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의 추억 #51, 안타까운 3형제
세칭 동방교에 충성한답시고 군대도 기피하고 대기처(천국을 가기위해 이땅에 임시로 머물며 대기하는 곳, 집을 나온 세칭 동방교 신도들이 집단으로 머무는 곳을 말하는 은어-隱語)에서 지내다가 꼼짝없이 동방교에 발이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다니면서 시키는데로 살아갈 수 밖에 없던 청년들을 여럿 보았다.
한동네에 살던 내 가까운 지인 가운데 두 형제가 있었는데 모두 무단가출하여 동방교의 대기처로 들어갔다. 그중에 하나는 나의 친구이고, 친구의 형은 결국 동방교의 대기처에서 생활하다가 기피자가 되고 말았다. 병역면제가 되는 나이가 35세던가, 그때까지 대기처 내에서 숨어 살다시피 하여 시키는 일만 꾸역꾸역하면서 지냈는데 그 고충이 오죽 했겠으며 도망조차 갈 수 없는 얼마나 불안한 세월이었을까,
그 두 형제의 누나도 생각이 난다. 그 부모가 딸의 혼사를 결정하고 양가에서 의논하여 길일을 정해 혼사를 준비하고 있는중에 혼사 전날 준비한 패물을 몽땅 챙겨들고 깜쪽같이 처녀가 사라져 세칭 동방교 대기처로 들어가 버렸으니 혼사를 준비하던 양가 집안이 얼마나 황당했으랴, 난리가 나고 세칭 동방교와 관련된 소행인줄 의심은 가나 물증이 없으니 얼마나 가슴을 치고 울분을 토했으랴,
이댁의 자식 3형제가 모두 무단가출하여 세칭 동방교의 대기처로 들어가 버렸으니 당시 그 부모의 심정이 어떠했으랴, 지금 부모가 된 내가 그때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그때 우리는 내막을 다 알고 있으되 믿음이 솟아났다고 칭송을 거듭하며 솟아난 신도의 모범으로 부러워할 뿐 동네 사람들에게는 모르쇠로 함구하고 있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한심하고 송구스런 마음이 든다.
이 3형제중의 막내가 명명(동방교내에서 부르는 이름)이 '사무엘' 인데 어릴적 나를 동방교로 전도했던 바로 그 장본인이다. '이단의 추억' 기록중에 몇번 그의 행적이 나타난다. 동방교 안에서 나의 유일한 고등학교 동기생인 스불론과 서울 흑석동의 대기처(무단가출한 동방교 신도들의 집단합숙소) 향림정에서 연단선님 (껌팔이,행상) 생활을 하다가 도망쳐 나와 갈곳이 없어 인천근교에서 스불론과 둘이서 방을 얻어 합숙생활을 하면서 행상을 하고 지내다가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기피자가 되어 옴쭉달싹 못하고 동방교의 대기처 내에서 숨어서 지내던 그의 형은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 병역 면제시기를 넘긴 이후에도 특별히 방향전환을 하지못하고 이리저리 동방교 내부의 여러가지 일감에 내몰리다가 아직도 동방교내에서 노년의 여생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결혼날자까지 받아놓고 대책없는 짓을 하고 동방교의 대기처로 들어갔던 그의 누나에 대한 이후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첫댓글 솔방울 24.03.19
동방교에서는 팔작밥, 오작죽에다 수도를 해야 한다며 연탄도 못 때게 하였습니다.그래서 젊은 청춘남녀들이 전도사로 파송 나와서 위장병, 부인병, 감기로 시달렸습니다. 하루는 여전도사님이 감기로 힘들어 하길래 선배들에게 약이라도 사 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믿음이 약해서 그렇다며, 기도하면 된다고 외면했습니다. 나는 선배들의 만류에도 감기약을 사서 갖다 드렸습니다. 그 때 여전도사님의 애틋한 눈동자가 생각납니다. 소사의 농장장 스라야씨의 친 누이며 명명이 두란노로 기억되는 여전도사님은 이후로 건강에 이상이 와서 집으로 갔는지 소식을 전혀 알 길이 없네요. 지금은 70줄의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요.
하늘천 24.03.19
앗..., 오늘 귀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네요.
'이단의 추억 #51, 안타까운 3형제' 라는 게시글이 있습니다. 바로 이들 3형제의 실화입니다. 스라야의 누나가 두란노이고 남동생이 사무엘입니다. 두란노의 이후 소식을 알길이 없었고 필자가 서울의 대기처에서 생활할때도 그녀의 소식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아마 깊숙한 농장이나 외진 대기처에서 식모살이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 회한과 통한의 세월을 보냈으리라 짐작됩니다. 누구에게 일일이 말도 못하는,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었지요. 初卒일까 말까라고 짐작되는데 여전도사라니 그것도 참 희한한 동방교 수준다운 일이네요.
이단의 추억 #51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함 찾아서 읽어보세요.
세칭 동방교에 충성한답시고 군대도 기피하고 대기처(천국을 가기위해 이땅에 임시로 머물며 대기하는 곳, 집을 나온 세칭 동방교 신도들이 집단으로 머무는 곳을 말하는 은어-隱語)에서 지내다가 꼼짝없이 동방교에 발이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다니면서 시키는데로 살아갈 수 밖에 없던 청년들을 여럿 보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