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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를 무함하지 말라
(신 19:15-21)
오늘 본문은 십계명 중 아홉 번째 계명인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 하지 말라(출
20:16)’는 교훈에 대한 모세의 설명입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악한 행동이나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벌을 주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증거로는 불충분하다는 내용입니다. 아
무리 그것이 진실이라 할지라도 한 사람의 증거만 가지고 그 사람을 벌줄 수는 없습니
다. 최소한 두 명 이상의 증인을 통해 그 사람에게 범죄가 있다는 사실을 확정지어야
합니다.
그러나 둘 혹은 세 명의 증인이 아니라 수십, 수백 명의 증인이 있다하더라도 범죄자
로 의심받는 사람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면 논쟁하는 쌍방이 하나님 앞과 그 당시
의 제사장과 재판장 앞에서 재판을 해야 합니다. 재판장이 사실을 자세히 조사해서 만
약 증인이 거짓말을 했을 경우에는 무고한 피해를 주려고 했던 대가로 자신이 피해를
입히려고 했던 그대로 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거짓 증인이 사람을 죽이
려고 했다면 그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거짓 증인이 상대방의 이를 뽑으려고 했다면
그 사람의 이를 뽑아야 합니다. 긍휼히 보지 말고 그대로 되갚으라는 것이 오늘 본문
의 내용입니다.
이 법이 바로 모세의 율법인데, 물론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이 법이 그대로 적
용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배
울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습
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 사이에서 이와 같은 거짓 증언의 죄를 제하여 백
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하고 그들의 관계가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이 말씀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1. 제 9계명의 두 가지 목적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아홉 번째 계명을 주신 목적이 무엇일까요?
첫째로 사회질서가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거짓 증언으로 사람을 무고하
게 해치는 것을 방치하면 그 사회의 인간관계는 급속도로 파괴될 것이고, 죄 없는 무
고한 생명이 희생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의 신회가 무너지고, 결국 사회질서
가 무너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제 9계명을 주셨습니다.
16세기 영국에 그레샴(Thomas Gresham)이라는 금융가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당시
영국의 수장이었던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고 말하며 악화를 만들지 말 것을 충고 했습니다. 그 당시의 돈은 지폐가
아니고 금화나 은화 같은 동전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금화에 100만원이라는 금액이 찍
혀 있다면 그 돈 자체가 100만원의 가치를 갖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여
왕은 국가 재정의 궁핍을 면하기 위해 10만원 밖에 안 되는 금화에 100만원을 찍었습
니다. 그리고 만 원의 가치 밖에 안되는 은화에 10만원을 찍었습니다. 그레샴은 이런
돈을 가리켜 악화라고 칭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까요? 여러분이
100만원짜리 금화 두 개를 가지고 있는데 한 금화는 100만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다른 금화는 10만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렇다면 아마 우리는
100만원의 가치를 가진 금화는 집에다 모셔놓고, 아마 10만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100만 원짜리 금화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는 온통 나쁜 돈만 유
통되고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일어나서 화폐의 가치는 악화되고, 국가
의 경제 질서는 무너지는 결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레샴이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충
고했던 것은 바로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경제 사회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종교계에서도, 정치계
에서도, 또 이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이단 사설을
그대로 놔두면 정통 신학이 구축될 것이고, 부도덕한 소수가 하는 말을 그대로 놔두
면 도덕적인 다수가 사회에서 구축될 것입니다. 또한 거짓 증언을 하는 사람들을 그대
로 놔두면 그 사회는 진실이 구축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는 존립의 기반이 흔들
려서 건강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인간관계를 바르
게 정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짓 증언하는 사람을 벌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9계명
을 제정해 주신 것은 이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혀에 있는 악을 제어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의 모든
지체 가운데 가장 제어하기 어려운 지체가 무엇일까요? 바로 세치 혀입니다. 하나님께
서는 인간의 혀를 제어하기 위해 자연적인 방어 장치 두 개를 주셨습니다. 바로 치아
와 입술입니다. 만일 나쁜 말이나 악한 말 나오려고 할 때는 이빨로 혀를 깨물어야 합
니다. 또한 혀가 치아를 뚫고 나올 때에는 입술을 다물어야 합니다. 꽉 다물어서 말
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어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세 치
혀로 얼마든지 죄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9계명이라는 제 3
의 방어벽을 세워주신 것입니다.
2. 하지 말아야 할 것 네 가지
하나님의 계명은 부정적인 면에서 ‘하지 말라’ 내용도 포함하고 있고, 또한 긍정적
인 면에서 ‘하라’는 명령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 9계명은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 네 가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명백한 거짓말(obvious lie)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거짓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는다”(잠언12:22)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입술은 거짓 입술입
니다. 말을 하는 사람이 그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사실처럼 말하는 것
이 거짓말입니다.
대학생 네 명이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노는 바람에 수업에 지각을 했습니다.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지각한 사유를 물었을 때, 한 학생이 “오다가 그만 타이어가 펑
크 나는 바람에 수리하고 오느라 수업에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
다. 대답을 들은 교수님은 “타이어 펑크가 나서 지각했으니 어쩔 수 없지”라고 대답
하였습니다. 학생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교수님의 말이 이어
졌습니다. “늦었지만 퀴즈는 봐야겠지? 네 사람은 각각 따로 앉게.” 교수님의 말씀
대로 각각 떨어져서 자리에 앉은 학생들에게 교수님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 퀴즈를 내겠네. 자네들이 타고 온 자동차의 어느 쪽 타이어가 펑크가 났는가?
답을 써서 제출하게나.” 물론 그 학생들의 거짓말은 들통이 나고 말았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정직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링컨의 주변에 거짓말을 아
주 유능하게 잘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링컨 대통령이 그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소의 다리가 몇 개지요?” 그러자 그 사람은 “대통령 각
하, 소의 다리는 네 개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링컨은 “당신은 진실
을 말하는군요. 그렇다면 당신이 소의 꼬리를 다리라고 생각한다고 가정합시다. 그러
면 다리가 몇 개일까요?”라고 되물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들은 그 사람은 가만히
생각하다가 “그러면 다섯 개지요”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링컨 대통령
은 그 사람을 응시하면서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당신의 잘못은 거기에 있소. 당신
이 소 꼬리를 다리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꼬리가 다리가 되는 법이 있겠소? 소꼬리를
다리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것이 다리일까요? 아무리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다리
는 네 개가 맞는 겁니다. 당신은 이처럼 거짓말을 진실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으니 그
걸 고치시오.”
우리가 거짓말을 할 때에 남한테 해를 끼치지 않으면 그만이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은 보통 단순 거짓말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거짓말
은 더 큰 죄를 짓는 전초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무엘하 15장 7절을 보면 다윗의 아
들 압살롬이 아버지 다윗에게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버지, 제가 하나님
께 서원한 것이 있으니 지금 예루살렘에서 헤브론으로 내려가야겠습니다.” 압살롬의
말을 들은 다윗은 “그래? 하나님께 서원한 것이 있으면 갚아야지, 다녀오너라.고 말
하였습니다. 그러나 압살롬은 말과는 다르게 헤브론에 내려가서 백성들의 마음을 도적
질하고 아버지 다윗 왕을 쫓아내어 자신이 왕이 되고자 하는 못된 음모를 꾸몄습니
다. 거짓말은 거짓말로 그치지 않습니다. 거짓말은 이처럼 언제나 다른 악으로 뻗어나
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거짓말에 대해서 엄중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개들과 술객들과 행음자들
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마다 성밖에 있으리
라”(계22:15). 요한계시록은 천국을 거룩한 성 새예루살렘이라고 말하는데, 거짓말
을 하는 자는 살인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와 함께 성 밖으로 쫓겨나서 천국에 들
어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시고
여러분의 입술에서 거짓말을 제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둘째로 중상모략(slander)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거짓말 중에서도 남을 해치기 위한
악한 의도를 가지고 행하는 거짓말을 중상모략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특별
히 경고하고 금지하고 있는 것이 이런 형태의 거짓말입니다. “그 이웃을 쳐서 거짓
증거하는 사람은 방망이요 칼이요 뾰족한 살이니라”(잠25:18). 이웃에게 거짓증언을
하는 사람은 이웃을 방망이로 패는 것이나, 칼로 찌르는 것이나, 화살로 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씀입니다.
중상모략의 대표적인 예가 열왕기상 21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스르엘에 나봇이라
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나라 이름이고, 이스르엘은 ‘하나님께서 씨
를 뿌리신다’는 의미를 가진 지역의 이름입니다. 자리도 좋고 맛도 좋은 포도가 탐스
럽게 열리는 나봇의 포도원을 당시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아합이 탐내기 시작했습니
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의 기업을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땅으로 여겼고 조
상대대로 물려받은 것이었기 때문에 함부로 팔지 않았습니다. 혹시 팔았다고 할지라
도 50년째 희년이 되면 그것을 원소유주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법이었
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왕이라고 해도 백성들의 땅을 함부로 빼앗거나 살 수 없었습니
다.
결국 나봇의 포도원을 얻지 못한 아합은 궁전으로 돌아가 침상에 누워서 얼굴을 돌이
키고 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아합의 아내였던 이세벨 왕비가 왕에게 무슨 일
이 일어났는지 물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이세벨은 “당신이 왕이요, 통치자인데
백성에게 포도원 하나를 뺐지 못합니까? 저에게 맡겨주십시오”라고 말하고는 돈으로
비류 두 사람을 샀습니다. 비류는 ‘비열한 종류의 인간’이라는 의미입니다. 나봇을
붙잡은 뒤에 두 사람은 나봇을 세워놓고 거짓증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증언의 내용
은 나봇이 하나님을 저주하고 왕을 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세벨은 나봇에게
누명을 씌워 그를 이스르엘에서 돌로 쳐 죽이고 포도원을 빼앗았습니다. 나봇은 제대
로 된 재판도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만약에 재판을 했다면 그의
무죄가 드러날지도 몰랐기 때문에 이세벨은 서둘러서 그를 죽여 버린 것입니다. 이세
벨은 아합이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서 의기양양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비류들이 돈을 받고 나봇을 모함했는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완
벽하게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의의 하나님은 이 모든 사실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디셉 사람 엘리야를 통
해 아합과 이세벨에 대해 예언하셨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죽이고 또 빼앗았
느냐 하셨다 하고 또 저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
서 개들이 네 피 곧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왕상 21:19). 아합의 심판을 예언한 것
입니다. 또한 “여호와께서 말씀하여 가라사대 개들이 이스르엘 성 곁에서 이세벨을
먹을찌라”(왕상21:3)고 기록되었습니다. 이세벨에 대한 심판의 예언입니다. 이 예언
의 말씀대로 아합은 아람과의 전쟁에서 전사하였습니다(왕상 22장). 자신의 죽음을 두
려워한 나머지 왕이 아닌 것처럼 변장을 하고 전쟁에 나갔지만, 한 병사가 쏜 화살에
심장이 꿰뚫려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아합의 시신은 이스르엘에 버려졌고, 예언의 말
씀대로 개가 아합의 피를 핥았습니다.
또한 열왕기하 9장에 보면 아합의 집안을 몰락시킨 예후가 등장합니다. 예후가 이스르
엘 성에 도착했을 때, 이세벨은 화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후는 사환을 시켜서 악한
여인 이세벨을 창 밖에 던져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역사에 보면 가끔 창 밖에 던져 죽
이는 형벌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영어에는 ‘창밖에 던져 죽이기’라는 의미를 가진
‘defenestration’이라는 단어도 있습니다. 이세벨도 산 채로 창 밖으로 던져졌습니
다. 역시 엘리야의 예언대로 개들이 와서 이세벨의 시체를 뜯어 먹는 처참한 결과를
맞게 되었습니다. 아합이나 이세벨 모두 거짓 증거를 통해 나봇에게 입혔던 피해를 자
신들도 고스란히 받게 된 것입니다. 중상모략해서 남을 죽이려 하면 자신도 언젠가는
죽게 되고, 중상모략해서 남을 쫓아내면 자기도 언젠가는 쫓겨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
아야 합니다. 이것이 중상모략을 향한 하나님의 벌입니다. 이는 사람이 공의를 집행하
지 못한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직접 공의를 집행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줍
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거짓말이나 중상모략 하지 마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합니다.
셋째로 험담(libel)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험담(libel)이라는 영어 단어는 때로
‘명예훼손’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진실을 말하되 남을 해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말하
는 것을 의미합니다. “너는 네 백성 중으로 돌아다니며 사람을 논단하지 말라”(레
19:16). 험담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옛말에 ‘전갈은 꼬리에 독을 달고 다니지만 남
을 험담하는 사람은 입술에 독을 달고 다닌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험담하는 사람은
입술에 독을 달고 다니면서 독사처럼 독을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험담하는 사
람은 진실을 말해도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실을 말할 때
에도 바르고 선한 의도를 가지고 말해야 합니다.
미우라 아야꼬라고 하는 일본의 유명한 작가는 자신의 책 「사랑한다는 것과 믿는다
는 것」에서 일본 사람들도 험담하는 죄가 많이 범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우라 아야꼬가 예를 든 내용은 이렇습니다. 누군가에게 수다를 떨면서 “그 여자 남
편이 요새 새 여자가 생겼는가 봐요. 며칠 전에도 한바탕 부부싸움을 했다고 하더니
곧 도장을 찍는다나요? 호호호”, “그 여자 일류대학 출신이라고 하던데 사실 1학년
중퇴래요”, “그 집 아이 아빠하고 우리 남편하고 학교 동창인데 그 집 아빠도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했다고 하더니 그 집 아들도 학교 공부가 엉망이래요. 그런 거 보
면 부자가 닮긴 닮나봐요”라고 말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누군가를 험담하고 나서
맞장구를 쳐줘야 서로 헤어질 때, “오늘 참 즐거웠어요”라고 인사를 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그 험담에 맞장구를 쳐주지 않으면 괘씸한 마음을 품고 돌아간다는 것입니
다. 인간의 원래 성품이 그런 것 같지만 예수 안에서 변화된 우리는 험담하는 사람에
게 맞장구를 쳐줘서도 안 됩니다.
우리 구주 예수님이나 사도 바울, 침례 요한과 같은 사람들은 얼마나 중상모략과 험담
을 많이 당했습니까? 심지어 예수님은 ‘귀신 들려서 기적을 행한다’는 중상모략도
받으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율법을 폐하려고 하는 자’라는 험담도 들었습니다. 그
러므로 우리는 중상모략이나 험담을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것은 윤리적인 부탁이 아
니라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
다.
넷째로 우리는 과장(exaggeration)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리를 말하되 지나치게 확
대해서 말하는 것이 과장입니다. 과장을 하면 듣는 사람들이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
을 수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과장은 인간관계를 해칠 수 있는 거짓말의 한 종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국 보스톤에서 한 목사님이 길을 가다가 소년 열 댓 명이 강아지를 둘러싸고 이야
기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전도도
하고 싶어서 소년들 사이로 들어가서 “얘들아, 뭐하니?”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한 소년이 “아저씨. 우리가 지금 거짓말 내기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운데서
가장 큰 거짓말을 했다고 합의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이 강아지를 선물로 주도
록 결정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소년의 말을 들은 목사님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얘들아. 나는 너희만한 나이 때에 거짓말은 생각도 못했단다. 그런데 너희들은 어떻
게 거짓말 내기 대회까지 할 수 있는지 걱정스럽구나”라고 말하였습니다. 목사님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야. 이게 최
고의 거짓말이다. 아저씨. 이 강아지는 아저씨가 가져야 될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도 과장된 이야기가 많습니다. 처녀들은 흔히 “나 시집 안가”, 장사꾼들
은 “밑지고 팝니다”, 노인들은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말하는 것들이 그것입니
다. 그러나 이 말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 3대 거짓말입니다. 어떤 점에서는 이 말들이
모두 과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특별히 이런 죄에 약합니다. 그러므
로 우리는 스스로 반성하고 오늘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우리 성도들은 명
백한 거짓말이나 중상모략, 험담이나 지나친 과장을 늘 경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
로 축원합니다.
3. 해야 할 것 한 가지
하나님의 계명에는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명령 외에도 ‘하라’는 긍정적인 명령
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십계명의 제 9계명이 포함하고 있는 긍정적인 명령은 무엇일까
요? 바로 이웃이 거짓증거로 인해 상처를 받을 때에는 상처받는 이웃을 옹호해줘야 한
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도들의 의무입니다. 분명히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침묵하
고 있는 바람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된다면 이는 거짓 증거와 다를 바가 없습니
다. 만약 어떤 사람이 도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침
묵의 죄’나 ‘거짓말하는 거짓 증언의 죄’가 모두 그 사람에게 같은 피해를 줄 것이
기 때문에 같은 죄가 됩니다.
제가 작년에 미국에 갔을 때 토마스 로드 침례교회(Thomas road baptist church)에서
제리 폴웰(Jerry Falwell)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제리 폴웰 목사님은 미국 사회를 주
시하며 본 결과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들이 부도덕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
습니다. 도덕적인 다수(Moral majority)의 침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제리 목사
님은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목사님들이나 성도들을 모셔서 소위 ‘도덕적 다수 운
동’을 일으켰습니다. 후에 이 운동은 그 규모가 엄청나게 확장되어서 대통령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체가 되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제리 폴웰 목사님을
‘대통령 제조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도덕적이라 해도 악과 거짓에 대해
서 침묵하면 우리 사회는 거짓말 하는 소수의 목소리가 끌고 가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성령충만한 사도들은 보고 ‘술 취했다’고 비난할 때에 사도 베드로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저들은 술 취한 것이 아니라 성령충만을 받았다”고 옹호했습니
다. 또한 2세기 로마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은 피와 살을 먹으니 식인종이요, 형제끼
리 입 맞추니 근친상간하는 자들이라고 그리스도인들을 비난했을 때, 순교자 저스틴,
터툴리안 같은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기독교인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글
로 변증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가리켜 ‘변증론자(Apologist)’라고 부릅니다. 이
들은 모두 진리에 침묵하지 않고 진실을 선포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는 진리에 침묵하면 안 됩니다. 거짓은 말하면 안 되지만 진실은 언제든지 선포되어
야 합니다.
결 론
거짓증거의 피해는 다른 죄보다 두 배나 큽니다. 왜일까요? 거짓 증거에 당한 사람들
이 피해를 입었고, 거짓 증거를 한 사람들도 똑같은 벌을 받게 될 것이니 벌이 두 배
라는 것입니다. 거짓증언은 이처럼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편
141편 3절의 말씀처럼 기도해야합니다.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숫군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거짓말 중상모략 험담이 나오지 않도록 내 입술을 지켜 주소
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간 우리 혀로 지은 모든 죄를 자백하고 우리 가까
이 있는 거짓말 하는 악한 영을 나사렛예수 이름으로 추방해버리고 오직 진실만을 이
야기하는 우리의 입이 되기를 바랍니다.
[피영민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