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 / 김별
봄이 오고 가던 날에 며칠을 앓았다
그건 피고 진 꽃 때문은 아니다
여름이 오고 가던 날에도 며칠을 앓았다
그건 나무와 태양 때문은 아니다
그리고 가을이 오고 가던 날
비가 내리던 날
무지개가 피던 날
멧새 날아가버린 가지 끝에 남은 여운에도
잠들지 못하고 며칠을 앓았다
그렇게 앓았으니
이제 언 땅에 뿌리를 박고 일어서야 한다
다시 호흡을 시작하고 겨울을 견딜 가슴을 데워야 한다
그것은 자연의 순리라지만
여기에서 더 이상 봄을 기다리지 말자
다만 아픔 참고
떠남은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의 믿음이었음을
보냄은 사랑을 영원히 지키기 위한 의지였음을
사랑은 강물이 이루어 낸 바다였음을
그리하여 몸부림치며 보낸 날들은
그것을 위해 감당했어야만 했던 격정이었음을 아는 까닭이다
휘날리는 눈발
저 지독한 눈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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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김별 ♡ 시인방
격정
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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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07
15.12.06 11:5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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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박지희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따듯한 겨울 되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한결 같기를 ^^*
시인님은 피고피는 봄
이제는 너무 아파하지
마새요
추운겨울에도
매화
겨울이 가면
다시
사노라면
오히려
잊고사는 것이
더 아프지 않더군요
좋은글 자락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뉴비기님 처음 뵙습니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주 따듯하고 향기로운 말씀 감사합니다.
네 너무 아프면 안되지요. 말씀처럼 잊고 사는 일이 아름다울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럼 사는 일이
아픔없이도 아름다울 수 있겠지요. 편안한 겨울 되세요
@김별 네ᆢ
별님~행복하고
기쁜일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