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萬德山·761.8m)은 전북 완주군 상관면, 소양면, 진안군 성수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백두대간 상의 장수 영취산에서 분기된 금남호남정맥은 완주 주줄산에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뉜다. 남쪽으로 방향을 잡은 호남정맥이 곰티재를 지나 약 3km 거리에 빚어 놓은 산이 만덕산이다. 만덕산에서 계속 남쪽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은 슬치재~경각산~오봉산~추월산~내장산~백암산으로 이어진다.
산이름이 그렇듯 만인에게 덕을 베푼다는 뜻이다. 임진왜란과 6·25 때 크게 전화를 입지 않았는데, 그 덕을 주민들은 만덕산에 돌리고 있다. 이 산은 지금도 등산코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산자락 북쪽에 화심온천, 남쪽에 죽림온천을 터뜨려 놓아 계속 덕을 베풀고 있다.
고구려 때 보덕화상이 이 산자락에다 만덕사(萬德寺)를 개창한 데서 산이름이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부처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만 가지에 달하는 덕을 가진 이는 부처뿐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현재 만덕사터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서쪽 계곡인 불당골 입구에 사는 대흥리 주민들은 “옛날 불당골에 절이 7채나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한 정상 부근 바위지대에는 옛날 진묵대사가 수도했던 바위 속에서 세 식구만 먹을 수 있는 쌀이 솔솔 나왔는데, 어느 날 버릇없는 사람이 쌀을 더 많이 나오게 하려고 꼬챙이로 쌀구멍을 쑤신 이후부터 쌀이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정수골~관음봉~정상~불당골 코스
산행코스는 북쪽 소양면 신촌리에서 시작해 만덕폭포~미륵사를 경유하는 코스와, 남서쪽 마치리에서 시작해 정수골을 경유하는 두 코스가 대표적이다. 신촌리 코스는 지난해 9월호 월간山에 소개했고, 마치리 정수골 코스도 99년 1월호에 소개했다. 99년 1월호에는 정수골에서 정상과 가장 근접한 능선으로 올라 신촌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였다.
이번호에는 정수골에서 남릉 상의 암봉인 관음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하산은 북릉 헬기장에 이르러 서쪽 불당골로 하산하는 새로운 코스를 소개한다.
전주 시내버스종점인 정수골 입구에서 정수사(靜水寺)를 오른쪽으로 끼고 계곡 안으로 약 200m 들어서면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간다. 계류 건너 희천김씨 재실을 뒤로하고 오른쪽으로 계류를 끼고 가을분위기 물씬 나는 감나무밭을 스치며 10분 들어서면 돌로 쌓은 치성단과 움막집으로 된 만덕암(萬德庵)에 닿는다.
만덕암에서 8~9분 더 가면 합수점 삼거리 안내판(←정상 2.3km, 관음봉 2.6km→, 정수사 0.8km↓)에 닿는다. 안내판은 완주군에서 세운 것이다.
삼거리 안내판에서 왼쪽 길 초입에만 산악회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많이 매어져 있다. 표지기 하나 보이지 않는 오른쪽 산길로 발길을 옮겨 10분 들어서면 큰 바위 아래 석간수가 있는 기도터에 닿는다. 기도터에서 오른쪽 큰 밤나무 옆으로 난 산길로 올라가면 비탈진 초원지대 사이로 길이 뚜렷하다.
초원지대를 통과해 왼쪽 급경사 지능선길로 들어서서 급경사를 지그재그로 30분 가량 오르면 만덕산 남릉인 호남정맥에 닿는다. 여기에서 잠시 다리쉼한 다음, 북쪽 방면 호남정맥을 타고 10분 올라가면 플라스틱 의자 6개와 안내판(정상 1.5km) 이 있는 제5쉼터 무명봉에 닿는다.
제5쉼터에서 12분 가면 나오는 밧줄을 잡고 급경사 바위를 오른 다음, 슬랩바위를 40m 가량 올라가면 관음봉 정상이다.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정상보다 훨씬 좋다. 서쪽 아래로는 정수골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남서쪽으로는 고덕산, 경각산, 모악산이 바라보인다.
관음봉 북사면 급경사를 내려서면 짧은 암릉이 이어진다. 왼쪽 아래로 정수골이 샅샅이 조망되는 등 북서쪽으로 묵방산 산릉이 일렁이는 파도인 듯 시원하게 펼쳐져 보인다. 조망을 즐기며 암릉길을 통과하면 상수리나무숲이 이어진다. 숲터널 안으로 2~3분 가면 정수골 합수점 삼거리, 합수점 안내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를 뒤로하고 7~8분 가면 무명봉 아래 갈림길에 닿는다. 갈림길에서 직등하면 정상으로 착각하기도 하는 남봉에 오르게 된다. 갈림길 오른쪽 급사면 횡단길은 남봉을 경유하지 않고 쉽게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갈림길에서 직등으로 2~3분 올라간 곳인 남봉 꼭대기에는 이곳을 정상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만덕산 정상 763.3m, 상달길 3.6km, 헬기장 3.3km’라고 쓰인 엉터리 안내판이 있다. 남봉 꼭대기에서 북동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5분 정도 가면 등산 안내책자나 대부분 등산인들이 진짜 정상으로 보고 있는 만덕산 가짜 정상이다.
조망은 관음봉보다 한 수 아래다. 서쪽 전망바위로 다가가도 사방이 숲으로 에워싸여 남서쪽에서 북서쪽만 조망이 터진다. 남서쪽 조망은 관음봉에서와 거의 같고, 북서쪽으로는 묵방산 줄기 너머로 전주시 평화동 방면 아파트단지가 시야에 들어오는 것 정도가 다를 뿐이다.
전망바위에서 약 20m 더 오른 가짜 정상에는 ‘정수리 3.0km, 슬치 13.2km, 곰치재 2.5km’ 안내판이 있다. 북릉으로 발길을 옮겨 5분 거리에 이르면 지형도 상의 진짜 정상인 761.8m봉에 닿는다. 이 봉우리에는 유일하게 삼각점이 있다.
진짜 정상을 뒤로하고 15분 내려서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라 12분 내려서면 억새로 뒤덮인 헬기장에 닿는다. 헬기장에서 계속 북릉을 타고 신촌리로 내려가는 코스는 월간山 2003년 9월호에 소개되어 있다.
헬기장에서 서쪽 능선길로 50m 가량 내려서면 왼쪽 사면으로 뚜렷한 길이 나온다. 이 길로 5분 내려서면 잡초와 넝쿨 속에 산길이 흔적을 감춘다. 여기서 오른쪽 사면을 횡단해 4~5분 거리에 이르면 흐릿한 지능선 길에 닿는다. 이 지능선을 따라 20분 내려가면 숯가마터가 있는 합수점이 나온다.
합수점서부터 산길은 없어지므로 계곡 가운데 퇴석지대를 타고 내려간다. 30분 정도 내려가면 허리를 넘는 잡초들로 뒤덮인 오래된 산판길로 이어간다. 10분 거리인 물탱크를 지나 2~3분 내려서면 표고버섯 재배사에 닿는다. 표고재배사에서 7~8분 나오면 대흥리 마을이다. 대흥리에서 정수골 입구까지 약 1km 거리는 걸어나와야 한다.
정수리 버스종점을 출발해 정수골~희천김씨 재실~합수점 삼거리~기도터~지그재그 지능선~호남정맥 삼거리~제5쉼터~관음봉~남봉, 또는 지름길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북릉~헬기장~서쪽 지능선~불당골~표고재배사~대흥리 마을을 경유해 정수골 입구로 나오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만덕산 정상에서 남쪽 관음봉~호남정맥 능선을 타고 죽림온천장 앞으로 내려서는 코스도 있다. 정상에서 죽림온천까지 3시간30분~4시간이 소요된다.
◈ 교통
전주시내 하나로클럽 출발, 정비공단~팔복동~전북대~팔달로~남부시장~교육대~신리~남관 경유 정수리행 785번(구 84번) 버스 1일 6회(08:25, 10:55, 13:25, 15:55, 18:25, 20:55) 운행. 요금 1,400원. 30분 소요.
또는 하나로클럽 출발, 팔복동~덕진~팔달로~전동~교육대~좁은목~남고동~신리~수원지~마치 삼거리~의암~계월리~민목리까지 1일 7회(07:40, 10:10, 12:40, 15:10, 17:40, 20:10, 22:20) 운행하는 725번 버스 이용, 마치 삼거리에서 하차. 마치 삼거리에서 정수리 정수사까지 약 3km를 걸어 들어가도 된다.
정수리 출발, 상기 코스를 역순으로 팔복동~정비공단으로 운행하는 785번 버스가 1일 7회(07:05, 09:35, 12:05, 14:35, 17:05, 19:35, 22:05) 운행.
정수사 앞에서 약 3km를 걸어나온 마치 삼거리에서 민목리로부터 1일 7회(06:25, 08:50, 11:20, 13:50, 16:20, 18:50, 21:20) 운행하는 전주시내행 725번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죽림온천은 전주시 서곡지구 출발, 서신지구~덕진~기린로~동부시장~신리~죽림온천~관촌까지 1일 48회(06:00~22:14) 운행하는 752번 버스 이용, 죽림온천 앞에서 하차.
산행 후 죽림온천행은 신리(상관)로 나와 752번 버스 이용.
죽림온천에서 전주행 752번 버스 1일 47회(06:24~22:37) 운행.
전주 코아백화점(시청 옆)~죽림온천 셔틀버스=1시간 간격(08:59~16:25)으로 운행. 죽림온천에서 전주행 막차 17:40.
서울 방면에서 죽림온천은 용산역 06:50 발~영등포(06:57 통)~수원(07:23 통)~서대전(08:59 통)~전주(10:30 통)~죽림온천(10:41 통)~여수(12:58) 착 전라선 무궁화호 열차 이용. 귀경길 열차편은 죽림온천에서 16:13 발(여수 발 14:00) 용산역행 무궁화호 이용.
♨ 숙식
대흥리, 정수리, 마치리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죽림온천에 호텔급 모텔 4동(객실 30실)이 있다. 숙박료 2인 1실 40,000원.
식사는 정수리 상관수련원(폐교)에서 동쪽 계곡 안으로 160m 거리인 마치토종닭오리집(063-231-5109), 수련원에서 상관수원지 방면으로 약 200m 더 나온 곳인 모종집휴게실식당(232-0532) 등을 이용. 상관수원지 아래에 칼국수 물고기탕 전문인 수원지산장휴게실(286-2016), 복산장휴게실식당(286-4338) 등이 있다.
죽림온천 식당가에서는 대가집(284-6050)에서 도가니탕, 꼬리곰탕, 곰탕, 우거지갈비탕, 다슬기탕, 버섯전골, 전주비빔밥 등을 판다. 대가집 2층 화심순두부(287-8031)도 인기 있다.
/ 글·사진 박영래 차장
♣ 죽림온천
1993년 10월에 개장한 죽림온천은 매우 신비한 온천으로, 세계적인 온천이라는 일본의 벳부온천보다도 수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수질은 중탄산나트륨(NaHCO3)이 함유된 유황온천수(유황 함유 2.85ppm)로, 지하 750m에서 끌어올려 쓰고 있다. 태고의 약수로도 불리는 이 온천수는 3년을 놔두어도 변질되지 않는다고 한다.
마시는 물이기 때문에 위장병, 고혈압, 당뇨병에 효험이 있고, 수은과 납 등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즉 산성체질과 산성피부를 알카리성으로 바꾸는 데 특효가 있다.
어떤 온천수이건 피부에도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죽림온천수는 물속에 몸을 담근 것이 아니라 어떤 기름 속에 몸을 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온천수가 피부에 닿으면 그만큼 매끄럽다는 얘기다. 온천측에서 내세우는 ‘당신의 피부를 애기 피부로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홍보문안이 과장이 아니다
큰 건물 6개동이 자리한 13,000여 평 대형 온천단지에는 각종 편의시설들이 있는데, 흑진주 검정모래로 찜질을 할 수 있는 ‘흑진주 검정모래찜질방‘은 다른 지역 온천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시설이다. 인도네시아 해안의 모래를 수입한 것으로, 황옥 대형 그릇 속에 담겨 있다. 이 모래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피부 깊숙이 쌓여 있는 노폐물을 깨끗하게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