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거동이 좀 불편한 아내를 걷고 활동하게 하기 위하여 동네의 조금만 어린이 공원을 찾았다. 어른들을 위하여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어서 가볍게 기구를 이용할 겸 들렀다.
그런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어느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여성이 엎핏 느낌이 이상해서 돌아보았더니 잔뜩 찌프린 얼굴을 하고 기구를 사용하고 있는 아내를 아주 못마땅한듯이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아내가 시비를 건것도 아니고 기분 나쁘게 그 여인을 쳐다 본 것도 아닌데, 나 역시 그 여인을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뒷짐을 지고 거만한듯한 표정에 우거지상을 하고 아내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여인의 남편인듯한 남자가 몸이 불편하여 지팡이를 짚고 그 여인이 부축하여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서, 그 여인의 심정을 대충 짐작할 수 있어서 왜 그렇게 못마땅한 얼굴로 내 아내를 쳐다본 것인지 이해가 좀 가는듯도 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고, 웃는 낯에 침 뱉겠느냐 하는 속담도 있다. 요즈음은 섣불리 웃는 얼굴을 했다가 봉변을 당하는 일도 있지만 웃는 얼굴은, 미소짓는 얼굴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즐겁게도 한다.
배추값이 비싸서 배추가 몸값을 한껏 치켜세우고 있지만, 건강하고 잘 생긴 배추 한포기를 바라보면 왠지 마음이 즐겁고 흐믓하기까지 한 기분을 갖게 된다.
삶은 무청을 물기를 빼고 짜낸것이 우거지인데, 그래서 본래의 정돈된 무청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뒤틀린듯한 형상으로 뒤바뀐 모습을 빗대어 우거지상이라는 말이 나온듯 하다. 사전은 이렇게 우거지상(相)을 설명한다.
'잔뜩 찌푸린 얼굴의 모양을 속되게 이르는 말'
마음은 이미 하나님 나라라고 하는 기독교인인 나부터 자주 우거지상을 하고 다니는 모습을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때가 얼마나 많은지.. 남 얘기 하기 전에 나부터 배추상을 하고 다녀야지. 환하고 활짝 펴진 얼굴, 배추 한통처럼 구김살 없이 푸르고 싱싱하게 건강한 모습의 얼굴을 하고 다녀야 할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특징 중에 하나가 희락이기 때문이다. 기쁘고 즐거운 모습, 그 얼굴인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로마서14:17)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오신 하나님의 성령으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죽어있는 상태와 같았던 나의 영이 거듭났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람이요, 성령의 사람인 것이다.
성령의 사람은 매일의 삶 가운데서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람의 본분이다. 성령의 9가지 열매 중에서 제일인 사랑의 열매 다음이 바로 희락의 열매이다. 하나님께 구원 받은 사실에, 천국을 이 땅에서 이미 유업으로 얻은 사실에 마땅히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良善)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라디아서5:22,23)
이 땅에서 살 동안에 인상 찌프릴 일이 얼마나 많을까?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은 기뻐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다. 그것이 하나님 아버지께 대한 마땅한 도리이다. 하나님의 자녀이며 천국의 상속자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에 어떤 어려운 일 가운데 살고 있을지라도 우거지상은 피하고 배추상으로 살아야 한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빌립보서4:4)
하나님의 자녀도, 천국의 시민권도, 모두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항상 기뻐해야한다. 우거지상은 버리고 배추상으로 살아야 한다.
옛 말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격언이 있다. '웃는 문으로 만가지 복이 들어온다'라는 뜻이다. 웃음이 믾은 집안에 복된 일이 많은 법이다. 이 격언을 이렇게 바꾸어보면 어떨까?
'소면만복래'(笑面萬福來). 그러니까, '웃는 얼굴에 만복이 굴러들어 온다', 이런 의미로 글을 만들어 본 것이다.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시다. 그 분이 마음을 먹으면 못해주실 것이 없다. 그런 복을 받는 방법은 아주 쉽다. 창조주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경외하며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로 인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 하나님을 기뻐하면 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주신다고 하셨다.(시편37:4)
얼굴에 선한 웃음이 가득한 사람은 마음이 깨끗하기 마련이다. 세상을 사랑하기 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런 사람은 천국이 자기 것이며 하나님을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복을 따라올 수 있는 복이 세상에 있을까? 예수님이 그런 복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마태복음5:3)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태복음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