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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 「관촌수필」
해제: 이 작품은 이문구가 자신의 고향인 대천 관촌 부락을 배경으로 쓴 연작 소설이다. 「관촌수필」은 ‘일락서산’, ‘화무십일’, ‘행운유수’, ‘녹수청산’, ‘공산토월’, ‘관산추정’, ‘여요주서’, ‘월곡후야’의 순서대로 총 여덟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락서산’에서 ‘공산토월’까지는 글쓴이가 고향에서 보냈던 유년 시절을 추억하는 내용으로, 6·25 전쟁을 전후로 자신의 집안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관산추정’은 어린 시절의 친구를 만난 이야기로, 대천이 변모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나타난다. ‘여요주서’와 ‘월곡후야’는 성인이 되어서 고향 마을을 다시 찾았을 때 겪은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시된 본문은 ‘일락서산’의 맨 앞부분으로, 변해 버린 고향을 찾게 된 글쓴이의 울적하고 쓸쓸한 심경이 잘 드러나 있다.
주제: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에 대한 회고와 아쉬움
전체 줄거리: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하러 고향을 찾은 ‘나’는 왕 소나무가 사라지고, 옛집이 변해 버린 고향의 모습에 쓸쓸해진다. 할아버지 산소를 찾은 ‘나’는 할아버지가 당신의 헛묘를 굽어보고 서 있는 환상에 사로잡히며 할아버지를 회고한다. ‘나’가 태어났을 때 이미 팔순의 고령이셨던 할아버지는 조선 왕조의 유민으로 은둔해 유유자적하게 사셨던 분으로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런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들였던 ‘나’는 동네 사람 대부분을 하대하였고, 그 결과 고적한 소년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봉건적 세계 속에 살았던 할아버지와 달리 아버지는 ‘나’가 태어나기 수삼 년 전만 해도 몇 척의 어선을 가진 선주였지만, 광복을 전후 해 남로당에서 활동한 결과 집안은 완전히 쑥대밭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과거를 떠올리면서 ‘나’는 읍내로 나가다가 잠시 발걸음을 멈춰 다시 한 번 옛집을 돌아다보았고, 그 너머 서산마루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01 서술상 특징 파악 답 ①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① 이 글은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하러 서울을 떠나 한내읍(현재 보령시)에 있는 고향 ‘갈머리’를 찾은 ‘나’의 여정 속에서 느낀 ‘나’의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상념, 변해 버린 고향과 옛 고향 집에 대한 비감, 그로 인한 실향 의식 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② 이 글에서는 서울을 떠나 오랜만에 찾은 고향이 많이 변해 버린 데에서 ‘나’가 느낀 처연함과 헛헛함이 잘 드러나 있다. ‘왕소나무’나 ‘옛집’과 같은 상징적 배경은 이러한 ‘나’의 심경을 더욱 잘 드러내고 있을 뿐 갈등이 해소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지는 않다.
③ 이 글은 서울에서 한내읍으로 향하는 여정 속에서 펼쳐지는 ‘나’의 상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장면을 빈번하게 전환하여 긴박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는 않다.
④ 이 글에는 할아버지와 관련한 ‘나’의 상념이 나타나 있을 뿐 인물과 인물 사이의 대결 의식이 나타나 있지는 않다.
⑤ 이 글은 ‘나’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 사건에 대한 객관적 묘사를 활용하여 독자의 판단을 유도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답 ⑤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나’는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왕소나무’에 대한 내력을 곧이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술회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내력은 구전된 전설일 뿐이며, 군내에서는 겨룰 데가 없던 백수(百樹)의 우두머리인 ‘왕소나무’는 산업화를 상징하는 ‘장항선 철로’에 밀려 사라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가 자신의 선조인 토정 이 지함과 관련한 할아버지의 말씀을 곧이듣고 싶지 않았던 것은 부모의 부재로 인한 아픔을 극복해 냈음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보기>에서 작가는 6·25 전쟁 전후로 할아버지와 부모, 동기 간을 잃고 고향을 떠났다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나’가 성묘를 목적으로 자신의 고향을 방문하는 것은 고인이 된 부모와 동기간을 비롯하여 할아버지의 묘소를 찾아보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② ‘나’는 귀성열차에서 ‘숭헌……. 뉘라 양력슬두 슬이라 이른다더냐, 상것들이나 왜놈 세력을 아는 벱여…….’라고 한 할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할아버지한테 결례를 저지르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이는 <보기>에 제시된 것처럼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나’가 내면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③ ‘나’는 ‘할아버지의 존재와 추억의 조각들을 모든 것의 으뜸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다. 이는 <보기>에 제시된 것처럼 아버지와 형제를 모두 잃은 ‘나’에게 할아버지가 각별한 존재로 각인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④ ‘나’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말해 준 ‘왕소나무’에 얽힌 내력을 떠올린다. ‘그 말씜을 새겨들어 진작 타관살이를 했더라면 요로큼 모진 시상은 안 만났을지두 모르는 것을…….’이라는 할아버지의 회한은 <보기>에 제시된 6·25 전쟁 전후의 이문구 집안의 비극을 환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03 소재의 기능 파악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나’는 고향을 떠나기 전의 ‘옛집’과 현재의 ‘옛집’의 차이를 통해 그 변모 양상을 드러내고 있을 뿐, ‘옛집’이 변화해 온 과정을 기억해 내고 있지는 않다. 또한 자신을 ‘실향민’이라고 여기면서 무덤들밖에 남겨 둔 것이 없었던 고향을 무심하게 여겨 왔음을 밝히고 있으나, 그런 자신을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보기>에 따르면 6·25 전쟁 와중에 집안은 풍비박산되었다. ‘나’의 가문의 선조 중 한 명인 ‘이지함’이 꽂은 지팡이가 자란 것 이라는 ‘왕소나무’에 얽힌 내력을 고려할 때, ‘왕소나무’의 부재는 몰락한 ‘나’의 가문을 환기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나’가 살았던 ‘옛집’도 과거의 모습과는 다르게 변모하였는데, 이는 가족들을 모두 잃고 고향을 떠났던 ‘나’의 과거사와 관련이 있으므로 ‘옛집’의 변모 또한 ‘나’의 가문의 몰락을 환기한다고 할 수 있다.
② ‘왕소나무’가 사라지고 그것이 있던 자리에는 ‘외양간만 한 슬레이트 지붕의 구멍가게’가 있으며, 사백여 년이나 마을을 지켜 온 ‘왕소나무’가 ‘밤낮 기적 소리가 잘 틈 없던 철로가에 서서, 그 숱한 소음과 매연을 마시다 지쳐’ 말라 죽었다고 언급하고 있으므로 ‘왕소나무’가 사라진 일은 철로로 상징되는 근대화 속에서 변화해 버린 고향의 현실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③ ‘나’는 고향을 뜨기 직전의 ‘왕소나무’의 모습과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적이 있는, 토정 할아버지에 얽힌 ‘왕소나무’의 내력을 떠 올리면서 이제는 사라진 ‘왕소나무’에 대한 깊은 상실감으로 비감에 젖고 있다.
⑤ ‘백수의 우두머리’로 당당히 서 있던 ‘왕소나무’의 부재와 ‘열 다섯 칸짜리 꽃패집의 풍채’를 지녔던 ‘옛집’의 추레한 몰골을 접한 ‘나’는 자신을 ‘실향민’으로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