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기타 세고비아의 기타세계

[Saeta]

안녕하세요? Saeta입니다.

세고비아의 기타에 대해 궁금하신가 보네요.
아래의 글은 제가 다른 카페에 올렸던 글을
님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맘에서
다시 한번 정비하여 올리는 것이니
약간 길더래두 잘 읽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세고비아는 모두 3대의 기타를 사용했구요

데뷔 이후 초기엔 호세 라미레스,
이 기탄 앞판이 시더, 옆과 뒤는 하카란다,
줄은 거트선(양창자를 꼬아 만든 줄)을 썼구요,

중기 땐 하우저,
이 악기는 앞판이 독일 스프루스, 옆과 뒤는 하카란다,
줄은 미제 듀퐁605 나일론 줄이구요,

후기엔 플레타 ,
제가 이 악기의 사양은 잘 모르구요,
아마 처음엔 독일스프루스에 하카란다였지만
이후 엥겔만스프루스에 하카란다가 아닐 듯...

어떤 분은 세고비아의 기타소리가 마음에 안 드신다구
또 촌스럽다구 까지 하셨는데...
그의 기타소릴 새롭게 이해하려 하시니
세고비아를 흠모하는 저로서는 다만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우리는 그의 기타소리가
음색이 독특하다는 점은 인정해야할 것 같아요.
기타의 음역이라면 예뻬스의 10현기타가 단연 두드러지죠.
(음역이 크다는 말은 잘못된 표기구요...^^)

그 음색의 차이에 대해선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는 당시 녹음기술의 한계,

세고비아 초기의 녹음은 요즘의 디지틀 방식이 아닌
HMB 녹음 방식으로서
왁스에 직접 기계식으로 홈을 파는 거였어요.
실수하면 처음부터 몇번이구 다시 해야만 했죠.
편집이 불가능했으니까...
따라서 음질의 문제가 있을 수 있구요.

둘째는 세고비아의 연주기법,

그는 기타줄을 튕길 때 반손톱을 사용했죠.
손톱의 길이를 1mm 이내에서
살과 손톱이 동시에 줄에 닿는 방식으로...
이 방법은 요즘의 손톱 길이인 1~1.5mm 보다 짧아서
음색이 훨씬 더 카랑카랑해요.
손톱이 길면 음색은 보다 매끄러워진답니다.

그리구 수직타법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손톱이 줄에 대해 직각으로 걸리게 하는 기법이에요.
이 두 방식이 합쳐지면서 보다 더 강렬한 음색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하지만 요즘의 연주자들은 이런 세고비아의 방식을 따르지 않구 있어요.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훨씬 더 부드러운 음색을 추구하죠.

그럼 왜 세고비아는 그런 테크닉을 구사했을까요?
그가 추구하던 기타음악은 어떤 것이었길래...

그건 그가 F.타레가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구 봐요.

왜냐하면 타레가는 손톱을 기르지 않았거든요.
그 이유는 타레간 충격에 약한 손톱을 가지구 있어서
자주 부러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곡과 제자양성에 전념했지 대중콘서트를 많이 갖질 않았거든요.
그러니 소리를 크게 내기 위한 강한 진동이 필요하질 않았겠죠.

이 점을 세고비아는 지적해요.
타레가는 기타의 본질이랄 수 있는
풍부한 음색의 변화를 포기했다구요.

"때때로 오보에 같을 수도 있구,또는 금관악기 같기두 한..."

그러한 점을 포기한 채 타레가는 기타를 단조로운 악기로 취급했다구요.

이런 지적들이 세고비아로 하여금
그런 음색의 기타소릴 만들어 내게 하는 요인이 아닌가 싶거든요.

그럼 도데체 궁극적으로 세고비아가 추구했던 음색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무리 녹음 기술의 한계를 감안해두
3대의 기타를 바꿔가면서 까지도
70년대 80년대의 노구에서 나오는 그의 기타소릴 듣노라면
그 카랑카랑한 음색은 반드시 녹음방식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거든요.

수직타법이 추구했던 음색은...
그건 바로 피아노에 대한 도전이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세고비아의 연주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얼핏 이것은 기타소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하죠.

풍부한 음량과 꽉찬 화성에는 못 미치지만
그 섬세한 표현력으로 르네상스 이래 누려왔던 그 최고의 자리...
18세기 이후 빼았겼던 그 지위를 되찾기 위한 몸부림으루요.

정말 세고비아의 소리는 바로 그 피아노 소리예요.
피아노 보다 더 풍부한 음색의 변화를 갖는 또 다른 작은 피아노.
기타를 가지고 기타의 한계를 뛰어 넘는 작업,
세고비아의 위대함은 여기에 있다고 여겨지거든요.

미하엘 트뢰스터, 뻬뻬 로메로, 괴렌 쇨셔,
나르시소 예뻬스, 존 윌리암스, 쥴리안 브림...
그 외에 데이빗 러셀을 비롯한 젊은 연주자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일구며
대가의 반열에 오르거나 오르겠노라구 정진하구 있죠.
물론 하나같이 기타의 귀재들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세고비아가 이들과 다른 건,
그들은 기타를 가지구 기타가 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들이 해 낼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란 점이구요,

세고비아는 기타의 한계를 초월한
그 누구도 상상해 보지 않았던
기타로는 넘을 수 없다고 여겼던 세계에 도전한,
한 사람의 기타리스트가 아닌
초월자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섰던 사람이란 것이죠.

제가 너무 세고비아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한다고 여기시나요?
물론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또 한 사람의 기타리스트,
예뻬스가 스페인 왕립음악원 정교수였던 80년대에,
부교수로 재직하며 예뻬스 때문에 가려졌던 인물,
에후에니모 곤잘로를 들 수 있어요.

그 역시 세고비아와 같은 음색을 추구했던 기타리스트였죠.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공연을 했었는데
분명히 눈을 감고 들으면 피아노 소리가 나오고,
눈을 뜨면 기타연주자가 앞에 있는,
그건 분명 환상이었어요.
여러분도 그런 환상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지루하지 않으셨는지요?
이상 Saeta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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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촌스럽다구 까지 하셨는데... " 이부분 사에타님도 기억하시겠지만...제가 한말이었습니다. 물론 앞뒤가 짤려있기에.. 누가보면 음색을 욕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내용을 풀자면 이렇습니다. 세고비아 초창기연주LP음반을 들으면 정말 요즘 기타처럼 청명한 소리가 없이 아주 고전틱한 음색이 나옵니다. 그래서 기타가 지금으로따지면 좀 합판에 물먹은 촌스럽다고도 느껴지는데 기타가 도대체 어떤건가요~~ 이런 질문에 사에타님이 이런답변을 해줬죠~~ 양장줄이라 음색이 지금의 나일롱과는 엄청차이난다고~~

[클기맨]

역시 클래식기타 공부방으로~~ 복사로 날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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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보다 더 풍부한 음색의 변화를 갖는 또 다른 작은 피아노"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에서 큰 오케스트라가 피아노를 말한거였나요? 사실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는 공감할수없지만....작은 피아노라는 말엔 100번 공감~

[Saeta]

그 투박함이나 촌스러움은 아마 짚시적인 그리고 훌라멩코 분위기에서 연유된듯 싶네요.일례로 로메로의 아버지 셀레도니오의 기타에서도 그런 투박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파코와는 다른...'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말은 무식한 베토벤이 줄리아니의 데뷔무대를 보고 한 말이에요. 당시 베토벤은 기타에 대해 우리들 보다도 더 모르는 무식이 통통 튀던 시절이었다나요~그러니 이제부턴 그말을 기타명언에서 빼는 게 어때요?

[클기맨]

저도 항상 클래식기타를 좀 4가지없는 악기라고 평하거든요(제 표현력이 이런거지 상당히 높게 평가한거에요~) 현악기면서 피아노처럼 화음을 커버하고 그러면서 제대로된 현악기만큼의 비브라토가 나오지도 않고~~ 하여간 클래식기타는 불완전성의 미가 엄청난듯합니다. 클래식기타 쵝오~

[김하람]

아...정말감사해요.ㅎ.;

[Saeta]

저는 보통 말하는 오케스트라를 가리켜 조폭이라구 불러요. 지 혼자서는 뭘 제대로 하지두 못하구서리 몰려다니면선 꽤나 잘난 척은 요란 법썩을 떨거덩요^^ 옷 매무새만 깔끔을 떨면서...그래서 기타랑 일대일로 붙으면 뭐 볼일 없죠. 피아노 같은 무식한 괴물 악기계의 터미네이터만 제외하면...T-101에서 T-1000. TX까지 그래서 기탈가리켜 신의 인지 의 장난인지 하는 딜레머에 빠뜨리는 경우를 경험하잖아요

[클래시컬속주]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