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35. 불자(拂子)
禪宗의 장엄구 전법의 증표
◇문화재자료 제46호(부산) 묘관음사 불자.
혜능 스님이 어떤 스님을 보고 불자(拂子)를 들어 세우고 말했다.
“보았는가?”
스님이 대답했다. “보았습니다.”
혜능 스님이 등 뒤로 던지고 말했다.
“보았는가?” “보았습니다.” “몸 앞에서 보았는가? 몸 뒤에서 보았는가?”
“볼 때엔 앞뒤를 말할 수 없습니다.”
이에 혜능 스님이 말했다.
“그렇다, 그렇다. 이것이 묘공삼매(妙空三昧)이니라.”
어떤 스님이 이 이야기를 들어 초경 스님에게 물었다.
“혜능 스님이 불자를 들어 세운 뜻이 무엇입니까?”
초경 스님이 답했다.
“누군가가 갑자기 표주박 자루를 돌려 들고 이른다면 그대는 어찌하겠는가?”
그 스님이 귀를 가리고 ‘화상이시여!’ 하니, 초경 스님이 때렸다.
불자는 수행자가 수행할 때 마음의 티끌이나 번뇌를 털어내는 데 사용하는 상징적인 법구다. 불(拂), 불진(拂塵)이라고도 한다. 원래는 먼지나 모기, 파리 등을 쫓아내는 데 사용했던 생활용구였으나 불교에서는 더럽고 나쁜 것을 털어버리는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선종(禪宗)의 장엄구로 쓰였으며 전법의 증표로 사용되기도 했다.
마(麻)나 짐승의 털 같은 것을 묶고 거기에 손잡이를 붙여서 만든 형태다. 특히 털의 색깔이 흰 불자〔白拂〕를 귀중하게 여겼다. 불교조각에서는 제석천이나 천수관음보살상의 지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총채라고 해 조사 초상화인 영정에 한결같이 나타나고 있다.
불가에서 지켜야 할 계율인 《마하승기율》에서는 비구가 화려한 불자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다라니집경(陀羅尼集經)》 제6에서는 관세음보살은 왼손에, 보현보살은 오른손에 백불을 잡은 모습으로 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관세음보살 40수(手) 중의 하나로 이 불자를 지물로 하는 뜻은 신상의 악한 장애나 환란을 없애기 위함이라고 한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35. 불자(拂子)|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