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튼 날,의외로 날씨는 쾌청하고 바람은 부드러웠다'
동쪽으로 삼승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그 자락에 몇 채의 올망졸망한 마을이 있고
이 마을 가장 서쪽에 낙호네 쌍둥이 삼각 펜션이 자릴 잡고 있다.
펜션 앞으로 확-트인 들판이 시원하게 보이고,멀리 서쪽으로 금적산도 그 단촐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엔 아침 바람이 지난다.
저 휑한 벌판이 좋다.
그 위를 지나는 황량한 바람이 좋고,
그것들이 있어 난 11월을 좋아한다.
아침,테라스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 본 벌판은 나를 유혹 했다.
지난 달 벌초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 길을 지나면서
겨울이 오고,맑은 날이면 이 곳으로 별을 보러 와야겠다고 생각 했다.
광해가 별로 없을테고,일단 시야가 확보되고
공기 또한 청정한지라 적격이란 생각을 했다.
유감스럽게 어제 저녁엔 흐린 날 인지라,그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해장국 먹으러 가야한다며 얼른 준비하라 재촉 한다.
서둘러 나선 길,차량 서너대에 몸을 싣고 우리는 읍내로 갔다.
들어서니 맛집이란 느낌이 전해져 왔다.
맑은 된장 아욱올갱이국으로 어제의 숙취를 풀어내고
일행 중,다섯명은 어제 못다한 '구병산'행 길에 올랐고
남은 일행은 '대추 축제'장으로 갔다.
설탕처럼 달디 단 시식용 대추를 한 줌식 맛보고,언제나 사람 좋은 용석이가
대추를 다섯 상자나 사서 주었다~^^ㄳㄳ~
돌아오는 길에,중간에 다른 친구집에 들려,고추 건조기에 고추를 넣어 주고
달다한 원두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펜션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꽤 무거운 투망을 가지고,휘청거리는 트럭 뒤에 메달려 고기를 잡으로 냇가로 갔다.
트럭 한나 지나갈만한 뚝을 따라,냇가에 당도,
남자들은 투망을 던지며 물고기 잡이에 나섰고.쫑알이와 나는 사방으로 정신없이 튀는 메뚜기를 잡느라
손이 다-긁히는 줄도 모르고 메뚜기 잡기에 열을 올렸다.
세상에나
얼마나 메뚜기가 많은지~^^
물고기가 제법 양동이에 찼나보다.아마,눈 멀은 고기가 많았나보다.
옹기종기 모여 술잔을 돌리고,다시 터덜거리는 트럭 뒤에 타고 펜션에 도착.
물고기 배를 따고 있는데,산에 간 일행들이 돌아왔다.
이게 튀김을 해야 하는데,웬 추어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원남서 보은과는 정반대로 남동 쪽에 위치한 청산으로 향했다.
추어탕집은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우리는 좀 기다린 다음 식당 안으로 들어 갔다.
도리뱅뱅(작은 피래미 튀김에 양념을 바른다음 둥들게 뱅뱅 돌려 놓았다고해서)과 진한 추어 국수로 배를 채우고
가던 길이 아니,삼승산 뒷편(동족)으로 가을 드라이브를 즐기며 다시 펜션으로~
제법 해가 서쪽으로 돌고,잡아 온 물고기를 짱구가 맛있게 튀겨 냈는데
어찌 그리 고소하고 맛있던지^^
헤어질 무렵,그 동네의 문희가 사과 몇 작을 경운기에 싣고 왔다.
한 짝씩 가져 가라며....QQ
요즘 한창 사과철이라 눈코 뜰새 없는데 친구라고 와서 도움은 못되고 부담만 주었는데.
내년 모임엔 이 시기를 좀 피해서 해야겠다.
그래야 모두의 얼굴을 마주 할 수 있을터이니.
낙호에게는 간다는 인사도 못하고....ㅠㅠ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처음 만났던 대로 각자 타를 타고,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안녕~안녕,안녕~
우린 12월에 다시들 만나자.
안~~~녕,우리 칭구들~~~
첫댓글 한편의 슬라이드가 지나가듯
술술 읽히는 글이 맛있다.
광해? 빛광,해로울해, 빛공해 맞지?
나도 옆에 있는듯 정답다.
아마도~
불빛이 있다면 별빛이 감춰지거던.
한 동안 별이 좋아 어려운 서적을 산적이 있었는데
결국,읽다만 상태.
별이 좋은데 너무 먼 당신이라
그냥 보는것만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