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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용중·워싱턴특파원 |
영화 ‘마지막 사무라이(The Last Samurai)’는 남북전쟁이 끝난 1876년 일본으로 건너간 네이든 알그렌(톰 크루즈) 대위가 사무라이 가쓰모토(와타나베 겐)에 매료돼 마지막 사무라이로 변신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본 미국과 일본 관람객들은 서로 진한 일체감을 느꼈을 듯하지만, 기자는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2004년의 오늘, 혹시 미국과 일본은 알그렌 대위와 가쓰모토 간의 생명을 뛰어넘는 우정을 재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 3월은 미·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150주년이 되는 시점이었다. 그 무렵 양국이 화려한 기념식을 가진 것은 물론이지만, 두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미국 곳곳에서는 양국의 우정을 다지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알래스카 주재 일본 총영사는 미국 시민 6명에게 일본 외무장관이 수여하는 미·일동맹 150주년 기념 특별상을 전달했다. 로드아일랜드 주의 민간 사절단은 지난 11일 일본과 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페리 제독이 1854년 찾았던 시모다(下田)를 방문했다. 앨라배마주에 있는 혼다 자동차 공장 사장은 지난 20일 미·일 협의회가 주최한 만찬에서 150년간의 미·일 관계를 기념하는 기조연설을 했다.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등 4명의 의원은 이달 초 미·일관계 강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처럼 튼튼히 다져지는 ‘기초공사’ 위에 양국은 지금 21세기 동북아의 새로운 안보환경에 대처하는 공동전략을 짜고 있다. 미국은 일본을 아시아의 ‘허브’로 삼으려 하고, 일본은 이 틈을 타 평화헌법 개정 기정사실화, 미사일방어체계(MD) 조기 구축, 전시 대비 유사 3법 제정 등 군사 대국화로 매진하고 있다.
미 국방부를 출입하는 일본 교도뉴스의 기노시타 히데오미(木下英臣) 특파원은 “미국이 오키나와에 있는 3000명의 해병대를 지난 3월 이라크로 차출했지만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과 일본 수뇌부는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연합전선에 대한 청사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주(州) 포트 루이1스에 있는 육군 제1군단 사령부를 일본 자마(座間) 기지로 옮기고 사령관을 대장(大將)으로 격상시켜 주한미군까지 지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최근의 보도 내용은 양국 간 은밀한 구상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이 이처럼 찰떡궁합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한국이 자칫 ‘왕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이번에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냉랭한 태도를 새삼 들출 것도 없다. 작년 10월 찾아온 한·미동맹 50주년은 몇몇 요식행사만 치르고 넘어갔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3국 공조에서 한국 축은 기울기 시작한 지 오래다. 한·일관계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소리가 높아지는 형편이다.
리처드 아미티지는 국무부 부장관을 맡기 직전인 2000년 10월, 조셉 나이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장과 함께 만든 ‘미국과 일본: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향하여’라는 보고서에서 “미·일관계를 미·영동맹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 미·일관계는 바로 그 길을 가고 있다.
그 아미티지는 작년 2월 상원에 출석, “한국은 이제 미국이든 중국이든 러시아든 장신(長身)들이 그들의 머리 위에서 농구하는 것에 싫증을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신(短身)인 한국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려는 걸까.
(주용중·워싱턴특파원midway@chosun.com">midway@chosun.com)
첫댓글 놈현이는 외교 단절하고 놈현 왕국 세우려고 하나봐요.,.외국인들 다 쫓아내잖아요...미챠....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이라고 않새겠어요 나라 안밖 다망쳐 놓고 ... 앞으로4년 얼마나 더 망가져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