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힘을 실어주는 형님
제게는 세분의 형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두 분이 세상을 등지게 되었고, 이제는 둘째 형님 한 분 남아 있습니다. 형님은 저보다 9살 위이시고 우리 집에서는 가장의 역할을 톡톡하게 하신 분이십니다.
형님이 30대 때 서울에 집을 장만하여 부모님을 모셨고, 저와 제 동생이 대학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은혜를 조금이라고 갚고 싶어 8월이 되면 형님의 생신을 제가 모시고 형제들과 식사를 하곤 하였습니다. 형님과 제가 살아 있는 한, 이 약속은 계속 지키리라고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조카가 운영하는 파주의 벙커힐에서 점심과 다과를 나누고 저녁에는 형님이 좋아하시는 막국수와 수육을 대접하였습니다. 제가 형님께 갖는 마음이 흐뭇하게 와닿았던 모양입니다. 엊그제는 제게 전화를 걸어 제 동영상 설교를 듣다가 은혜가 되어 교회에 헌금을 드리겠다며 교회계좌를 알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매주 올리는 설교 영상에 대하여 회의적 마음을 품은 적이 많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무명의 목사가 전하는 설교를 누가 듣겠냐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형님은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늦은 저녁 시간에 홀로 서재에서 제 설교를 듣고 감동을 하여 울컥한 적이 여러 번 있었노라고 말씀하시면서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곤 하였습니다.
저는 형님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솔직히 동생의 설교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은혜가 있겠습니까? 오직 동생을 긍휼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기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따뜻함이 배여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제 설교에는 이따금 저의 간증이 들어 있습니다. 형님은 제가 겪었던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가 들려질 때마다 “그때 그랬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마음으로 눈에 눈물이 고인 적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그럴 때도 형님이 방패막이가 되어서 저는 하나도 힘든 적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따뜻한 형님이 앞에 계셔서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건강하시고 장수하길 오늘도 구했습니다.
시 133:1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