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중심 도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도시다. 유명 관광지로는 세비야 대성당, 알카사르, 스페인 광장 등이 있다.
# 2023년 1월 8일
포르투갈의 파루에서 9시 55분 버스를 타고 보이지 않는 국경을 넘어 세비야에 도착한 시간이 1시 30분. 시차 때문에 한 시간이 빨라졌으니 실제로 걸린 시간은 2시간 35분이다.
우리 숙소 Petit Palace Vargas는 아르마스 버스 터미널 바로 건너편에 있다. 론다 당일치기를 염두에 두고 터미널에서 가까운 호텔을 잡았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일박 50유로의 저렴한 가격에 흠잡을 데 하나 없는 깔끔한 숙소다. (그래서 발렌시아 숙소도 Petit Palace로)
아침부터 몸이 안 좋았기에 호텔에서 푹 쉴까 하다가, 날씨도 좋아지고 몸도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서 (그리고 배도 고파서) 조금만 쉬고 나왔다. 근처에 구글 평점 4.7인 식당이 검색되기에 찾아가 보니 (La Cayetana) 과연 맛도 있고 직원도 친절하다.
밥을 먹고 기운을 내서 찾아간 곳은 투우장. 스페인 하면 정열의 나라고, 정열 하면 투우 아니었던가? 동물 보호라는 대의에 밀려 옛 영화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투우가 열리는 모양이다. 오늘은 투우가 열리는 날이 아니고, 우리는 박물관과 운동장 건물을 구경하러 간 것.
# 2023년 1월 9일
아직도 몸살이 낫지를 않아서 오전 내내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오늘은 알카사르 무료 입장을 예약한 날인데, 안 가면 아쉽잖아. 세비야 알카사르는 (아마 대성당도) 월요일 오후 4시부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데, 그냥 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우연히 여행 카페에서 1월 무료 입장 예약이 풀렸다는 정보를 접하고 미리 예약을 해 두었었다.
2시쯤 호텔을 나서서 맛집이라는 La Brunilda Tapas를 찾아갔는데 자리가 없다고 거절당했다. 우리 앞에 가던 중국(?) 여자들과 반대편에서 오던 한국(?) 여자들도 우리처럼 허탕을 쳤다. 주택가 골목에 있는 조그만 식당인데 유명한 식당인가 보다.
조금 더 걸어가다가 커다란 빠에야 사진을 보고 들어간 호텔 식당(Adriano)에서 타파스 두어 개와 빠에야를 먹었다. 착한 가격에 무난한 맛과 서비스.
밥 먹고 나오니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우산을 챙기지 않았지만 호텔까지 갔다오기에는 거리가 멀다. 살살 가보자.
골목 두어 개 지나니 광장이 나오고,
저것은 스페인 3대 성당이니 유럽 3대 성당이니 꼽힌다는 세비야 대성당!
그러나 대성당 구경은 뒤로 미루어 두고 오늘은 무료 입장권을 끊어 놓은 알카사르를 들어간다.
화려한 타일과 금은 보석으로 치장된 건물 내부에는 아름다운 그림과 양탄자들이 전시되어 있고
내부 정원도 외부 정원도 정말 멋지다. 혹자는 알함브라 갈 거면 세비야 알카사르는 생략해도 된다고 했지만, 세비야 알카사르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그런데 팜플렛에 보이는 Planta alta(2층 전시실?)를 찾을 수 없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무료 입장 시간에는 열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 "무료"에 끌렸었나? 이왕이면 거기까지 다 봤어야 하는데...
비도 그쳤고 컨디션도 나아진다. 그렇다면 스페인 광장을 구경하러 가야지. 로마의 스페인 광장도 유명하지만 세비야 스페인 광장도 아름답다고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세비야에 3일 묵으면서 매일 스페인 광장을 보러갔다는 후기도 있었지.
방향 확인하고 사람들 가는대로 따라가다 보니 역시 대단한 놈이 나타난다.
스페인 광장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숙소까지 먼 길을 걸어서 돌아왔다. 몸살도 이로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