실은 서 씨가 몸을 의지하고 있던 한 승지의 친족이어서 모자간의 극적인 해후가 이루어지고 조필환도 갇혀있던 집에서 극적인 탈출을 하게 되어 가족 상봉과 화해가 이루어진다, 조필환도 놓치고 전주 집에게도 버림을 받게 되어 사면초가에 몰린 장 철수는 평양 집에게 설득 당하여 부당하게 빼앗은 재산을 도로 내놓는다. 이에 평양 집은 되찾은 재산을 서 씨와 조 필환에게 돌려주며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모든 일이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무대는 배경에 <눈물>이라는 글자를 영상으로 투사를 하고 글자 한자씩의 음영을 조절하기도 한다. 유시어터의 발코니에서 내려오는 계단을 그대로 사용하고, 조명의 변화로 장면전환에 대응한다. 무대 오른쪽 객석 가까이에 전자건반악기와 아코디언 연주석이 있어 2인의 연주로 극적분위기가 상승된다.
연극은 도입에 출연자 9명이 모두 등장해 무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다가, 차츰 속력을 내고, 급기야 달리기를 시작한다. 이들의 뜀박질이 지칠 때 쯤 되면 모두 퇴장하면서, 원작의 내용에 따른 연극이 펼쳐진다.
백 년 전의 이야기지만 남자들의 바람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차이가 없다. 본부인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원작에는 아들뿐이지만, 연극에서는 딸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아들 역을 하는 배우는 박스 속에 들어가 커다란 체구를 계속 웅크리며 아동 역을 힘들여 하기에 관객의 안타까운 시선을 끌게 되고, 바람난 남편이 양심 없이 부인을 구박하고 내치는 모습은 남존여비시대를 대변하는 듯싶다. 다만 부인 대신 들여앉힌 평양 댁이 사촌동생을 도와달라며 남편을 꼬드기지만, 실은 동생이 아닌 정부인 것으로 나타나고, 평양 댁과 정부와의 불륜장면은 자극적인 것으로 관객의 눈길을 끈다. 남자아이가 성장한 모습으로 바뀌면 바람을 피우고 아내를 내친 것에 대한 벌인지, 조 필환은 걸인행색이 되고, 아내는 남매 앞에 단정한 모습으로 나타나 남매를 포옹한다. 평양 집은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는 정부에게 냉대를 당하고 결국 살해까지 된다. 대단원에서 조 필환이 아내와 자식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행색이나 의식은 노숙자의 몰골과 다름이 없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에서처럼 모든 출연자가 무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걷기를 시작하다가 속력을 내고, 달음박질을 하는 장면과 그 중 주인공이 지쳐 쓰러지면 배경 막에 <눈물>이라는 글자가 다시 영상으로 투사되면 연극은 끝이 난다.
한혜진, 이홍재, 윤채연, 임영준, 이기석, 박정희, 이보아, 배수진, 최 한, 김태현, 권세봉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과 우는 연기는 시종일관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임단비가 전자건반악기를 연주하고, 조세은이 아코디언을 연주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움직임 소리 연출 임형택, 조연출 이호빈, 작공 윤경로, 의상 이원영, 조명디자인 문동민, 무대디자인 임 민, 홍보 마케팅 바나나문 프로젝트, 등 스태프 전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서울공장의 이상협 원작, 이상옥 연출의 <눈물>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9월 2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