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그림 지도 - 바다를 향한 거대한 꿈, 리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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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0.08. 11:43조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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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그림 지도
바다를 향한 거대한 꿈, 리스본
브라질을 바라보다, 리스본 예수상
거대한 남미 대륙에서 오직 브라질만이 포르투갈어를 쓰게 된 것은 서른 두 살 청년의 운, 혹은 비운 때문이었다. 페드로 알바레스 카브랄(1468~1520). 바스코 다 가마의 화려한 귀환 이후 후속 탐험대를 맡게 된 그는 열 세 척의 함선을 이끌고 1500년 3월 8일, 인도로 출발한다. 바스코 다 가마가 밟았던 항로 그대로 아프리카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무역풍을 타고 가던 그는 강풍으로 돌변한 바람 때문에 표류하게 되었다. 희망봉을 돌아 위쪽으로 올라가야 할 지점을 놓친 그의 눈앞에 보인 것은 커다란 원뿔 모양의 산이었다. 육지가 있으리라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에 있었던 대륙.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가 아니라 브라질이었다.
현재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두 산 정상에는 거대한 예수상이 자리잡고 있다. 포르투갈에게서 독립한지 10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하여 세운 이 예수상은 그 거대한 규모로 여러 영화에서 위용을 자랑했다. 높이 38m, 양팔의 길이 28m, 무게 1,145톤. 높이 710m의 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어, 체감규모는 훨씬 더 크다. 1926년부터 1931년까지 6년간 에이토르 다 실바 코스타(Heitor da Silva Costa)의 설계로 만들어진 이 예수상은 기단 내부에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도 갖추고 있다. 2007년에는 신 세계7대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지정되어 격렬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리스본에도 이와 비슷한 거대 예수상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테주 강을 바라보고 브라질 예수상과 비슷한 포즈로 서 있는 이 예수상은 브라질 예수상 이후에 만들어졌다. 자신들에게서 독립한 것을 기념해 만든 조각상을, 심지어 본따서 만들다니! 여하튼 기단 75m, 예수상 28m의 적지 않은 크기로 탑 내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테주 강과 리스본의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나름대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파두가 흐르다,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뮤지엄(Casa-Museu Amalia Rodrig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