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녹색의 장원'을 올리며...
박서규 / 보리수
2007년 3월31일.
퇴직 후, 시간을 보내려고 인터넷의 이곳 저곳을 떠돌던 나는
그것이 까페의 시작인 지도 모른 채 까페를 시작했다.
블로그에 영화 정보를 올려 놓고 동영상의 보관하려고 까페의 100기가 공간을
사용하려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올려 놓은 것이 영화의 동영상였기에 뜻밖에도 회원들이 가입했고,
까페를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되는 초보 운전과정 같은
1000명 미만의 작은 까페를 몇달만에 면할 수 있었다. 그 때가 추석 무렵이었고,
나는 손님들도 오지 않고, 오는 사람과의 대화도 불가능한 블로그를 접고
까페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 때에 서투른 까페 운영을 코치해 주던 사람이 AmazingGrace란 닉네임을
쓰던 사람이었다.
나는 지금도 AmazingGrace 란 사람에 대해서 잘모른다.
나이는 몇이고 무얼 하는 사람이고 심지어는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른다.
다만 오갔던 메일에서 여자라 했고
64년 생이며, 연세대 영문학과 80학번이라 했기에 그대로 믿을 뿐이었다.
까페는 시작했지만 나는 직장을 퇴직한 진 오래 지 않은
산나물과 버섯을 채취하며 시간을 보내는 시골 사람이었다.
세련되고 학력이 좋은 AmazingGrace 에게 빠져 들지 않은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시골 사람인 나는 세련된 여인이 좋았고, 지금도 막연한 로망은 세련 된 여인과
청량리에서 경춘전철을 타고 강촌역에서 내려 점심을 먹고 돌아 오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으로 맨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AmazingGrace 이니
많이 빠져 있었고 오래 빠져 있는 셈이다, 그 사람의 도움으로 자막을 만들어
'형사, '프랑스 중위의 여자'등의 자막을 만들어 올릴 수 있었다.
그 사람이 떠나면서 이별의 선물 같이 주었던 것이
'녹색의 장원'이란 영화의 대본이었다.
64년 생은 나보다 10년도 더 젊은 나이 였지만 일제말과 건국 초의
순정만화를 좋아하던 소녀들의 세대에 속하는 나이였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녹색의 장원'이라고 했다.
동영상을 구해서 보내 주자 자막을 만들라고 대본을 만들어 보내 주었다.
실력이 없는 데다 바빴던 나는 자막을 만들다가 중단했고
하루 하루 세월 만 쌓여 가서 AmazingGrace 에 대한 생각을 하면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러다가 영화 '녹색의 장원' 동영상이 공유서버에 올라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운해서
자막을 만들어 까페 의 회원님들에게 공유해 줄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은 구했지만 지막은 '스페인어' 자막 밖에 없었다.
스페인어 더빙을 영어 더빙으로 바꾸었지만 자막을 만들 길은 막막했다.
그래도 가끔은 알아 들을 수 있는 영어 자막이라도 구하려 했지만
며칠을 헤매도 그것도 없었다.
본래 '녹색의 장원이라는 영화는 자막이 없었다.
그래서 DVD로는 나왔지만 국내에서는 히트하지 못했다.
어릴 때 이영화를 본적이 있는 사람들 몇이 한글이 입혀진 동영상을
애타게 구하고 있을 뿐이 었다.
심지어 어떤 사이트에서는 동영상을 드릴 테니 자막을 달라고 애원하는 글이 올라 있기도 하다
'녹색의 장원'은 전설이 된 여배우 '오도리 헵번'이 20대 때 주연을 했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도리 헵번' 의 20대 때 모습을 보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영화의 시작은 '안소니 퍼킨스'가 남미의 어떤 정치를 하다가 쫓기는 징면 부터이다.
안소니 퍼킨스는 AmazingGrace 가 내가 닮았다는 말을 했지만
영화 '죽어도 좋아'나 '싸이코'에 출연하면서 이지적인 악역을 맡아서
고민하는 악한의 이미지를 굳힌 배우이다.
아벨이 쫓기는 것은 체 게바라'가 남중미의 혁명 활동을 하던 시기이니
그러한 활동의 일환이라고 생각된다.
반군에 의해 부친을 여윈 아벨은 엘도라도의 전설이 있는 아마존에서
황금을 얻어 부친의 복수를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마존은 엘도라도의 전설처럼 요행을 바라는 모험가가 모여드는 곳이 었기에
그런 사람의 주머니를 노리는 장사꾼도 많았다.
영화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장사꾼과의 대화는
그런 모습을 적라라 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요행을 바라는
모험가들을 악어처럼 노리는 식인 인디안들.
그런 인디안들이 아벨을 죽이는 대신 보낸 곳이
'오도리 헵번'이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금지 된 지역'.
우여곡절을 겪으며 들어 갔지만 들어 가자마자 '산호뱀에 물린다.
산호뱀은 인디안들이 물리면 죽는 것으로 여기는 맹독을 지닌 독사.
독사에 물려 죽게된 아벨을 리마(오도리 헵전)가
칼로 상처를 가르고 독을 빨아내어 살려낸다.
상처가 아무는 동안 리마와 아벨은 꿈 같은 사랑을 한다
숲에서 달맞이 꽃의 하나인 '아타'를 보면서
리마가 속삭이던 말은 어떤 시보다 아름답고 애닲퍼서
영화가 끝나는 부분에서 리바이벌 되기도 하고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던 것은 귀기를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리마의 모습은
탈랜트 '채시라'와 똑 닮은 모습이었다.
물론 채사라가 세계적인 배우가 된 '오도리 헵번'을 닮도록
분장을 했었겠지만 정말 닮은 얼굴이었다.
특히 '샴프의 요정'이란 단막극를 데뷔한 것으로 기억되는 채시라의
그 드라마의 모습은 리마와 똑 닮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기억되는 채시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였지만
그녀도 나이를 먹어서 이제는 요정 같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사랑을 하는 동안 오간 아벨과 리마의 대화로 리마는
잊은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게 했고
그렇게 착한 할아버지가 본의 아니게 가담한 해적질의 죄과로
정글에 숨어 사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일을 기억하게 된 리마가 할아버지를 증오 하게되자
당초의 목적대로 금을 찾아 인디안 부락을 찾은 아벨은
다시 한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오두막에 돌아 왔는 데
할아버지는 리마와의 갈등으로 리마를 '리올라마'로 데려다 주려고 준비중이었다.
인디언에게 쫓기며 리올리마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영화를 시작할 때
"촬영에 협조해준 "베네스웰라 영국령 기아나 정부에 감사를 드린다"는
인사를 할 만한 풍경이었다.
아마존 강의 정글에서 카누를 타는 풍경과 금을 찾다가 죽은 사람의해골,
그리고 절벽에 매어 놓은 흔들다리를 건느는 장면 등은
이후 이 영화를 흉내 내어 만화로 그려질 만한 장면들이었다.
절벽에 매어 놓은 줄다리를 끊고서 다다른 동굴은 리마의 어머니가 죽은 곳이었고,
죽기전의 마지막 장면을 회상하는 곳이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리마에게 할아버지가 용서를 빌며 죽어 버린 후.
리마도 집요하게 따라온 인디언 쿠아코에 의해 오두막과 함께 불태워져 죽는다.
아벨마저 죽이려는 쿠아코와 싸워서 복수를 한 아벨은 리마가 죽은 오두막을
찾아와 울부짖지만 영화는
달맞이 꽃 '아타'를 보면서 리마가 독백허는 말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 영화는 수많은 순정만화의 모태가 되었지만 자막이 없는 탓으로
버려진 것으로 웹에는 이영화의 자막을 찾는 수 많은 글들이 검색 된다.
자막을 만드는 것은 버려진 이 영화를 되살리는 일이었다.
스페인어의 자막을 당나귀에서 다운해서 구글번역기로 번역을 하고
기계번역을 자막으로 만드는 동안 수많은 오류가 있었기에 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간 자막을 만든 노하우는 별로 소용이 되지 않았기에
자막을 만드는 내내 AmazingGrace 의 대본이 아쉬웠다.
하지만 컴을 바꾸면서 실수로 포맷한 대본이 있을 수 없기에
섭자막에 지지 않는 자막을 완성한 지금 대본을 만들며 수고를 했던
AmazingGrace 에게 느끼던 죄의식을 더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위안을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순정소녀들은 지금은 70세 안팍의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그분들을 위해서 이자막을 만들었다.
젊어서는 시어머니에게 시집살이를 하며 늙었고 이제는 드센 며느리의 눈초리를 보면서
손자을 돌보며 산다는 그분들은 이 영화의 '리마'나 '리마의 어머니' 같은
애처러운 일생를 보내는 분들이다.
그 분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한다.
- 2022.11.13 -
첫댓글 재미있게 잘 읽어 봅니다.
'녹색의 장원'은 꼭 한번 보아야 할 영화인가 봅니다.
좋은 글 감사 합니다.
고전영화를 사랑하신다면
꼭 보아야 될 영화죠.
60년대에 대유행을 하던
순정만화들이 이 영화를
모방한 것이 많죠.
이 영화에 대한 님의 애정이 느껴지고 궁금해지네요.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영화 한편을 살짝 훔쳐본 느낌이 납니다.^^
실제로 저의 설명이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감상한 것 만큼 대화 할수 있습니다.
카페에 모든것을 바치는 열정과 사랑 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어찌하다 보니 까페가 저의 분신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한 집념 이세요 ....
형사, 참 좋은 고전이지요....
노년에 ... 저녁시간이 되면 여기 방문이 일상이 되었고 ... 늘 쥔장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있고요
+주님의 은혜로.. 참 좋은 곡... 쥔장님 첫사랑 예명이었네요.
자막을 만드는 일이란 워낙 엄청남 일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몇번 시도하다가
포기 하고 맙니다.
형사 참 좋은 영화고 음악도 좋지요
감사합니다.
너무 너무 감사 합니다
관심과 성원 감사합니다.
보리수 카페지기님께서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방랑하는 마음' 카페를 운영하시고 회원들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주시다니
눈물겹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카페지기님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저희는 개인적으로는 감히 구해볼 수 없는 주옥같은 명화들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오래 응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카페지기님!
늙어가면서 할일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삽니다.
저 같은 인생이 까페마저 운영하지 않는 다면
누가 돌아 봐 주기나 하겠습니까? 감사합니다.
보리수님의 글을 읽으면 늘 참 성실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저는 게으른 편이라 마음은 있어도 늘 생각 뿐일 때가 많습니다.
열심히 이뤄 놓은 일에 보람을 느끼실 거라 생각됩니다.
늘 건강하시고 오랫동안 영화 펜들의 후원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성실한 것도 부지런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소일 하면서 살뿐이죠.
제가 '녹색의 장원'의 자막을 만든 것이 아니라
'녹색의 장원'이 기회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보리수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녹색의 장원'이 고전명화이고
수많은 순정만화들이 모방했어도
자막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결국 저에게 기회가 주어 지더군요.
고마운 일이죠. 감사합니다.
처음 들어보는 영화인데 어떤 영화인지 너무 궁금해지네요.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특별회원이 되십시요.
지금 게시판에 올려 있어요.
컴 바꾸고 나서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오래만에 옛날에 중국 영화를 본 기억이 나네요 너무 반갑습니다.
등업하시고 자주 오세요.
긴 글을 읽어가는 동안 느낀점은
정말 이 카페는 보리수님의 분신과도 같은곳이구나..
참으로 많은 노고와 열정으로 이룩한 최고의 카페구나.. 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힘든 작업이었을 터인데...
자칭 영화 광 이라 자부하던 저이지만
이 영화는 모르는 영화 네요
지기님 덕분에 귀한 영화를 알게 되어서 기쁘기 그지 없네요
고마운 맘으로 그 열정에 응원을 보내드리며
꼭 보겠습니다
@보리수 님이 좋아 하실 영화라 생각 됐습니다.
올려 드렸어요
다운하셔서 보고 싶을 때마다 감상하세요. 감사합니다.
인생에서 보리수님을 만난 건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보리수 님 멋있게 살고 계십니다
보리수 님의 열정 덕분으로 저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늘~ 감사드리고 있어요
잘읽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내용 읽은 후 더 영화가 보고싶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특별회원에 등업하시면 당장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등업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한편의 영화를 올리기 위하여 이토록 시간과 노력을 하였네요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