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관 3일 ·
새해에 들려온 따뜻한 소식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낡은 집을 고쳐주며 실의에 빠진 이웃의 고통을 어루만져 준 사랑이 감동이네요. 임청우회장님과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장세원
3일 ·
위기가정에 새 희망을 준 ‘민호네 집짓기 프로젝트’ 완성
-온 양평이 힘을 모아, 2000만원으로 2억짜리 새집 마련
비가 새는 70년 된 낡은 흙집에 살던 다문화가정 민호에게 새집을 지어준 선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새해 벽두 양평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양평군 양평읍 오빈1리길24번길 10 민호네 새집. 64.11㎡ 면적의 깔끔한 새집에는 민호와 엄마 호퇴깜앵 두 사람의 문패가 나란히 걸려있다. 문패 옆에는 하트모양의 철재 패널에 이 집을 지을 수 있게 도와준 110여 개의 단체와 개인의 이름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11살 민호는 전기기사 일을 하던 아빠와 베트남에서 시집온 엄마(호퇴깜앵) 사이에 태어났다. 할머니와 공사 중 부상으로 일을 못 하는 아빠 대신 엄마가 식당 일을 하며 어려운 생계를 이어갔지만 단란했던 민호네. 2022년 할머니와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국적조차 취득하지 못한 엄마는 우울증에 걸리고, 민호는 틱 장애가 생겼다. 비가 새고 쥐들이 왔다 갔다 하는 열악한 주거환경은 두 모자를 극한으로 몰아갔다.
희망과 자립의 의지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웃의 손길이 다가왔다. 양평희망나누미, 양평군 다문화 지원센터, 양평군 가족센터 등 지원단체는 민호네의 어려운 사정을 방송에 알렸고, ‘EBS 나눔 0700’에 소개되어 방송 모금액 2000만원이 집수리 비용으로 지원이 결정됐다.
하지만 2000만원으로는 낡은 흙집을 수리해봤자 티도 날것 같지 않았고, 집이 주는 안정과 포근함을 얻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회의를 거듭한 봉사단체들은 아예 새집을 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방송을 통한 모금액은 대부분 새집을 짓는데 들어가는 인건비로 쓰고, 레미콘, 철제 패널, 골재와 목재 등 건축에 필요한 모든 자재는 지역 경제인연합회 등 수많은 사람의 후원으로 충당했다. 새집에 들어가는 가구나 가전제품 모두가 이웃의 기부 물품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9월에 건축허가를 내고, 11월 말 완공까지 60여 일간 공사 현장을 지키며 ‘민호에 집짓기 프로젝트’를 주도한 양평희망도우미 임청우 회장은 “친구를 집에 데려와 놀아보는 게 소원이라는 민호의 말을 듣고 가슴이 울려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임청우 회장은 “새집이 생긴다는 사실을 믿지 않던 민호가 벽체가 올라가고, 기둥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눈으로 직접 보는 희망에 점점 밝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감명 깊었다”라며 민호네의 사정을 공감하고, 창문 등 건축 자재 하나하나를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최고의 제품을 기꺼이 내어준 여러 기업체와 소문을 듣고 현장을 찾아와 무엇이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많은 사람의 정성이 2000만원으로 2억짜리 새집을 짓는 기적을 만들었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