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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기 자콥입니다.
우진해장국 먹고 바로 출발.
제주시를 떠나 서귀포로 향하는데, 저기 직선 루트를 택해서 달렸어요
그렇게 해서 가다보니 점점 경사가 생기고, 어느새 눈이 쌓여있네요
처음으로 들른 곳은 제주마 방목지인데,
역시 이런 눈 쌓이는 날씨에 말들을 풀어놨을 리가...
아예 늦가을부터는 말들을 따듯한 곳에서 관리하는 듯하네요.
김해에서도, 구미에서도 말 그림자 하나 못보더니 여기서마저ㅠ
말은 나랑 인연이 아닌걸까 생각하면서 차로 돌아갔습니다
어차피 서귀포까지 여행오실 분들은 거의다 운전해서 오시겠지만,
솔직히 이 한라산 둘러서 가는 직선길은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방목지 지나서 몇분 지났을까, 갑자기 길이 왼쪽으로 틀고, 오른쪽으로 틀고
한 30분?동안 네비가 "전방에 연속 커브입니다" 이말만 대체 몇번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시련속에 버림받은 쓸쓸한 영혼에 위로를.
어쨌든 운전 어려워하는 분들은 시간 좀 걸리더라도 성산쪽으로 둘러서 가시는게 좋을듯하네요
험한 산길이 끝나고 처음 도착한 곳은 돈내코계곡으로 향하는 입구입니다.
이름이 좀 특이하죠. 돈내코
딱봐도 돼지랑 관련있는 이름같아서 알아봤더니
(돈)멧돼지가 물마시는 (내)강의 입구, 그러니까 (코)에서 흐르는 물이라네요
그렇게 나무계단 내려가서 계곡으로.
앞의 바위들이 다닥다닥 있는걸 밟아가면서 나아가는데,
아무래도 운동화라 물을 밟으면 안되니 쉽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이 자리.
저 초록 무지개떡 바위밑에 물이 아주 깊게 있는데
사진으로는 매우 맑게 밑바닥까지 보이지만 눈으로 보면 좀 흐릿합니다
그 비주얼이 마치 저 아래에 무언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라 좀 으스스했거든요
사람 심리가 좀 신기하죠. 훨씬 더 깊은 바다 지날땐 그냥 막연하게 좀 무섭기도 하네~ 정도였는데
어쨌든 바위들을 계속 지나고, 가다가 막혀서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이거도 진짜 모험이다 모험 하면서 계곡을 올라간 끝에 드디어 폭포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와보니까 저기 폭포로 바로 내려오는 계단이 따로 있었네요ㅋㅋㅋㅋㅋㅋ
좀 허탈하지만 이미 지나온거 어쩔 수 없죠
폭포 자체도 그렇지만 물이 굉장히 맑으면서 시원해보입니다.
오죽하면 다이빙 금지 문구도 저쪽에 있더군요. 여름되면 진짜 하고싶어질듯ㅎ
이렇게 제주 남쪽 폭포 중 첫번째를 보고 나왔습니다
좀더 내려와서 도착한 곳은 윈드 1947.
카트를 탈 수 있는 테마파크인데 다른 카트 타는 곳과의 차이점이라면
사진에서 볼 수 있듯 한라산 정상을 보며 카트를 탈 수 있다는 점!
카트 타는건 출발시간까지 단체로 기다리는거 빼고는 루지와 비슷합니다.
안전장비 끼고, 안전교육 받고, 하라는대로만 하면서 달리면 되는데
이건 아무래도 직접 속도를 내고, 브레이크도 밟고 하는거라 신경을 좀 써야해요
특히 카트가 은근히 덜컹거려서 과속방지턱 앞에선 속도 내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런데 정말, 다른건 몰라도 드리프트 하는 맛은 루지보다 훨씬 재밌네요★
다른 카트와 부딪히지 않도록, 약간 배려하거나 속도를 내고 싶다면 아예 앞서가면서 돌면 됩니다
서귀포로 다 내려와서 간 또다른 바다명소, 소천지입니다
화산암이 바다에 깎여가면서인지? 작은 구덩이를 만들었는데
그게 백두산 천지와 비슷하다고 해서 작은 천지라 부르는 듯하네요
그런데 아까 돈내코에 이어서 여기서도... 바로 소천지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해안쪽으로 갔다가 굳이 바위들 건너가서 도착해놓고 보니 알겠더군요
왜 난 자꾸 어려운 길을 가는걸까 하면서도 워낙 물이 예뻐서 저 바위에 올라가면서까지 구경했습니다
제주 남쪽 두번째 폭포, 정방폭포를 보려면 서복공원을 통해서 가면 됩니다.
워낙 다들 폭포 보려고 통과하는 곳이다보니 관람료는 폭포 앞에서만 받거든요
그런데 여기도 잠시 쉴 겸 음료나 간식 비우기 좋아보이네요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정방폭포가 나옵니다.
거대해요.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봐왔던 폭포 중 가장 크고 높습니다
구미에서도 그랬지만 이만큼 큰걸 보면 대체 물이 어디서 계속 내려올까 정말 궁금해지거든요
자연의 신비...
잠시 서귀포시 내로 들어오면 부산과 같이 이중섭거리가 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서귀포 관광극장. 연극 전문인 동기형 추천으로 와봤는데
마치 옛날 유럽식 극장이 생각나요. 책에서 봤던 것들중에 이런게 있었을듯
안내에는 구 극장이라고 쓰여있지만 지금도 여기서 무언가 하면 정말 낭만적일거란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다시 시에서 벗어나자마자 있는 또다른 폭포로.
여기선 몇분 걸어가야 나오는데 물과 나무들도 이쁘고,
특히 가는길에 오리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얘네 관리도 따로 해주는지 하나같이 통통하고ㅋㅋㅋ
이날 본 세 번째 폭포, 천지연폭포입니다.
정방폭포가 커다랗다면 천지연은 아랫자락이 넓은게 특징이에요
여기선 아예 물놀이 생각도 못할 정도로... 사람도 워낙 많다보니
사진찍기 좋은자리 암묵적으로 줄서서 기다리기도 하고, 정말 많이들 구경오네요
더 서쪽, 아주 깨끗한 해안 옆에 소천지처럼 작은 바닷물 고인 자리를 찾았습니다.
아래로 내려갈 수는 없고, 가장 가까이서 내려다보는 자리도 사고방지로 막아놨기에
이렇게 좀 멀리 찍을수밖에 없었지만, 그렇게 풀 속에 숨어 엿보듯이 바라보기만 하니 더 신비롭죠
그 이름도 선녀탕. 결국 내려가서 가까이 보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좀 아쉬워요. 기념품으로 날개옷 하나 챙기면 좋을텐데ㅎ
더 서쪽으로 쭉 가서, 올레길 근처에 있는 승마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말을 봤어요! 세상에, 그동안 여기저기서 까이고? 드디어 보니 너무 반갑더라고요
그동안의 고생에 보답받았는지, 원래 2인이 있어야 승마체험 출발이 가능한데
몇분 안돼서 바로 한사람 더 와서 드디어 타볼 수 있었습니다
풀밭과 다른 말들 사이로, 또 해안가를 보며 또각또각.
어디까지나 체험이기에 이랴! 햣하! 같은건 없습니다.
대신 앞에서 가는 다른분은 관리인이 이것저것 안내, 설명해주고,
뒤에서 가는 저는 방향 조절 또는 멈췄을때 출발 등, 말을 간단하게나마 직접 다뤄보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특히 가다 말고 풀 뜯어먹을때마다 고삐를 좀 세게 돌려야 하는데,
은근 성깔있어보이는 애가 다행히 말을 잘 듣더군요. 알아들을지는 몰라도 중간중간 달래주면서 갔습니다
그리고 또각또각이라고는 했지만 그것도 은근 오르내림이 있어서 꽉 잡아야 해요
옛날사람들은 이런걸 참 잘도 타고 다녔구나 신기하기도 하고, 한번쯤 꼭 해볼만한 경험이었습니다
드디어 말 타는 소원 풀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해안명소 주상절리로 향했습니다.
그냥 이곳 자체가 눈이 즐거운 풍경이 가득하더라고요
특히 저 바다 옆의 바위들은 누가 의도적으로 깎더라도 저렇게 멋지긴 힘들겠다 싶을 정도.
마치 수정을 현미경으로 볼때 나오는 것이 해변에 새겨진 것만 같다... 그때 제 생각이 이랬습니다
자, 폭포도 드디어 마지막.
남은건 천제연 폭포입니다.
천지연과는 별개고, 둘이 가깝지도 않아요.
그리고 여기는 특이하게 폭포가 셋이거든요. 그 중 첫번째는
제가 아까 언급한 궁금증에 답해주듯, 비가 온 뒤에만 폭포가 쏟아진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을땐 저렇게 조용히 잠들어있는게 고요하면서 웅장하다는 느낌도 들어요
다음은 천제연 제2폭포입니다.
여기는 크기도 적당한게 정말 물놀이하기 좋아보이는데 역시 들어가진 못해요
자연경관으로서만 자태를 유지하도록 되어있어, 딱 삼형제중 둘째라는 느낌으로 구경하면 됩니다
마지막 제3폭포는 좀 걸어가야 해요.
은근히 계단도 많은데 신기한게 내려갈때는 무슨 성산일출봉처럼 좀 길게 내려가야 하는 느낌이었던 것이,
올라올때는 생각보다 금방 올라오더군요. 보통은 반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길을 따라 쭉 내려가시면
이날의 마지막, 천제연 제3폭포입니다.
조금 거리를 두고 봐야 하는데, 거기서도 저 폭포 밑의 샘이 매우 깊다는게 보여요
돈내코는 깨끗시원함, 정방폭포가 압도적인 스케일, 천지연은 그 넓은 자락이 특징이라면
천제연 제3폭포는 매우 깊게 쏟아지는 폭포라는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것도 가장 아래쪽에 이렇게 되어있는게 마치 위에서부터 흘러내려온 물을 다 품어주는 종착지같아요
모든 폭포를 다 보고 올라와서,
중간에 있는 다리에 잠시 올라 찍었습니다.
건너가면 식물원이 있는데, 슬슬 호텔로 가야 해서 돌아왔어요
이제 볼 거 다 봤으니, 드디어 출빠를 하기 전,
구경도 하고 배도 채울 겸 올레시장을 찾았습니다.
아직 평일인데도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그만큼 온갖 먹거리들이 가득하고요
이렇게 길 한쪽만 해도 먹음직스런 음식이 다양하게 줄지어있습니다.
마지막날만 아녔어도 일단 하나씩 다 사두는건데ㅠ
이날 먹은거 기억했다가 다음에 오면 안먹은거 사는걸로 해야겠네요
서귀포 쿠바쿠바
위치: 제주 서귀포시 중앙로 43-1 3층
소셜: 목, 토
오픈시간: 8시 30분
올레시장 근처, 이 건물에 있으니 헤매지 않게 주의하시길.
서귀포에 다른 빠는 없을까 찾아봤지만 일단 나오는게 여기밖에 없는 듯하네요
사실 서귀포 자체가 제주시에 비해서 크지는 않다보니 이렇게 있다는거에 매우 감사하기도 했고,
들어가보니 정말 이름답게 음악도 약간 쿠반? 느낌이 드는게 주로 나와요
소셜도 평일인데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추고,
하다보니 또 계속 여러명 들어와서 지루할 틈 없이 놀다가 마쳤습니다.
소셜하다가도 중간중간 베이직 연습 등을 하는 분들이 있어
이렇게 한국 남쪽 끄트머리까지 춤으로 이어지는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어요
이날 함께해주신 분들도 적극적으로 홀딩해주셨고,
여행 마지막 출빠답게 즐거운 마무리였습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 맛집 정리
1. 정이가네
추천받은 맛집이 마침 호텔에서 멀지 않길래 가봤습니다.
소한마리 국밥을 주 메뉴로 하고 있는데,
그동안 여러 지역을 돌면서 온갖 국밥을 먹어본 기준으로ㅋㅋㅋㅋ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당면도 푸짐하게 들어있고, 국물 자체도 매우 진하면서 막 맵지는 않습니다
해장보다는 정말 식사로 먹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2. 한라통닭&흑돼지 철판구이&제주벨미
올레시장에서 사먹은 것들입니다
일단 한라통닭 마농(마늘)닭강정.
이름답게 마늘맛이 꽤 나는데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고,
양념 자체도 자극적인 맛보다는 달짝지근함 중심이라 앉아서 먹기보단 먹으면서 시장구경하기 좋아요
흑돼지 철판구이는 일단 고기 자체가 살코기도 많고 익은 정도도 딱 적당한데,
양념도 매우 감칠맛이 돌아 남은거 집에 가져와서 마저 먹었습니다ㅋ
제주벨미는 흑돼지로 만든 육포인데 아주 담백해요!
요깃거리라는 말이 매우 잘 어울리게, 간식으로 먹기 매우 추천할만합니다
● 고기국수
1. 삼무국수
국물 찐함: ● ● ● ●
잡내: ● ● ●
면발: ● ● ●
성산일출봉 갔다가 아침으로 먹은 삼무국수.
일단 다른 둘에 비해서 약간 잡내는 나는 편이에요. 고기국수 특징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 한데,
그만큼 국물 자체가 굳이 다른거 안넣어도 찐한 편이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겉절이랑 먹기 딱 좋을듯?
2. 조천면장국수
국물 찐함: ● ● ●
잡내: ● ●
면발: ● ● ● ●
제살페 추억의 장소 2.
그때 제가 이걸 진짜 맛있게 먹었거든요. 국물까지 다 들이키고 흐어어
그때 어떻게 먹었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니 테이블에 있는 김가루!
그걸 잔뜩 뿌려서 먹으니까 반년전 반했던 그 맛이 납니다. 특히 면은 여기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여기 갔다가 카페 시소 가기 좋은 위치라 둘이 세트로 둘러보면 더 좋아요
3. 올래국수
국물 찐함: ● ●
잡내: ●
면발: ● ● ●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그래서 도착 후 또는 출발 전 먹기 좋은 올래국수입니다.
그만큼 한반도 대중 입맛에 최적화가 된건지는 몰라도, 잡내가 가장 없어요!
국물도 찐하기보다는 셋 중 깔끔함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고기도 가장 푸짐하게 들어가는 덕분인지 항상 사람들이 거의 다 차있네요
마지막 밤이 지나고, 드디어 여행의 끝이 밝았습니다.
공항에 오기 전에 꼭 봐야하는 곳으로 얼른 출발.
들어가서도 여긴가? 아님 이쪽인가? 하면서 표지판과 네비를 열심히 들여다보면서ㅋㅋㅋ
아침이라 사람이 없어서 느릿느릿 가도 되는게 다행이었어요
그러다 발견한 이곳이 바로!
다음 제주 라틴페스티벌의 주 무대가 될,
제주신화월드 랜딩관입니다
한번 쭉 둘러보니 생각보다 매우 넓기도 하고,
이런저런 시설들 다 갖추고 있다보니 과연 어떻게 될지 기대되네요
또다시 반년 뒤를 기약하며...
공항에 도착해서 차도 반납하고,
이제 진짜 끝났구나... 좀 힘이 빠지더라고요
그러다가 공항에서 어떤 글귀를 발견하니까 울컥하고,
비행기 안에서 좀 울다가, 잠시 뒤 웃다가ㅋ 하다보니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참을 정신없이 있다가 보니 갑자기 무서운 참사가 터졌더군요
제주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된 탓에 안타까움과 함께 오싹하기도 하고,
지금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한숨 자고서 내일 오후쯤,
드리고 싶은 인사와 함께 마지막 남은 이야기를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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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키좀바배우면 화수목 출빠가능하군 ㅎㅎ
키좀바는 아예 하루동안 키좀바만 하는 날로 정하는게 신기하더라고요...
덕분에 눈으로 전국 라틴을 경험할수 있어서 고마웠도다ㅎ
이제 해외라틴 도장깨기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