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알프스'로 불리는 키르기스스탄에도 역사 탐방 코스가 생길 전망이다. 그것도 고구려 유민 출신의 당나라 장군 고선지가 동진하는 이슬람 세력과 맞서 싸운 '탈라스 전투'의 역사 현장을 실크로드와 함께 돌아보는 코스다.
최근 키르기스 현지에서는 고선지 장군의 '탈라스 전투'를 기억하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탈라스 전투'는 서역정벌에 나선 고선지 장군의 당나라 군과 이슬람 세력이 751년 처음으로 격돌한 역사적인 전투이자,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의 패권을 두고 양측이 치열하게 맞붙은 전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세력이 자웅을 겨룬 '탈라스 전선'은 현재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 접경 지대인 '포클로프카 평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전투에서 고선지 장군이 이끄는 당나라군은 대패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곳에 기념비를 세운 이는 키르기스스탄에서 'KF(Kyrgyz Friends) 실크로드 프로젝트'(이하 KF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국내외 컨소시엄. 키르기스스탄 관광청과 탈라스주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27일 '포클로프카 평원'에 탈라스 전투 기념비를 제막했다.
탈라스 전투 기념비.
기념비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동양문명과 이슬람 문명을 뜻하는 두개의 기둥과 3개의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은 맨 아래부터 지름이 7m, 5m의 바닥과 천정의 1m로 전투가 벌어진 751년을 나타낸다. 원은 이곳 유목민의 전통가옥인 유르타의 천정인 '툰둑'을 상징한다. 궁극적으로는 동서양 문명이 한 지붕 아래에 있다는 뜻이다.
"세계 전쟁사와 문명교류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탈라스 전투와 전사들을 기린다"는 비문은 한국 문명교류연구소의 정수일 소장이 초안을 잡고, 한글과 영어, 중국어, 아랍어, 키르기스어, 러시아어 등 6개 언어로 새겨졌다.
제막식은 키르기스스탄 관광청장과 탈라스 주지사 등 현지의 정관계 고위 인사들과 이종수 키르기스 코이카 사무소장과 'KF 프로젝트' 총괄 박동완 대표(글로벌앤로컬 브레인파크) 등 한국 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공연과 제막식, 경과보고, 축사 및 탈라스 전투에 대한 설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비 제막식에서 축사하는 이종수 키르기스 코이카 사무소 소장
기념비 제막식 장면/사진출처:MDK실크로드
제막식 후 키르기스-한국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사진출처:MDK실크로드
현지에서 'KF프로젝트'를 진행하는 'MDK 실크로드'의 추상훈 대표는 "역사책에 나오는 고선지 장군과 탈라스 전투를 찾아 이 곳에 오면 그저 황량한 벌판만 남아 있어 아쉬웠다"며 "대륙을 넘나들던 고선지 장군의 후예로서, 이곳에 기념비를 세우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F 프로젝트'는 키르기스 현지에서 진행되는 실크로드 문화관광 개발 사업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컨소시엄 업체(글로벌앤로컬 브레인파크, SE임파워 사회적협동조합, 주식회사 MDK)가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키르기스의 문화관광 자원 발굴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및 소득증대가 사업 목표다.
현지에서는 추상훈 대표가 관광자원 발굴및 인프라 구축, 주민교육, 홍보 등을 맡고 있다.
참고: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kyrgyzfriends 계정과 공식 www.kyrgyzfriend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